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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단근 Sep 09. 2024

두통이 찾아오는 이유

자고 일어나니 두통이 또 찾아왔다.

머리를 맑게 하려고 찬 바람을 맞으니 잠시 시원했다.

얼마 못 가서, 그 고통은 가시면류관이 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나는 뇌를 잠시 꺼내 냉동실에 넣어두고 싶었다.

통증을 그대로 두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두통약을 먹었다.

한알 두알 먹다 보니, 약 먹는데 가속도가 붙었다.


신은 사람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복잡해졌다.

왜 일을 혼잡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자신이 예견하지 않는 결과와 마주치기 싫고, 사소한 부분까지 통제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과 주변 환경을 관리하고 싶으나, 어느 것 하나라도 마음대로 안 될 것이다.

그때는 너무 애쓰지 말자.

쌀이 익지도 않았는데 밥솥 뚜껑을 열어봐야 소용이 없다.

때가 되면 밥은 절로 익는다. 

    

사람은 단순해야 할 때가 있다.

일이 너구리굴에 연기를 피운 것처럼 복잡할 때.

나무늘보처럼 일이 자꾸 늘어질 때.

여우 꼬리에 불이 붙는 것처럼 뭐라도 해야 할 때이다.

두뇌가 쓰레기통처럼 느끼는 그때가 다가오면, 당신 주변을 청소하자.

창문을 열고 이불을 털며 바닥을 닦는다.

처음부터 먼지 한 톨까지 치우지 마라. 

체력이 떨어졌다면 잠시 쉬자.

그런 다음 책상에 내려앉은 티끌을 닦는다.

깨끗해진 그 장소를 보면, 머릿속도 정리될 것이다. 

    

삶이 단출해지려면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경험이 필요하다.

복잡하게 살지 말고 삶이 바뀌기를 기다리자.

때론 모든 걸 접고 어딘가로 떠나라.

여행은 복잡한 생각을 잊고, 태초에 단순했던 자기와 만날 수 있다.

불이나 물을 멍하게 바라보며 다시 고요해지는 감정을 느껴보라.

운전대를 잡으면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하듯 인생은 현재와 조금 더 멀리 보이는 가까운 미래에 충실해야 한다.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먼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과거는 백미러를 보듯 가끔 들여다보면 된다. 

죽지 않았기에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자면서 머리가 지끈지끈한 건 다 이유가 있다.

세상 걱정이 많으면 꿈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꿈이란 희망의 다른 말이다.

꿈을 꾸는 이는 그것을 희망 삼아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꿈속에서 머리가 아픈 건 당신이 그만큼 애쓰고 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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