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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짠 Mar 12. 2021

행복도 점수가 있나요?

행복지수를 점수로 매기면 일어나는 일 -

오늘 나의 행복지수를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일까?

실타래가 매듭 풀려 가듯이 술술 답을 해야 속 사정에 가까운 답이 나올 질문이다.

그래서 생각이 꼬리 달리기 전에 서둘러 떠오른 점수를 적는다.


종합점수 80점.


80점이면 나쁘지 않다. 행복지수를 학교 성적과 같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9등급으로 나눈다면,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많으면 3등급.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이 많으면 2등급이 된다.

우리는 이런 경우 애매하게 둘러서 이렇게 표현하곤 한다.

‘중간 중에 상위권. 상위권 중에는 하위권.’

다시 말해 행복지수 ‘우수한 편’에 포함된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행복 쪽에 점수를 더 주었으니 정확성이 다소 의심되지만, 오늘이 평균적인 날이길 바라면서 80점에 탕탕탕 확정 점수를 주겠다.


행복점수 80점이라고 우수한 점수를 준 근거와 반대로 20점을 뺀 이유를 알고 싶어 졌다.

먼저, 이렇게 질문하겠다.

“너, 행복한 근거가 뭐니?”


증명해 봐. 행복을 증명해 봐.


▪️근거는 어쩌다 에 있다. 생계를 책임져 주면서 사랑까지 받는 직업을 가지게 된 것도, 글을 쓰게 된 것도,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은 노력보다 운이 좋았다.

▪️노력과 능력에 비해 풍요로운 – 값없이 주어진 선물이 많은- 삶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 연인, 벗이 있고 그들과 소통하고 교감하고 있다. 만날 사람도, 약속도 거의 없는 변방의 삶을 살고 있지만, 정예부대를 갖추고 있다. 자주는 못 만나도 연결고리가 단단한 몇몇이 있다. 

▪️꿈이 있다. 해서 즐겁고, 더 잘 해내고 싶은 일이 있어서 살아갈 만하다.

▪️하는 짓에 비해 건강하다. 저질체력인데도 운동엔 인색하고 술과 야식엔 호의적인 것에 비해 건강하다. 요즘 건강할 만 행동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엔 더 공격적인 질문을 할 차례이다.


빼기 20을 찾자
행복하지 않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불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질문하고 싶지 않다. 지금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은 행복을 방해하는 방해꾼이지, 피할 수 없는 암초 같은 불행이 아니다.


▪️혼자 살아가는 삶이 조금은 버겁다. 자유와 독립이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부담스러운 책임과 유기될지도 모른다는 외로움이 따른다.

▪️경제적 불안정. 소상공인이란 다시 말하면 비정규직. 즉 수입이 불규칙하고 불안정한 직업군이란 것이다.

▪️꿈보다 행동이 못 따라간다. 체력에 핑계를 대곤 하지만. 어슬렁거리는 내 기질 문제이다 '한결같다' '독하다'와는 거리가 멀다. ' 들쑥날쑥' '한 듯 안 한 듯' 이 나에게 어울리는 형용사라서 아쉽다.

▪️나쁜 습관들이 괴롭힌다. 야식과 감정 기복은 적인데 자꾸 동행한다. 불편한 동행이 반복되면 불행이 되는데 안타까운 행보를 반복해서 고민이다.


행복한 나 vs 행복하지 않은 나


행복의 근거를 읽어 보니, 나는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고 소통과 교감이 삶의 중요한 행복 가치가 되며 이상주의적인 성향이 있다. 그러니까 내 맘대로 표현하면, 정서적 소통과 이상 추구형 인간이다. 반면에 행복의 방해꾼은 현실적인 문제에 있었다. 

불행, 아니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보니, 불안정한 수입과 불안정한 인간관계-엄마와 같이 무조건 내 편이 없는-가 가장 비중이 컸다. 그것들이 행동의 위축도 나쁜 습관들의 반복도 유발할 것이다. 그러나 핑계 대지 말자. 나이 00이면 인생 훈련 00년 차, 이젠 위축시킨다고 위축되면 안 된다.


인생 훈련 몇 연차인데,

이젠 위축시킨다고 위축되지 말자


행복지수 높일 처방전을 찾아서


행복을 증명할 증거도 찾았고, 방해꾼도 밝혀냈으니 이제, 행복지수를 높일 처방을 스스로 내리겠다.


관계 확장

행복을 높이기 위해,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고, 사회활동 범위를 넓혀서 더욱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어가자. 그러나 사람에 매이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일이니 친밀함과 거리 두기를 잘 조절해야 한다. 

▪️고마운 사람 12명 만나기 : 코로나 시대로 인해 만남을 가질 수 없었던 20년, 올해는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싶다.

▪️글쓰기 모임 또는 수업에 참여하기 : 글쓰기를 배우고 동료들에게 피드백도 받고 싶다. 


꿈에 집중

꿈에 몰두하자. 나의 꿈은 100년 뒤에도 읽히는 소설 한 편을 남기는 것이다. 아직 어디서 어떻게 소설을 배우고 쓸지도 막연하지만 매일 그곳으로 출발하고 있으니 반드시 올바른 경로를 찾게 될 것이다.


방해꾼을 줄여서 행복지수 높은 성향으로 변화시키기

노력한다고 바뀔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면, 그 요소들은 과감하게 신경 끄기로 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 관심을 집중하면 좋은 변화들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나쁜 습관을 끊어내자. 단 칼에 못 잘라내면? 대신 점점 승률을 높여보자. 

한 마디로 '해서 독이 되는 행동'은 안 하고 살자. (다짐은 언제나 목소리라도 크게 하기로)


행복지수를 정리했다면 행복이 뭘까?


'배부르다. 포만감을 느낀다. 술에 취해서 기분 좋다. 농구를 하니까 에너지가 솟는다.'

이런 육체적인 유희만이 아닐 거다.

육체적인 만족과 정신적인 만족이 함께 어우러질 때 행복이라 부를 수 있다.

행복은 깊이 느끼고, 단순하게 즐기고, 깊이 있게 사고하고, 삶에 도전하고,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능력에서 나온다. - 스톰 제임슨-

스톰 제임슨의 행복에 관한 정의가 행복 명언으로 자주 인용되는 이유도 육체와 정신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 아닐까? 둘 다 만족해야 행복다운 행복인 것이다.

그래서 행복은 단순하지 않다. 복잡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행복을 다양한 요소로부터 얻을 수 있으며 삶의 필요 요소인 만큼 얻을 수 있는 통로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희와 행복은 다르고 본능과 본질도 다르다. 한쪽에 치우쳐 있을 땐 '유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유희도 필요하지만 유희를 주는 본능만을 따라갈 때는 순간의 만족이 이어질 뿐 행복에 미치진 못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가든 나는 행복을 선택하고 싶다.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겠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게 삶의 본질 아닐까? 


당신 인생 내비게이션에 목적지가 어디로 되어있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행복에 두고 가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내가 정의하고 있는 행복 내가 가지고 있는 행복의 무늬를 잘 디자인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행복을 디자인하면, 행복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행복을 추구하기가 쉬워진다. 행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통해 자아는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다.


오늘 행복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가니 행복에 대한 나만의 정의가 세워졌다.

"삶의 본질에 충실할 때, 행복으로 초대된다"


내 행복이야기를 들었는지, 어디선가 김 영하 작가의 목소리가 행복을 찾아가는 인생 여정에 응원을 보내 주고 있었다. 벌써 행복해지는 걸.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을 겪는대도,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기쁨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 김 영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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