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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단근 Mar 25. 2022

우리는 떨어져야 해

부사 형태인 용언을 고치기

부사 형태인 용언을 고치기

앞서 후치사 상당구에서 ‘에 다름없다’와 같은 부사 형태인 용언을 고쳤습니다. 또한 ‘없이’ 형태인 부사에서도 최상을 표현하는 말들도 용언으로 고쳐야 합니다. 이처럼 일본어 투 부사가 포함된 용언은 분리가 필요합니다. 부사로 쓸 수 있는데도 굳이 일본어를 직역하여 용언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 살펴보시지요. 

    

 ① ‘계속하다.’는 ‘연달아, 연신, 연이어, 잇달아, 잇따라, 줄곧, 줄지어’와 ‘○○하다’로 가다듬습니다. “야간 근무를 계속하다 보니 무기력해졌습니다.”는 “계속 야간 근무를 하다 보니 무기력해졌습니다.”라고 갈아줍니다. 

     

 ② ‘고작이다.’는 ‘겨우, 고작, 기껏해야’와 ‘○○이다’로 교정합니다. “허름한 의복 한 벌이 고작이다.”는 “기껏해야 허름한 의복 한 벌뿐이다.”라고 교체합니다.

     

 ③ ‘을/를 금할 수 없다, 을/를 금할 길 없다, 짝이 없다, 그지없다.’는 부정의 최상 표현을 합니다. 그러므로 ‘몹시, 매우, 몹시, 무척’과 ‘○○하다’라고 다듬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는 “매우 안타깝습니다.”라고 교환합니다.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매우 걱정됩니다.”라고 교정합니다. “애통하기 짝이 없다.”는 “매우 애통합니다.”라고 교체합니다. “부모님을 만나 기쁘기 그지없다”는 “부모님을 만나 매우 기쁘다.”라고 맞교환합니다. 

    

 ④ ‘한이 없다, 으뜸가다, 제일이다.’는 긍정의 최상 표현을 합니다. ‘을/를 금할 수 없다.’ 따위와 마찬가지로 고쳐줍니다. “이산가족이 다시 만나서 기쁘기 한이 없다.”는 “이산가족이 다시 만나서 무척 기쁘다.”라고 바로잡아줍니다. “피곤할 때는 휴식이 제일이다.”는 “피곤할 때는 휴식이 가장 좋다.”라고 모습을 바꿔줍니다. “돈 버는 방법 가운데 부동산이 최고다.”는 “돈 버는 방법 가운데 부동산이 가장 좋다.”라고 형태를 바꿔줍니다. 

    

 ⑤ ‘당연하다, 명백하다, 분명하다, 확실하다.’는 ‘당연히, 마땅히, 분명히, 확실히’와 ‘○○하다’로 수정합니다. “그 사건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그 사건에 당연히 분노하다.”라고 맞바꿔줍니다. “허위 주장임이 명백하다.”는 “명백히 허위 주장이다.”라고 변경합니다. “신성한 곳이 분명하다.”는 “분명히 신성한 곳이다.”라고 변화를 줍니다. “수요가 증가할 것은 확실하다.”는 “수요가 확실히 증가한다.”라고 손질을 합니다.

     

 ⑥ ‘대부분이다, 대다수다, 허다하다.’는 ‘매우, 무수히’와 ‘많다’로 수정합니다. “재생품 교체를 권장하는 곳이 대다수다.”는 “재생품 교체를 권장하는 곳이 매우 많다.”라고 수정합니다. “경지 정리가 안 된 필지들이 대부분이다.”는 “경지 정리가 안 된 필지들이 무수히 많다.”라고 탈바꿈합니다. “가격만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가격만을 보는 경우가 매우 많다.”라고 모양을 바꿉니다. 

     

 ⑦ ‘해 마지않는다.’는 ‘매우, 정말로’와 ○○하다 따위로 고칩니다. “성공을 진심으로 경하해 마지않습니다.”는 “성공을 정말로 경하합니다.”라고 모양을 고칩니다.


 마지막으로 부사 형태인 용언 고치기를 표로 정리했습니다.





고대 유물의 부활

 우리말로 된 어려운 한자어 부사 고치기 

    

 일본어 투 부사 말고도 우리말에서도 어려운 한자어로 된 부사가 있습니다. 이것은 대부분 한문 투입니다. 하지만 고대 유물의 부활처럼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럼 어떻게 처리할지 살펴보겠습니다.

     

 ① 간혹과 혹간은 ‘가끔, 가끔가다가, 간간이, 때때로, 이따금’으로 가다듬습니다. “간혹 가해자들이 경찰을 사칭해서 피해를 입힌다.”는 “간간이 가해자들이 경찰을 사칭해서 피해를 입힌다.”라고 갈아줍니다. 

     

 ② ‘거개, 거반, 거지반’은 ‘거의, 꽤 많은, 대다수, 대부분’으로 교대합니다. “거개의 기업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직원을 해고한다.”는 “대다수 기업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직원을 해고한다.”라고 교정합니다. “거지반 밥을 다 먹었다.”는 “거의 밥을 다 먹었다.”라고 교체합니다.

      

 ③ ‘급기야’는 ‘결국, 마지막에는, 마침내’로 모양을 고칩니다. “그는 가출한 것도 모자라 급기야 퇴학을 당했다.”는 “그는 가출한 것도 모자라 결국 퇴학을 당했다.”라고 모습을 고칩니다.

     

 ④ ‘기실’은 ‘정말로, 진짜로, 참으로’와 같은 의미입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기실 오랜만이었다.”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라고 형태를 고칩니다.

      

 ⑤ ‘기왕(에), 이왕(에), 기왕이면, 이왕이면, 기왕지사, 이왕지사’는 ‘내친김에, 어차피’로 형상을 고칩니다. “기왕에 신세를 진 김에 하룻밤 더 묵어가자.”는 “어차피 신세를 진 김에 하룻밤 더 묵어가자.”라고 틀을 고칩니다. “이왕지사 말이 나왔으니 어서 일을 추진합시다.”는 “어차피 말이 나왔으니 어서 일을 추진합시다.”라고 생김새를 고칩니다. 다만 ‘기왕’이 명사로 사용되면 ‘과거로, 옛날로, 그전에’로 다듬습니다. 민법 824조의 “혼인의 취소의 효력은 기왕에 소급하지 아니한다.”는 “혼인 취소 효력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라고 대체합니다.

      

 ⑥ ‘누차’는 ‘거듭, 누누이, 여러 번, 여러 차례, 자주’로 다듬질합니다. “누차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를 해왔다.”는 “누누이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를 해왔다.”라고 모양을 바꿉니다.

     

 ⑦ ‘대저’는 ‘대체로, 무릇’으로 모습을 바꿉니다. “시를 읽는 일이 대저 그와 같다.”는 “시를 읽는 일이 무릇 그와 같다.”라고 형태를 바꿉니다.

     

 ⑧ ‘미상불’은 ‘정말로, 진짜로, 참으로, 꽤, 아주’로 꼴을 바꿉니다. “장군이라는 말을 들으니 미상불 기분이 좋았다.”는 “장군이라는 말을 들으니 과연 기분이 좋았다.”라고 틀을 바꿉니다.

     

 ⑨ 부득불과 불가불은 ‘부득이, 불가피하게, 피치 못해’로 바로잡습니다. “예정된 행사를 부득불 5일 먼저 시행하다.”는 “예정된 행사를 부득이 5일 먼저 시행하다.”라고 되돌립니다.

     

 ⑩ ‘불과’는 ‘겨우, 고작, 기껏해야, 채’로 바룹니다.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서 망해버렸다.”는 “겨우 1년도 안 돼서 망해버렸다.”라고 맞교대 합니다. 

    

 ⑪ ‘불연하면’은 ‘아니면, 않으면’으로 모양을 교정합니다. “네 말이 사실이렷다? 불연하면 엄벌을 면치 못하리라.”는 “네 말이 사실이렷다? 아니면 엄벌을 면치 못하리라.”라고 모습을 교정합니다.

     

 ⑫ ‘어언, 어언간’은 ‘벌써, 어느덧, 어느새’로 틀을 교정합니다. “친구의 연을 맺고 지내온 지 어언 20년이다.”는 “친구의 연을 맺고 지내온 지 벌써 20년이다.”라고 꼴을 교정합니다.

     

 ⑬ ‘언필칭’은 ‘말마다, 말할 때마다’로 받아줍니다. “언필칭 의리 빼면 시체라고 한다.”는 “말마다 의리 빼면 시체라고 한다.”라고 변화를 줍니다.

     

 ⑭ ‘여반장’은 ‘손쉽게, 수월히, 아주 쉽게’로 변신시킵니다. “장 담그는 일이 여반장처럼 느껴졌다.”는 “장 담그는 일이 아주 쉽게 느껴졌다.”라고 모양을 뜯어고칩니다.

     

 ⑮ ‘연방’은 ‘연달아, 연신, 연이어, 잇달아, 잇따라, 줄곧, 줄지어’로 모습을 뜯어고칩니다. “고속도로에 차가 연방 지나가다.”는 “고속도로에 차가 줄지어 지나가다.”라고 형태를 뜯어고칩니다.

     

 ⑯ ‘유독’은 ‘남다르게, 도드라지게, 유난히, 유달리, 유별히’로 생김새를 뜯어고칩니다. “뼈마디가 유독 굵어 보이는 열 손가락”은 “뼈마디가 유난히 굵어 보이는 열 손가락”이라고 모습을 변경합니다.

     

 ⑰ ‘응당, 의당’은 ‘당연히, 마땅히’로 보정합니다. “의당 자식으로 할 도리이다.”는 “마땅히 자식으로 할 도리이다”라고 모양을 변경합니다.

     

 ⑱ ‘종내’는 ‘마지막, 결국, 끝내, 끝끝내’로 형태를 변경합니다. “아쉬움을 종내 감출 수 없다.”는 “아쉬움을 끝내 감출 수 없다.”라고 틀을 변경합니다.

     

 ⑲ ‘진즉’은 ‘미리, 앞서, 진작’으로 손을 봅니다. “진즉 일을 처리했어야 했다.”는 “미리 일을 처리했어야 했다.”라고 손질합니다. 

    

 ⑳ ‘폐일언’은 ‘아무튼(지), 어떻든(지), 어쨌든(지), 어쨌건, 여하튼(지), 하여튼(지)’로 순화합니다. “폐일언하고 우리 포장마차에 가서 한잔합시다.”는 “아무튼 우리 포장마차에 가서 한잔합시다.”라고 모습을 손질합니다. 

    

 ㉑ ‘필시’는 ‘틀림없이, 확실히’로 모양을 손질합니다. “필시 사연이 있을 것이다.”는 “틀림없이 사연이 있을 것이다”라고 형태를 손질합니다. 

     

 ㉒ ‘황차’는 ‘더군다나, 하물며’로 틀을 손질합니다. “황차 사고를 당한 부모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는 “하물며 사고를 당한 부모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라고 꼴을 손질합니다.

     

 ㉓ ‘흡사’는 ‘마치’로 탈바꿈합니다. “흡사 외국과도 같은 멋진 부산의 야경을 바라보다.”는 “마치 외국과도 같은 멋진 부산의 야경을 바라보다.”라고 치환합니다.

     

 고대 유물 속 미라가 부활하는 것처럼 우리말로 된 한자어 부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여전히 한자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해 움직임이 없습니다. 이것도 살아있게 만듭니다. ‘언필칭’은 ‘입 열 때마다’로, ‘여반장’은 ‘공깃돌 뒤집듯’로, ‘연방’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로 바꿀 수 있습니다. 글에 그림 그리는 몫은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말로 된 어려운 한자어 부사 고치기를 표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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