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치는 책장마다 환히 빛나리. 이제 그대의 것이니까.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서관의 많은 책 앞에서, 당황합니다.
솔직히, 독서는 취미가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책 읽기는 ‘무조건 읽어야만 하고 해야만 하는 숙제’였습니다. 교과서에 있는 책을 읽었고,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 책을 읽었습니다. '왜 10대와 20대의 나는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을까?' 뒤늦게 후회해 봅니다. 제게는 감동받은 책이나 인상 깊은 문장이 없습니다.
도서관에서 일 년 동안 책 읽기를 결심했지만, 밥 먹는 법도, 말하는 법도, 걷는 법도 모르는 신생아가 된 기분입니다. 독서가 습관이 되지 않은 저에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새하얀 공책처럼,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도무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생아로 다시 시작해 보지 뭐. 나에겐 시간도 많고 해 볼 수 있는 의지도 있잖아. 처음부터 하나씩 시작해 보고, 왜 독서가 좋은지, 독서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천천히 생각해 보자.’ 다짐해 봅니다. 다시 책장 앞에 서있습니다. 바로 지난 주의 나는 무턱대고 의식의 흐름대로 책을 선택하며 신나했지만, 오늘의 나는 어떤 책을 선택하고 싶은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일단 고수들의 도움을 받아야겠습니다. 브런치의 많은 작가분들이 읽은 책들, 정리한 글들을 읽으며 ‘독서’라는 단어부터 시작해 봅니다. 독서의 고수들이 추천하는 책들. 작가들이 정리한 독서의 의미와 추천하는 책들이 궁금합니다. 독서에 관해서는 기초를 탄탄히 해주는 기본서이자, 가이드 같은 책들이 아닐까.
첫눈에 표지 디자인이 예쁜 헤르만 헤세의 책이 눈에 띕니다. 고전문학 파트(800)가 아닌, 문헌정보 총류(000)에서 헤르만 헤세의 책을 만나니 궁금했습니다.
책
이 세상 모든 책이
그대를 행복하게 해주지는 않아
허나 몰래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되돌아가는 길을
그대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이
그대 자신 속에 있기 때문이지
오랫동안 책에서 구하던 지혜
이제 펼치는 책장마다
환히 빛나리
이제 그대의 것이니까.
#헤세의 책 읽기와 글쓰기 / 헤르만 헤세 / 연암서가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 헤르만 헤세 / 뜨인돌
헤르만 헤세가 제게 축복을 주는 것 같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제 막 독서를 시작하는 제게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헤르만 헤세는 이야기합니다.
책은 삶으로 이끌어가고 삶에 도움이 되고 유익할 때에만 하나의 가치를 지닌다. 약간의 힘, 되젊어지는 예감, 새로이 원기가 솟는 느낌이 생기지 않으면 책을 읽는 시간은 모두 낭비되는 셈이다.
“생각 없는 산만한 독서는 눈에 붕대를 감고 아름다운 풍경 속을 산책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자신과 우리의 일상생활을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우리 자신의 삶을 보다 의식적이고 성숙하게 다시 단단히 손에 쥐기 위해 독서해야 한다. ….. 우리가 책으로 향할 때는 마치 알프스를 오르는 산악인의, 또는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병기고 안으로 들어설 때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일단. 독서, 글, 책 인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헤르만 헤세의 고급스러운 글로, 전달됩니다. 또한, 헤세는 “독서라는 마법의 열쇠를 가지고, 읽기라는 강력한 보물을 손에 넣었는지를 진정으로 깨닫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벌써, 그 보물을 내가 꼭 가져야겠다는 동기가 생깁니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사이토 다카시/ 걷는 나무
오랜 기간 혼자 공부하며, 많은 책을 읽고 난 후, 메이저대학 교수가 된 사이토 다카시는 많은 책을 쓰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독서에 한한 확실한 동기 부여를 제공합니다. 책을 이제 막 읽기 시작한 저에게, 1년 후 결과에 대해 잔뜩 기대를 만들어준 책입니다. 독서 고수의 팁이 가득합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읽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줍니다. 제가 기대하는 독서를 하면 좋은 것들이 가득해 읽으면서도 설렙니다.
책을 읽으면서 동기부여 그리고 제가 기대한 제 모습을 콕 집어버린 문장들을 정리해 봅니다.
책 한 권 한 권이 나를 비춰 주는 거울이 되어 나조차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책은 나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당당한 자존감과 긍정의 힘으로 어디에서나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그렇게 성실하게 읽은 독서량이 쌓여서 어떤 일도 자신감 있게 해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헤매지 않을 기준이 되어준다.
당신이 말하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읽은 책의 권수만큼 뒤에서 저자들이 버티고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독서는 나를 성장하게 하고 어떤 삶의 위기에도 넘어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이렇게 좋다는데, 나는 왜 그동안 책을 읽지 않았지?’ 후회도 되었지만, 이제라도 책을 만났고, 읽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독서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의 삶의 고유한 향기가 묻어나는 목록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사이토 다카시가 말한 것처럼, ‘내 뒤에 내가 읽은 책의 저자들이 버티고’ 있게 만들어보고 싶어 집니다.
나만의 어벤저스 드림팀을 만들기 위해 시작합니다. 아직은 걷는 법도 혼자 뛰는 법도 모르지만, 도서관에서의 1년 뒤의 나는 달라질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
독서 고수님들, 독서 초보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TIP..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