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툰 9화

《바디워시를 샴푸로 썼을 때 생기는 일》

by 라이브러리 파파

거품이 안 난다고 다 너 때문은 아니야


오늘 아침도 시작은 평화로웠다.
고양이 가족의 막내,

나는 반쯤 감긴 눈으로 욕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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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물에 몸을 적시고,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대로 샴푸를 짰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1분, 2분, 3분… 계속 문질러도 거품이 안 났다.


"이게 뭐야, 샴푸 왜 이래!
싸구려 아니야 이거?"

나는 거울 속에 비친 머리를 보며 투덜댔다.

묘하게 미끄럽고, 기름진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다.


잔소리 툰 9화.png BY 라이브러리 파파

그때였다.
욕실 커튼이 스르륵 열리더니
고양이 엄마가 팔짱을 낀 채 나타났다.


그 표정은 ‘이건 놓치지 않겠다’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너 지금 머리에 바디워시 바르고 거품 안 난다고 화낸 거야?"

"…네?"

나는 그제야 내가 짜서 쓴 것이
‘헤어 클렌징’이 아니라
‘시트러스 바디 클렌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넌 항상 그래.
뭘 잘못 써놓고선, 왜 결과가 이상하냐고 따지지."


"그냥 눈이 부셔서 그랬지… 향은 괜찮았는데…"

엄마는 물끄러미 나를 보더니 말했다.

"살면서 일이 잘 안 풀릴 땐,
먼저 내가 뭘 잘못 집었는지 봐야 해.

거품이 안 난다고 무조건 세상을 탓하진 말자."


나는 머리를 헹구며 생각했다.
아, 이건 그냥 머리 문제가 아니었구나.
요즘 내가 불만만 많았던 이유도,
어쩌면 샴푸가 아니라
내 태도의 문제였던 건지도 모르겠다.


샴푸 한 통,
인생을 맑게 헹궈주는 교훈이었다.


오늘의 잔소리

“결과가 마음에 안 들 땐,
먼저 내가 뭘 썼는지부터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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