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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주민A
May 25. 2022
사춘기 앞에 선 그대들에게 건배를
2022. 05. 25
사춘기(思春期) 생각 사, 봄 춘, 기약할 기. 삐딱한 표정의 그대는 봄을 기약하는 생각, 휘몰아치는 질풍, 집어삼키는 파도. 세상은 그대를 위해 마련된 신의 정원. 그대여 나아가세요. 날 것 그대로의 심장으로. 준비된 모든 것을 취하기 위해. 시대가 가슴으로 낳은 자식들의 깨어진 즙으로 온몸이 흥건해질 때까지 그들을 탐하세요. 죄책감 없는 천진한 미소로. 그들은 그대의 배를 불릴 이날을 위해 준비된 것이니. 그들 또한 배를 불리기 위해 지난날 시대의 젖을 한껏 빨았으므로. 다만, 그들에게 한 가지만은 약속해주세요. 그대들이 죽어도 씨앗은 남아 그대의 피를 마시고 보다 고귀한 싹을 틔울 것이라고. 그러니 열매들이여, 깨어질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본디 열매의 운명은 싹틀 씨앗을 위한 것이니.
사춘기(思春期) 생각 사, 봄 춘, 기약할 기. 삐딱한 표정의 그대는 봄을 기약하는 생각, 휘몰아치는 질풍, 집어삼키는 파도. 세상은 그대를 반역자로 몰고, 반항아의 낙인을 찍는 데 힘쓰네요. 그대여, 그들의 무지를 용서하세요. 그들은 자신들 또한 지난 시대의 이방인이었음을, 한때 자유란 반역자의 깃발에 새겨진 문장이었음을 망각했을 뿐입니다. 모진 것은 세월이겠지요. 시간은 바위도 스러지게 하지 않나요. 그러나 그들을 겨냥한 창끝에 손속을 두지 마세요. 타협 없는 진격만이 반역자에게 허락된 유일한 존재 증명이기에. 그러니 오래된 권력들이여 새로운 반역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겨누지는 마세요. 그들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니.
사춘기(思春期) 생각 사, 봄 춘, 기약할 기. 삐딱한 표정의 그대는 봄을 기약하는 생각, 휘몰아치는 질풍, 집어삼키는 파도. 그대는 뒷골목의 거친 싸움꾼, 취한 사람처럼 갈지자로 헤매고 으르렁 목소리를 높이네요. 하지만 스스로를 초라하다 생각 말아요. 산발을 하고 먼지를 뒤집어썼다 해도 질풍을 남루하다 비웃는 이는 없으니. 처참하게 부서졌다 해도 감히 격랑을 조롱할 이는 없으니. 가령 손가락질 당한다 해도 괘념치 말고, 질풍노도를 마주한 그들의 떨리는 두려움을 헤아려주세요. 그러니 오래된 생각들이여 함부로 설명할 딱지를 붙이려 하지 마세요. 그 끝은 파멸뿐이라 가르치려 하지 마세요. 그대들에게는 그럴만한 언어가 없으니. 인간은 패배할지언정 파멸하지는 않으니. 그대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헤아리는 침묵, 그리고 기다림뿐. 인내 속에서야 비로소 그대들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대들 자식 얼굴에 영근 붉은 열매들이 새봄이 오고 있음의 증표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