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 애칭이 있다
"애쓰지 않아도 하게 되는 일이 있나요?"
그냥 스르륵
자연스럽게 반복해서 하는 일이 있다면 그걸 말해주세요.
아마 랄랄라
행복하니까 반복할 거예요.
애쓰지 않아도 자꾸 하고 싶은 일,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행복 단추겠죠?
오늘은 행복에 관해서 얘기 나누고 싶어요.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할 일을 자주 해야 하니까요. 그러기 위해 행복으로 안내하는 지도를 펼쳐봤어요.
행복(幸福)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복된 좋은 운수,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이라고 쓰여있어요. 생활에서 누리는 흐뭇함이 행복이었어요. 행복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건 아니죠?
그래서 '애쓰지 않는 행복'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반복의 이유
왜? '애쓰지 않는'이란 단서를 붙였을까요?
억지로 하는 행동의 반복을 통해서 '성취'를 이루기도 하지만
행복은 이루려고 하는 게 아닌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자연스러움이란 우연 같은 것 아닐까요?
자연스러운 건 편한 것이고, 편함이 반복되면 '행복'이 되죠.
반대로 억지로 하는 건 불편한 것이고, 불편함이 반복되면 '불행'이 돼요.
성취(成娶)는 자신과의 싸움을 전제로 해요. '나아가서 이루었다.'란 의미가 있어요.
성취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것이죠.
억지로 해야 하는 것들도 많고, 그걸 해내야 성취라는 행복이 가능하겠지만, 오늘은 아기처럼 뽀얀 행복만 생각하기로 해요.
내 몸에 딱 맞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입었을 때의 기분을 알죠?
"완전, 내 스타일이야."
거울 속 모습에 미소 짓는 입꼬리보다 더 환하게 마음이 기를 펴죠.
흡족한 순간. 그 순간이 행복 아닐까요? 내 몸에 딱 맞고, 내 마음에 쏙 드는 일을 하는 순간.
흥미있게 읽은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지음) 중 인상적인 문장을 소개할께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사랑처럼 찾는 게 아니라 찾아 오는 것이다.' - 하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행복'이란 저의 생각과 닮아 있어서 공감이 컸어요.
또 "어떻게 글을 쓰게 됐나요?"라는 질문에 "어쩌다 쓰게 됐어요. 글이 찾아왔어요."라고 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거예요.
인생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다줄까요? 당신이 선택하는 작은 일들에 달려있어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그 일이 다음 행선지로 안내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귀 기울여 주세요.
당신에게 - 박 아민
행복 지도의 랜드마크를 소개할게요.
1. 친밀함
일상을 동행하는 고정멤버가 없는 독신생활 12년 차.
독립과 고립의 양날 위의 삶을 살며 '사람은 한 사람의 응원만으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말은 결코 감성적인 말이 아니다. 뒤집으면 그 한 사람이 없으면 죽는 거니까.
사람은 혼자 살 수는 있지만, 혼자서만 살 수는 없다. '친밀한 한 사람'이 있어야 마음을 36.5도로 지켜 줄 기초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기초에너지도 공급 안 되는 날들이 있었다. 마치 보일러가 고장 난 냉방에 사는 것 같은 날들은 동상 자국을 남겼고 아직도 그 상처는 아리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은 '친밀한 사람'이 있다. 행복하다.
2. 여유
'월, 수, 금 3일 수업합니다.'
2018년 3월의 결정은 쉽지 않았다. 자영업자라서 가능했겠지만, 자영업자라서 어려운 결정이기도 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이란 명칭의 뒷면엔 '비정규직'이란 불안정을 상징하는 단어가 붙기 때문이다.
학부모가 선택하는 것이 아닌, 학원이 정한 요일, 그것도 3일만 수업하는 구조가 먹힐까? 의문이었다.
한 사람의 불만이 백 명의 불만이 되는 건 한순간이고. 고객이 찾지 않는다는 건 수입이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24시 대기하는 자세'로 학원 운영을 해왔다. 힘들었지만 후회 없는 직업인이자 운영자였다.
그러나 일만 하다가 노인이 될 수는 없었다.
마땅한 취미조차 없이 살아온 삶을 뒤집어서 뭔가 다르게 살아야 했다. 그때는 막연하게 '뭔가'였다.
'다르게 살아야겠다'는 외침을 더는 외면 할 수 없었다.
환경설정을 바꿔버렸다.
근무 요일을 정하고 빈 시간표를 마주하기로 한 것이다.
내 마음대로 채워 넣을 수 있는 빈 시간표!
그 후 어떻게 됐을까?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는 삶이 되었다. 1년 동안 빈 시간표가 정말 빈 시간표가 돼버렸다.
그런데 1년이 지나자 역전이 시작됐다.
3일 수업 시스템에 '질'을 높여가려는 노력이 거듭되자 다시 학생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뭘 해야 할지 몰랐는데 점차 할 거리도 찾게 되었다. 사진 찍기, 독서모임, 글쓰기가 과감한 환경설정으로 만나게 된 새 친구들이다.
3년이 지난 21년 2월엔 시간도 돈도 여유롭다.
돈이 조금 모자라야 시간이 충분해지는 건가 보다.
앞으로도 난 주 3일만 출근할 것이다.
내가 꿈도 취미도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일이 꿈이고 취미였다.
그 사실을 뒤집으니 '일도 즐기고, 꿈도 있는 사람이 됐다.' 행복하다
3. 내 손에 만져지는 가까이 있는 행복
아침, 빈속에 커피를 마시며 글 쓰는 시간.
커피잔의 온기가 손끝에서 마음으로 전해온다.
친구와 안부 톡을 주고받을 땐 안심이 된다. 서로의 하루가 행복하길 바라는 벗이 있는 건 내 편이 있는 거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식사는 몸보다 마음건강을 챙겨준다. 입으로 먹는 식사가 아닌 마음으로 먹는 식사다.
청소 후 물기가 마르고 뽀송뽀송해진 화장실 바닥을 볼 때 흐뭇하다.
산책할 때는 강의나 오디오북을 듣는다. 걸으며 하는 독서가 즐겁다.
아들이랑 런닝맨 볼 때 뇌파는 어떤 상태일까? 이상적인 상태일 것 같다.
유머는 강력한 생명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욕조가 작아서 무릎을 굽혀야 하지만, 물속은 물 속이니까. 따뜻한 물속에 있는 게 좋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
애쓰지 않는 행복
요즘 당신이 반복하는 일을 적어 볼래요?
그 일이 당신을 설명해 줄 수 있어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러나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무얼 할 때 행복한 가겠죠?
더욱 훌륭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항상 각 세운 채 살면 몸도 마음도 근육통이 생기니까요.
자연스럽게, 애쓰지 않고 반복하는 일은 당신이 정말 찾고 싶은 '가치'로 당신을 안내하는 행복 단추가 되지 않을까요?
오늘은 애쓰지 마요.
가까이 손에 잡히는 행복을 만지작거리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