계략적 행동과 전략적 행동
시편 57편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기도
by back배경ground Jan 2. 2025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숨어 있을 때 지은 시, 성가대 지휘자를 따라 '멸하지 말라'는 곡조에 맞춰 부른 노래)
오늘 시편 역시 노랫말이다. 5절과 11절이 후렴구처럼 반복된다. '하나님이시여, 주의 위대하심을 하늘에 보이시고 주의 영광을 온 세상에 나타내소서.'
첫 번째 후렴구가 나오기까지 다윗의 자신의 상황과 심경을 고백하고 있다.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 몹시 위태롭고 스스로가 불쌍하게 여겨진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하나님께 의지하는 일뿐이다.
첫 번째 후렴구를 지나 두 번째 후렴구가 나오기까지는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린다. 다윗의 모습에서 불안함은 안 보이고 확신과 당찬 감정만 드러난다.
이 변화는 중간에 있는 6절 때문으로 보인다. '내 원수들이 나를 잡으로 그물을 쳤으니 비통한 심정 금할 길 없구나. 그들이 내 앞에 웅덩이를 팠으나 오히려 자기들이 그 웅덩이 빠졌네.'
비통한 심정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다가 당당하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으로 바뀌게 된 계기는 어떤 사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적들이 다윗을 잡으려고 어떤 계략을 꾸몄다가 도리어 그 계략에 자신들이 휘말리게 된 사건 같다.
다윗이 적들 입장에서 어이없는 상황을, 자신의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의 상황을 경험하면서 그 이면에 하나님의 개입하심이 있다는 확인을 갖게 되었나 보다. 그 사건으로 승리를 주신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닥칠 어떤 상황에 대한 두려움도 (일단은) 사리진 것 같다.
계략은 속임수다. 눈가림이고 거짓이다. 물론 전쟁 상황에 사용된다면 일종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전략인지 계략인지는 그 목적이 공동체를 위한 일인지 아니면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인지로 판가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계략은 비단 정치판 같은 거물들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개인의 이득을 위한 계략들이 도처에서 엿보인다. 이러한 계략들은 마치 공동체를 위한 일인 양 전략처럼 변장해서 다가온다. 하지만 웬만큼 사회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저게 전략인지, 전략을 가장한 계략인지 다 보인다.
전략인 듯 계략을 부리는 사람들을 크리스천 중에서도 보았고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보았다. 정말 공동체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사람들을 크리스천 중에서도 보았고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보았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교묘하게 나를 위한 상황으로 이끌기 위한 것은 없을까?
특히 크리스천에게 계략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하나님의 일하심을 가로막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내 멋대로 내 이득을 꾀하는 계략을 벌이는 행위를 정말 두려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