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인지
( 여러나라의 비참과 치욕 https://brunch.co.kr/@sonsson/27 )
중동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세계 최초의 문명이 태동한 곳으로 널리 인정되지만, 현재 이라크는 영국의 식민지를 거쳐 걸프전 이후 미국의 준식민지 상태에 처해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 역시 엄청난 이민족들의 이합집산지였다.
앗시리아, 히타이트, 아케메네스, 그리스, 파르티아, 로마, 사산, 압바스, 몽골, 투르크, 오스만, 영국, 누가 누구인지 누가 원주민인지 누가 주인인지 누가 침략자인지 누가 약탈자인지 누가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옳은지도 모를 지경이다.
인도는 수 천 년의 역사 동안 국토 전체가 통일 되었던 경우가 별로 없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공격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도 지역에 통합된 마우리아 왕조가 수립되고, 북인도와 중인도 전체와 아프가니스탄 지역이 통일되었다. 이후 20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영국에 의해 다시 한 번 전 인도와 실론 섬이 통일될 때까지 다시는 그러한 통합이 이뤄지지 못했다.
인도는 수 많은 인종과 언어와 문자와 신분의 사회였고, 외부를 향한 팽창과 세력의 확대는 부차적이고 2차적인 사안이었다. 오히려 인도 아대륙의 서북쪽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이민족의 침략에 대응하는 것이 휠씬 큰 문제였다.
영국의 압제를 말하기 바로 직전에도, 우즈베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발원지로 하며 몽골과 티무르의 후예임을 자처하는 무굴제국에 의한 통치가 있었다. 무굴제국의 지배세력들은 이민족이자 무슬림이었으며, 세상 만물에 깃든 신과 철저한 유일신의 갈등은 원초적인 것이었다. 작용과 반작용, 학살과 저항이 일상적인 사태였다. 그러한 혼란 속에서 새로이 100여 년간은 대서양 변방의 조그마한 왕국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합쳐지면 피비린내와 함께 반드시 쪼개지고 쪼개지면 다시 합쳐지는 변란의 역사이자 또한 이민족 지배의 역사가 곧 중국이 걸어온 길이다. 중국은 흉노족, 선비족, 강족, 몽골족, 거란족, 여진족에 의해 정복을 당하였으며 북위, 요, 금, 원, 청의 지배를 받았다. 현재의 역사상 최대 영토를 물려준 세력도 청나라를 세운 이민족이었다.
청나라는 중국 본토 한족의 문화적 속성을 억압하기 위해 체발역복이라는 두발과 복장의 변경에 대한 엄청난 강요를 부과하였다. 명나라의 정복이 끝나가는 시기 청 조정에서는 전국에 변발령을 내렸다. 머리냐 머리카락이냐를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신체발부수지부모의 가치관에 사로잡힌 한족에게는 아닌 밤중의 날벼락이었다.
만주족은 변발의 강제적 집행에 대해서 끝까지 타협하지 않았고, 변발을 거부하는 것은 반역 행위로 간주되어 가차없이 처형당하게 되었다. 수십만 명이 학살당한 양주십일, 가정삼도 역시 변발령 저항에 대한 본보기로 이뤄진 측면이 크다. 의복과 외양이라는 자신의 중요한 문화적 속성을 오랑캐라 멸시하던 족속의 것으로 바꾸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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