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흥망성쇠
( 여러나라의 비참과 치욕 https://brunch.co.kr/@sonsson/27 )
모든 생명체와 조직은 필연적으로 흥망성쇠의 구비를 겪게 된다. 미국이 이뤄온 거대한 성공이 반대로 방향을 전환하게 될 때, 미국은 과연 어디까지 부정적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인가? 그 범위를 쉽게 예측하고 예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구대륙의 많은 문명과 나라들이 찬란한 성공과 비참한 실패를 경험하며 생명력을 다져온 데 비해, 미국은 강렬하고도 비참한 제대로 된 실패를 겪어본 적이 없다. 미국은 짧은 기간동안 원주민 학살과 추방,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영토확장, 수 많은 전쟁과 대부분의 승리, 이데올로기 경쟁에서의 결정적 우위, 거대한 산업화와 경제발전, 국제정치의 헤게모니 장악 등을 이루었다. 팍스아메리카나는 스스로의 몸집을 키워나가는 동안에도, 고통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될 치명적 패배를 겪은 적은 없다.
미국에게도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어떤 것도 나라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위기였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전의 제국들이 겪었던 여러 사례를 봐도 이는 명확하게 비교되는 현상이다.
한 순간에 붕괴되거나 혹은 서서히 침체에 빠지게 될 때 미국은 어디까지 추락하게 될 것인가? 얼마만큼 어려움을 겪고 난 후 바닥을 확인하고 다시 자신을 추스리고 일어나게 될까? 그런 와중에 지금까지 출현했다 사라진 많은 국가와 민족처럼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까? 미국이 브라질과 다른 점은 정말 어느 정도일까? 인간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흑인들 혹은 남미의 이민자들은 어느 정도까지 폭동을 일으키게 될까? WASP들은 돈을 싸들고 미국을 탈출해버리지 않을까?
이런 많은 과격한 질문들을 통과하는 것이야말로 미국이 제대로 된, 내실을 갖춘, 웬만한 외풍에는 견뎌낼 수 있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나라가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각 전장에 묻힌 무명용사의 뼈를 발굴하고, 조그마한 행사에도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반복하고, 메이저리그의 방어률 같은 사소한 사실들에 대해서도 역사와 전통을 부여하려는 것은 이 때문이다. 7살 때 이민온 아이들, 아버지 때 건너온 아들들, 할아버지 때 쫓기듯 떠나온 손자들, 길어야 5대조, 6대조부터 살아온 땅에 그들은 무슨 대단한 충성과 소속감을 발휘할 것인가? 내 땅 내 나라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지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축적된 시간과 경험과 애증과 피눈물이 배여있을 것인가?
미 본토에 대한 공격이라는 문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자신이 사는 곳이 안전하지 않을때 굳이 뿌리 깊게 자리잡지 못한 이민자들이 그 곳에서 목숨을 걸고 살 이유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흥부자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도, 성공과 실패의 긴 통로를 지나며, 축적된 경험과 신뢰와 내실과 역량이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는 사실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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