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변호사 & 사기꾼의 파란만장 일대기

<Better Call Saul>_시즌 6 에피소드 12를 보고..

by 라미루이

* 이 글은 <Better Call Saul> 시즌 6의 스포를 담고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사기와 협잡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자. 임기응변과 화려한 입심으로 악마의 뒤통수를 칠 만한 자.

전설적인 일류 변호사였던 형마저 시샘하고 질투한, 악인들을 위한 변호사가 천생 어울리는 자.


천재 변호사이자 야바위꾼, 지미 맥길 아니 '사울 굿맨 Saul Goodman'의 파란만장한 생을 다룬 <Better Call Saul> 이 단 하나의 에피소드를 남겨두고 있다. 그의 천진한 표정 뒤에 숨은 부도덕함, 끝없는 탐욕과 집요한 승부 근성을 일찍부터 알아챈 친형, 척 맥길은 그를 견제하고 다른 길로 인도하려 했다. 하지만 동생과의 승부에서 무릎을 꿇은 그는 무너진 자존심과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천재성과 그나마 남은 선함을 알아본 이들은 소수였다. 지미 맥길의 사기 행각에 동조하는, 영혼을 나눈 파트너이자 생의 동반자였던 '킴 웩슬러'는 끝내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했다. 그녀는 그토록 아끼던 자신의 천직을 내던지고 그의 곁을 떠나 잠적했다.




그는 등에 올라탄 기수를 내팽개친 채 트랙과 울타리를 벗어난, 천방지축 경주마와 다름없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페라리 아니 람보르기니 운전석에 올라탄 소시오패스나 마찬가지다. 극단으로 치닫는 그를 제지하고 말릴 누군가가 하나둘 곁을 떠난 채로,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헤어날 줄을 몰랐다. 그렇게 <Breaking Bad>의 타락한 악덕 변호사로 만천하에 이름을 떨쳤다.


그는 자신이 활약한 주 무대인 '앨버커키 Albuquerque'를 떠나 신분 세탁을 한 이후에도 최악의 길을 택해 나아가고 있다. 지금껏 갱들의 기관총 세례에 벌집이 되지 않고, FBI 단속에 체포되지 않은 것은 그의 타고난 입담과 천운 덕분이다. 아니면 그를 아끼던 몇몇 귀인들의 도움 덕분이거나..

허나 그의 명운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파국이 멀지 않은 듯싶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취객이 잠든 집의 현관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을 때. 주체할 수 없는 탐욕과 허세에 2층으로 올라가 오토매틱 시계들을 훔쳤을 때. 자신의 사기 행각을 눈치챈 어느 할머니의 경보기를 움켜쥐었을 때, 거대한 눈덩이처럼 불어난 그의 죄악은 돌고 돌아 자신을 덮치기에 이르렀다.





난 당신을 믿었네. I trusted you. 궁지에 몰린 매리언의 한 마디에 움찔하고 뒤로 물러서는 사울 굿맨.

이제야 비로소 과거의 '지미 맥길'로 돌아가기로, 도덕적이면서 옳은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은 걸까. 그러기엔 너무 많은 갈림길을 지나왔고, 이제는 절벽 끝에 몰린 채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다. 안절부절못한 채 뒤로 돌아가려 해도 이미 늦었다. 까마득한 저 아래로 추락하도록, 누군가 자신을 힘껏 떠밀어 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희대의 극작가 빈스 길리건 Vince Gilligan사울 굿맨, 그의 최후를 장식할 마지막 에피소드를 공들여 묘사할 것이다. '월터 화이트'의 극적인 죽음처럼 말이다.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하게 뒤끝 없이, 여한이 없이 기나긴 드라마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막을 내릴 것이다.


15일 공개될 <Better Call Saul> 시즌 6, 마지막 에피소드 명은 의미심장하게도.. <Saul Gone>이다.

안타깝고 서글프지만, 난 그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거나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던가 아니면 어딘가로 또다시 사라지는, 어떤 결말을 맞이해도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 <Better Call Saul> 시즌 6 공식 예고편>>

https://youtu.be/Qz3u06eXf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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