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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짠 Mar 17. 2021

인생 여행가방에 넣어가고싶은 세가지는?

여행이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여정이다

여행이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여정이다. 가기 싫은 곳으로 가는 것을 여행이라 할 수는 없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길, 가고 싶은 곳에서 머물다가 또 어디론가 가고 싶은 곳으로 다시 떠나는 길이 여행이다. 자유롭다.


하지만 현실도 그럴까?


인생은 자유롭지만은 않다. 여행이 아닌, 숙제와 같다. 그래서 난 인생이 여행보다는 시험이 있고, 등급이 나뉘며 숙제까지 많은 학교 같다.

학창 시절, 학교 가방엔 챙겨가야 할 것이 많았다. 어깨가 뻐근해질 만큼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녀야 했다. 풀어야 할 문제집으로 가득 찬 가방. 어깨보다 뇌와 심장이 더 뻐근해지며 살아가는 인생은 학교 또는 회사 같다. 그래서 인생 여정도 학교 숙제를 푸는 과정 같았다.


인생과 여행은 이렇게 다르다. 공통점은 어디론가 계속 출발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만약 인생이 여행이라면, 지금 당장 여행 가방을 꾸려서 출발해야 한다면 어디로,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할까?

"인생 여행 가방에 넣어가고 싶은 세 가지를 고른다면 뭐가 좋을까?"

인생을 여행이라고 전제하고 떠날 상상을 하니,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이 질문에 답을 찾고 난 후 -외부에선 아무 변화도 없지만- 내부에서 일어날 변화가 기대된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건 물건이 아니니 내 인생을 가치 있게 하는 것, 그것을 담아야겠다.


여행을 떠난다면?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을 하는데 가방을 무겁게 가지고 다닐 수 없다.

학교 가방처럼 이것저것 다 챙겨서 다닐 수는 없다.

꼭 필요한 것만 챙겨서 어깨도 뇌도 심장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럼, 내가 인생여행 가방에 꼭 넣어가고 싶은 세 가지는?

기도, 사랑, 꿈 이렇게 세 가지다.

추상적인 것뿐이라고? 그렇지 않다.

물건보다 가치를 먼저 중심에 세워야 그 가치들을 지키고 펼쳐갈 도구로서의 물건이 구별되기 때문이다.


예전엔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 몰랐었다. 그래서 중구난방으로 챙겨야 할 게 많았다.

아마, ‘지금도 여행 가방에 필요한 건 다 넣으세요.’라고 한다면 대형 여행 가방 몇 개를 끌고 다닐 양의 물건들을 채워 넣을 거다.

생각나는 대로 채우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꼭 필요한 것만을 선별해 내는 게 어려운 것인 만큼 짐싸기 전 목록 선정이 가장 중요한 여행 준비가 된다.


'세 가지'란 제한된 숫자는 중요한 가치를 찾게 해주는 설정이다. 인생을 사는 일에는 만 가지가 필요하지만 그중 세 가지 없으면 9997가지가 있어도 소용이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것을 찾게 해 주기 때문이다.

9,997개는 있어서 좋지만 없어도 되는 것이라면 세 가지는 없으면 살 수 없다. 그 세 가지를 찾아야 우리는 돌멩이를 보석인 줄 알고 쫓아가는 헛수고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생여행 가방에 챙겨 갈 물건의 가치만큼 가치 있는 설명서를 붙였다.

첫 번째 선택 한 '기도'

나에게 기도란, 내비게이션이다. 좀 더 아름답게 표현하면 북극성과 같다. 방향을 잃지 않게 해 준다.

그래서 여행 가방에 성경책과 작은 기도 모음 책을 맨 처음 넣을 거다. 절대적인 것이 처음이 되어야 하니까.


두 번째 챙겨야 할 것은 '사랑'

아들을 향한 사랑을 두고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해도 행복할 수는 없다. 먹을 수도 잘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들을 향한 사랑을 표현할 엽서를 가져갈 것이다. 매일 매 순간 아들을 향한 사랑의 인사를 글로 담아 전하고 싶다. 아들뿐 아니라 연인,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도 엽서를 보내고 싶다.

인생이 학교든 여행이든 소중한 사람들과의 소통과 교감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행복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선택이다. 신중해진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봐도 꿈을 챙겨가야겠다.

기도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사랑은 행복을 준다. 그리고 꿈은 내게 무엇일까?

꿈은 살아가는 가치를 선물해준다. 다만 먹고 자고 즐기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닌, 지구에서 살아간 흔적을 아름답게 남길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되어 주는 꿈.

꿈은 오늘을 살아가며 내일을 이루어가게 해 준다. 그래서 꿈을 위해 공책과 연필을 가져가기로 한다.


인생 여행을 위한 세 가지 가치는 기도, 사랑, 꿈. 그것을 위한 세 가지 물건은 성경책, 엽서, 공책이다.

이렇게 나의 여행 가방이 새로 꾸려졌다.


인생이 여행이라면,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여정이다.

지금까지의 삶이 숙제와 시험이 많고, 결과로 평가되는 학교 같았다면 이제 인생을 여행이라고 새롭게 설정하고 살아가고 싶다.

인생의 여행 가방에 넣어 갈 세 가지.

그 세 가지 가치와 가치를 지켜 줄 물건들에 집중하며 가고 싶은 곳으로만 여행을 떠나야겠다.

가방의 짐을 줄이니, 인생 학교가 인생 여행이 되었다.


오늘 내 인생의 설정을 여행으로 변경했습니다.

‘고객님, 이제 여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인생이 내게 경쾌한 신호를 보낸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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