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시
사무치게 외로우면 행복합니다
만인을 사랑하게 되거든요
오늘은 스치는 사람에도 애가 탑니다
길 건너 걸음을 멈춘 이의 온기가 궁금합니다
이름 모를 이의 안부가 걱정입니다
모두가 걱정이고 모든 게 애틋합니다
전부 소중하지만 다 남이랍니다
도닥일 수도 웃음 지을 수도 안을 수도 없답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가득인데
아무도 사랑할 수가 없답니다
애달파서 울컥합니다
울컥해서 행복합니다
행복함에 사랑합니다
눈가의 물방울이 세상에 흩뿌려집니다
내 소리 없는 외침이 들리시나요
달이 뜨거워집니다
등도 뜨거워집니다 그러다
등이 하나둘 차가워집니다
등의 온기를 날려 보내며 소근히 담아봅니다
행복하고 싶어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 주세요
사무치게 외롭습니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