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나’를 위한 글쓰기는 ‘나’를 출발점으로 하는 글쓰기를 말한다. 글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쓰는 주체로서 내가 없다는 쓰기는 불가능하다. 쓰기의 역사는 읽기의 역사와 평행선을 달린다. 읽히기 위해 썼고 쓴 것을 읽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선순환의 관계를 맺어왔다.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시대를 겪으면서 누군가의 글을 읽는 일만큼 내 글을 써야 할 필요를 절감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이 아닌 내 생각과 감정, 느낌을 담은 글이 글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필요하다. 물론 글의 최종 목적은 나 아닌 남과의 소통이다. 나를 출발점으로 한 생각과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고 상호작용하기 위한 글이다.
나를 위한 글쓰기는 글 쓰는 자로서 써 보고 싶은, 잘 쓸 수 있는 글을 써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다. 나를 위한 글은 나만을 위한 글은 아니다. 내가 잘 쓸 수 있는, 재미있게 혹은 흥미롭게 쓸 수 있는, 생동감 있게 혹은 절절하게 쓸 수 있는 글이지만 내가 느끼는 생각이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글이다.
나를 위한 글쓰기는 자기표현의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나를 위한 글쓰기는 사적 글쓰기와 공적 글쓰기를 연계하는 지점에 자리한다. 내 목소리를 공론화하기 위한 준비 활동 혹은 동기부여로서의 글쓰기다. 내 목소리를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해 나가는 글쓰기, 즉 사회적 주체로서의 자신의 시각을 전달하는 글쓰기이기도 하다. 자기 생각을 공동체의 담론으로 확장해 나가는 글쓰기. 즉 사회적 주체로서의 자기 시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나가는 과정을 포괄한다.
이 출발점이 더 깊어져서 전문이 공유하는 바를 전달하고 비평하는 글쓰기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소통을 통해 조율하고 제안하는 글쓰기를 가능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개인적인 욕망을 표현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집단과 공공의 문제를 함께 생각하고 논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