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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100일 습관챌린지를 지속하기 위한 3가지 질문

2025.09.28 기록

by 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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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떠나보낸 9월 23일은 새해가 되기까지 딱 100일을 앞둔 날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한주 동안 SNS 곳곳에서 연말까지 딱 100일 동안 진행사항을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나 계획표를 살펴보았어요. 마침 다이소에서도 목표 달성을 추적할 수 있는 스티커 세트를 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얼른 계획표도 구매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100일간의 목표를 추적할 수 있는 해빗트래커를 사용하기 전에 잠깐 고민스러워졌어요. 천 원짜리 스티커 세트 중 100일용 해빗트래커는 딱 한 장 들어있는데 연말까지 꾸준히 지속하고 싶은 목표는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 수많은 목표 중 무엇이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 고민스럽더라고요.


욕심을 내려놓고 겨우 골라낸 목표는 정말 간단했습니다. 10분 복근 운동하기. 한 시간도 아니고, 30분도 아니고 그냥 하루에 딱 10분만 운동하더라도 해빗트래커에 자랑스럽게 스티커 하나를 붙이기로 했어요.



IMG%EF%BC%BF5442.jpg?type=w966 다이소에서 구매한 챌린지 스티커 세트


건강한 신체 유지하기는 지금껏 세웠던 수많은 목표 중 가장 오랫동안 원했던 목표였지만 이를 오랫동안 지속하기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니 고작 10분이라도 100일 동안 꾸준히 해낸다면 이는 더 이상 작고 소소한 목표가 아니지 않을까요? 그리고 100일 챌린지 해빗트래커에 하루하루 스티커를 붙여보니 신기하게도 매일 이 스티커를 빠짐없이 일렬로 붙여보고 싶다는 욕심도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이왕 무언가를 100일 동안 꾸준히 진행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김에 한 발짝 더 나아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운동 외에도 올해 꾸준히 지속해왔던 또 다른 습관이 몇 가지 있었는데요. 지금껏 잘 해오긴 했지만 이 습관도 연말까지 계속 이어가고 싶다면 무엇이 필요할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새로운 목표와 더불어 기존에 지속해오던 목표의 진행사항을 주기적으로 추적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3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왜 이 습관을 지속하고 싶은지, 이 습관 덕분에 삶이 변하고 있다는 건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이 습관을 더 즐겁게 지속하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말이에요. 단순히 오늘 무엇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록하는 대신 습관의 방향성을 점검하는 편이 100일 동안 무언가를 계속 지속하는데 중요한 원동력이 될 거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말입니다.



sarah-mason-bhMg0RjCc-k-unsplash.jpg?type=w966 사진: Unsplash의Sarah Mason


지속하고 싶은 습관 ①

하루 10분 복근 운동하기


신기하게도 영어 공부하기와 운동하기는 연령을 불문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새해 목표로 꼽더라고요. 저 역시 남들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매년 올해는 영어 공부를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길 다짐합니다.


아무리 굳게 다짐하더라도 연초와 멀어질수록 흐지부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는데요. 그래도 매년 거듭한 시행착오 끝에 올해는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동을 하는 게 내게 맞는지 조금씩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끄러운 장소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며 상호작용 하기보다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혼자 집중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몸을 움직일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5월 말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약 3개월 동안 일주일에 3~4회 정도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 운동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는데요. 처음에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며칠 전부터 처음으로 무언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질문에 좀 더 신나게 답을 내볼 수 있었어요.



[나는 왜 이 습관을 지속하고 싶은가?]

오랫동안 원해왔던 모습과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지치지 않고, 의욕 있고 강인한 사람으로 거듭나기란 유독 오랜 기간 동안 현실이 아닌 꿈으로만 남곤 했다. 이는 목표를 달성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가 목표를 이루기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간절히 원했던 것도 드물기 때문에 이 습관을 지속하고 싶다.


[이 습관 덕분에 삶이 변하고 있다는 건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신기하게도 낮은 강도의 운동이라도 일주일에 서너 번씩 지속한지 3개월쯤 되니 무언가가 달라졌다. 하루에 2만 보 가까이 걸어도 입맛만 좀 좋아질 뿐 피곤하지는 않았고, 작년 이맘때쯤 입었던 옷이 조금 더 편해졌다.

어떤 변화는 굳이 시험을 보고 점수를 얻거나 자격을 입증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그냥 시간이 지나면 어떤 식으로든 저절로 알게 되는 것 같다. 운동을 할 때만큼은 스스로를 증명하고 성과를 확인하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그저 평범한 일상을 지속해도 되지 않을까? 애써 샅샅이 변화의 흔적을 찾으려 들지 않아도 어떻게든 스스로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의 몸은 굳이 어떤 식으로든 증명하지 않아도 내가 아주 소소하게나마 스스로 변화를 느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이 습관을 더 즐겁게 지속하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일주일에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활동량을 늘리는데 영향을 준 가장 큰 원동력은 내가 좋아하는 노래로 꽉 채워진 플레이리스트였다. 정말 단 한 번도 운동을 좋아한 적이 없었던 정적인 삶에서 유일하게 위안이 되어준 건 신나는 노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운동할 때 어떤 노래를 듣는 걸 좋아하는지 스스로를 잘 관찰하고, 그와 비슷한 종류의 음악을 부지런히 모아두면 좋을 것 같다.

오늘 찾은 운동용 노래는 다음과 같다. Sleep Theory의 Numb, Static, Caskets의 Glass Heart, Point North의 Safe and Sound. 스포티파이 좋아요 목록에 위 노래들을 올려놓은 뒤 이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노래들을 발견해 볼 예정이다.




지속하고 싶은 습관 ②

매일 질문에 답하는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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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이 조금 넘은 시점에는 아무도 시키지 않은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습니다. #365노트챌린지 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인스타그램에 매일 질문 일기를 올리는 것이었어요.


매주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아 성찰을 위한 질문 목록을 만든 뒤 매일 하나의 질문에 답하는 형태의 일기로, 매일 다른 구성 요소를 넣은 디자인에 직접 손으로 쓴 글씨를 덧붙여서 손이 참 많이 가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매일 꾸준히 진행하다 보니 어느덧 38주 차 질문 목록과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처음 몇 달간은 왜 아무도 시키지도 않은 수고를 자발적으로 진행하는지 회의가 들었지만 지금은 그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루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프로젝트의 끝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마지막까지 이 루틴을 지켜내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는 왜 이 습관을 지속하고 싶은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다 보면 나는 나의 의견을 신경 쓰고 있고,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어떤 사람의 의견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지는 상황과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만큼은 나는 어떤 의견이라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고, 진지하고 중요하게 들어줄 수도 있다. 이런 상호작용이 필요했다.


[이 습관 덕분에 삶이 변하고 있다는 건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귀찮고 쓸모없게만 여겨졌던 활동이 더 이상 싫지 않고 늘 해야 하는 익숙한 루틴처럼 여겨질 때. 질문의 답을 고민하는 순간이 덜 힘들어질 때. 어떤 생각이, 어떤 결심이, 어떤 단어가 답변에 계속 반복해서 등장하는지 스스로 알게 될 때. 내 삶의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 조금씩 선명하게 알게 될 때마다 막막하게만 보였던 삶의 방향성도 조금씩 드러나는데, 이런 깨달음이 삶을 조금씩 움직이게 될 것 같다.


[이 습관을 더 즐겁게 지속하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반응에 연연하지 않고 매일 아웃풋을 내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기. 1년 동안 꾸준히 콘텐츠를 올린 것만으로 인생이 극단적으로 바뀔 리는 없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일을 끝까지 해낸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하기가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그러니 타인의 반응보다는 나와의 약속을 우선으로 두는데 집중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지속하고 싶은 습관 ③

하루의 문장/행복 수집하기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9-28_174034.png?type=w966 새해까지 100일을 앞둔 시점부터 스프레드시트에 수집하기 시작한 문장들


지난 월간 회고 글에서는 한 달 동안 제 곁을 스쳐 지나간 일상 속 문장 중 유독 기억에 남은 문장을 수집해온 결과를 살짝 언급했습니다. 드문드문이나마 한 달 동안 눈에 띄는 문장을 모아보는 작업을 해보니 생각보다 재밌어서 이번 연말까지도 문장 수집을 계속 이어가 보려고 해요.


다만 이번에는 기존에 작성하던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에 문장을 모아두는 게 아니라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날짜와 종류, 출처를 구분해서 정리해두려 합니다. 기록을 분실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간편하게 살펴볼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추가로 100일 동안 간단하게나마 오늘 만난 행복을 적어두는 기록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즐겨 보던 빵이 님의 블로그에서 100일 해빗트래커 공유글을 보았는데, 간단하고 부담 없이 원하는 기록을 시작하기 좋은 템플릿이어서 하루 동안 스쳐 지나가는 작은 행복을 모아보고 싶더라고요.



[나는 왜 이 습관을 지속하고 싶은가?]

굳이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잊힐 일상 속 작은 요소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지지 못한 것을 너무 탐내지 않고 이미 지금 내 주변에 있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 있다면 인생이 좀 더 만족스러워지지 않을까?


[이 습관 덕분에 삶이 변하고 있다는 건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무엇이 내 시선을 끄는지에 대해 점차 데이터가 쌓일 때. 오늘 하루 중 무엇을 하니 행복해졌는지 계속 기록한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금세 기분전환을 할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고, 오늘 접한 중 어떤 문장이 인상적이었는지 기록하다 보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문장 구조나 단어는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내게 좀 더 만족스러운 하루, 내 마음을 끄는 기록을 쓰기도 점차 수월해질 것 같다.


[이 습관을 더 즐겁게 지속하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작은 보상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기록 30개, 50개, 100개를 달성할 때마다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선물해 주면 어떨까? 30일차에는 좋아하는 카페의 디저트를, 50일차에는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타지의 독립서점으로 여행을 떠날 기회를, 100일차에는 질 좋은 노트 한 권을 선물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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