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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단근 Mar 25. 2022

알쏭달쏭한 ‘이’와 ‘히’

일본어 투 한자어 명사+히 형태인 부사 고치기

「한국어 어문 규범」 제51항을 살펴보면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덧붙여 「한국어 어문 규범-해설」을 살펴보면 부사 끝음절이 겹쳐 쓰는 명사 뒤, ㅅ(사이시옷) 받침 뒤, ㅂ불규칙 용언의 어간 뒤, ‘더욱이’와 같은 부사 뒤에 부사‘이’가 붙습니다. 또한 사이시옷 받침을 아닌 ‘하다’가 붙는 어근 뒤에 ‘히’를 쓴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알쏭달쏭한 ‘이’와 ‘히’ 때문에 우리말이 힘든 이유가 됩니다. 차라리 우리말 고유어에 가까운 사이시옷과 결합하는 낱말을 제외하고, ‘하다’가 생략된 명사나 1글자 한자어로 된 말은 ‘히’를 붙입니다. 보기를 들면 ‘간편(簡便)히, 무단(無斷)히’는 한자가 결합하고, ‘꼼꼼히, 나른히’는  ‘하다’가 생략된 말이고, ‘능(能) 히, 심(甚)히’는 모두 1글자 한자어이므로 ‘히’를 붙입니다. 반대로 사이시옷이 붙거나 고유어 계통은 ‘이’를 붙입니다. ‘기웃이, 나긋나긋이, 남짓이, 따뜻이’처럼 사이시옷이 붙거나, ‘가벼이, 곰곰이, 뿔뿔이’와 같은 고유어 계통은 ‘이’를 사용합니다.

     

 복잡한 문법 이야기는 이쯤 해서 그만하고, 일본어 투 한자어 명사와 ‘히’로 된 부사 고치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고쳐야 할 말들은 우리말의 한자와 일본어의 한자가 일치합니다. 고치기 개요를 설명을 드리면 일본어 투 한자어 명사와 ‘히’로 된 부사는 고유어 계통을 비롯한 쉬운 말로 고치거나 ‘게, 도록‘과 같은 부사형 어미를 넣어 바꿀 수 있습니다. 

    

 ① ‘강고히, 견고히, 견실히, 공고히, 투철히, 확고히’는 ‘굳세게, 단단히, 튼튼히’로 가다듬습니다. “진영 논리를 더욱 강고히 하다.”는 “진영 논리를 더욱 단단히 하다.”라고 교대합니다. “역량을 더욱 견고히 하다.”는 “역량을 더욱 단단히 하다.”라고 교정합니다. “화강석으로 견실히 쌓았다.”는 “화강석으로 튼튼히 쌓았다.”라고 교체합니다. “인권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다.”는 “인권경영 체제를 굳세게 하다.”라고 다듬습니다. “상호 협조체계를 확고히 다지다.”는 “상호 협조체계를 튼튼히 다지다.”라고 모양을 고칩니다.

     

 ② ‘공공연히’는 ‘대놓고, 드러내 놓고, 버젓이’로 모습을 고칩니다. “차기 총리를 공공연히 언급하다.”는 “차기 총리를 대놓고 말하다.”라고 형태를 고칩니다. 

    

 ③ ‘과도히’는 ‘매우, 몹시, 지나치게’로 형상을 고칩니다. “신제품 가격이 과도히 높게 설정되었다.”는 “신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되었다.”라고 생김새를 고칩니다.

      

 ④ ‘긴절히’는 ‘귀중히, 소중히’로 틀을 고칩니다. “예전에 동백기름은 긴절히 쓰였다.”는 “예전에 동백기름은 귀중히 쓰였다.”라고 꼴을 고칩니다.

      

 ⑤ ‘다분히’는 ‘꽤, 어느 정도, 의심하건대, 짐작하건대, 추측하건대’로 대체합니다. “회계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다분히 있는 실정이다.”는 “회계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은 꽤 있는 실정이다.”라고 되돌립니다.

     

 ⑥ ‘등한히’와 ‘태만히’는 ‘가벼이, 가볍게, 게을리, 소홀하게, 소홀히’로 모양을 바꿉니다. “업무를 등한히 처리했다.”는 “업무를 소홀히 처리했다.”라고 모습을 바꿉니다. “작업을 태만히 하였다.”는 “작업을 게을리 처리했다.”라고 형태를 바꿉니다.

      

 ⑦ ‘막막히’는 ‘쓸쓸히, 외로이’로 생김새를 바꿉니다. “친구는 막막히 길을 떠나다.”는 “친구는 쓸쓸히 길을 떠나다.”라고 틀을 바꿉니다.

      

 ⑧ ‘막역히’는 ‘불투명하게, 아득히, 어슴푸레, 어렴풋이’로 뜯어고칩니다. “귀농을 막연히 생각했다.”는 “귀농을 어렴풋이 생각했다.”라고 맞교환합니다.

     

 ⑨ ‘면밀히, 세밀히, 세세히, 주도면밀히’는 ‘꼼꼼히, 낱낱이, 샅샅이, 하나하나’로 맞교대 합니다. “환경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다.”는 “환경 변화를 낱낱이 관찰하다.”라고 모양을 교정합니다. “계획표를 세밀히 짜보다.”는 “계획표를 꼼꼼히 짜보다.”라고 모습을 교정합니다. “계약 조항을 세세히 살펴보다.”는 “계약 조항을 하나하나 살펴보다.”라고 형태를 교정합니다. “복지 정책을 주 도면 밀히 추진하다.”는 “복지 정책을 철저히 추진하다.”라고 형상을 교정합니다. 

    

 ⑩ ‘명료히, 명명백백히’는 ‘분명히, 확실히, 명백히, 명확히’로 맞바꿔줍니다. “사실을 명료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라고 매만져줍니다. “잘못을 명명백백히 밝혀내다.”는 “잘못을 확실히 밝혀내다.”라고 바로 잡습니다. 

    

 ⑪ ‘무단히’는 ‘무단으로, 제멋대로, 이유 없이’로 모양을 수정합니다. “상표권을 무단히 사용하다.”는 “상표권을 무단으로 사용하다.”라고 모습을 수정합니다.

    

 ⑫ ‘부단히’는 ‘꾸준히, 줄기차게’로 형태를 수정합니다. “승진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는 “승진하려고 줄기차게 노력했다.”라고 모양을 수정합니다.

     

 ⑬ ‘상당히’는 ‘꽤, 어지간히, 제법’으로 바룹니다. “이런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는 “이런 질문을 꽤 많이 받았다.”라고 받아줍니다.

      

 ⑭ ‘상세히, 소상히’는 ‘자세히, 분명히’로 생김새를 수정합니다. “휴가 사유를 상세히 적으세요.”는 “휴가 사유를 자세히 적으세요.”라고 틀을 수정합니다. “자동차 부품을 소상히 들여다보다.”는 “자동차 부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다.”라고 꼴을 수정합니다.

      

 ⑮ ‘서서히’는 ‘갈수록, 점점, 조금씩, 차근차근, 천천히, 하나둘씩’으로 변경합니다. “엑스포 유치가 서서히 예열되고 있다.”는 “엑스포 유치가 조금씩 예열되고 있다.”라고 모양을 변경합니다.

      

 ⑯ ‘일제히’는 ‘모조리, 몽땅, 죄다, 통째로, 한꺼번에’로 모습을 변경합니다. “위험 시설을 일제히 점검할 계획이다.”는 “위험 시설을 모조리 점검할 계획이다.”라고 형태를 변경합니다.

     

 ⑰ ‘절절히’는 ‘마디마디, 매우 간절히, 사무치게, 절실히’로 꼴을 변경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님을 절절히 그리워한다.”는 “돌아가신 어머님을 사무치게 그리워한다.”라고 틀을 변경합니다. 

    

 ⑱ ‘확연히, 현저히’는 ‘두드러지게, 도드라지게, 뚜렷이, 부쩍’으로 순화합니다. “코로나로 확연히 달라진 거리 풍경”은 “코로나로 부쩍 달라진 거리 풍경”이라고 손을 봅니다. “미국 내 생산 비용이 현저히 높다.”는 “미국 내 생산 비용이 도드라지게 높다.”라고 손질합니다.

     

 ⑲ ‘혼연히’는 ‘기꺼이, 흔쾌히’로 전환합니다. “슬픔을 혼연히 떨치고 나오다.”는 “슬픔을 흔쾌히 떨치고 나오다.”라고 탈바꿈합니다. 

    

 일본어 투 한자어 명사와 ‘히’로 된 부사를 변경해보았습니다. 창의력이 살아나려면 묘사를 해야 합니다. ‘강고히’는 ‘강철처럼, 철벽처럼’으로, ‘공고히’는 ‘바윗돌 쌓듯, 성을 쌓듯’으로, ‘과도히’는 ‘기울어진 운동장처럼’로 얼마든지 묘사가 가능합니다. 또한 ‘명명백백히’는 ‘형광등 비추듯’이, ‘상세히’는 ‘깨알 하나까지’로, ‘막연히’는 ‘안개처럼’과 같이 그림을 그립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어 투 한자어 명사+히 형태인 부사 고치기를 표로 정리했습니다.


    




하다 하다 일본어 토박이 부사도 가져온다

 토박이 일본어 투 부사 고치기

     

 일본어에서 한자어 부사 말고도 하다 하다 일본어 토박이 부사도 가져옵니다. 일본산이라면 양잿물도 마시려고 합니다. 일본어 토종말도 대부분 한자를 포함하고 있어 생동감은 없습니다. 그럼 깨알같이 파헤쳐보겠습니다.

     

 ① ‘공교롭게도’는 ‘때마침, 하필이면’으로 가다듬습니다. “공교롭게도 발령을 받았을 때 아파서 누워 있었다.”는 “하필이면 발령을 받았을 때 아파서 누워 있었다.”라고 갈아줍니다.

      

 ② ‘당초, 애초부터, 애당초, 애시당초’는 주로 부정어와 같이 쓰여 ‘원래대로, 원래부터, 처음부터, 처음에는, 최초로, 최초에는’으로 교대합니다. “애당초 걸림돌이 아니었다.”는 “처음부터 걸림돌이 아니었다.”라고 교정합니다. “애초부터 지혜로운 사람은 물질을 쫓아가지 않는다.”는 “처음부터 지혜로운 사람은 물질을 쫓아가지 않는다.”라고 교체합니다.

     

 ③ ‘보다’는 ‘나는 너보다 크다.’처럼 비교를 나타내는 조사로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부사로 사용되는 ‘보다’는 ‘더, 한결, 한층’으로 다듬습니다. “보다 빨리, 보다 멀리, 보다 높이”는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라고 바로잡습니다.

     

 ④ ‘미연에, 사전에’는 ‘먼저, 미리, 앞서, 진작’으로 손을 봅니다.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려고 합니다.”는 “사고 발생을 미리 막으려고 합니다.”라고 모양을  바꿉니다. 

    

 ⑤ ‘삼가’는 ‘정중히, 황공히’로 모습을 바꿉니다. “실종자 가족 여러분께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는 “실종자 가족 여러분께 정중히 위로하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형태를 바꿉니다.

     

 ⑥ ‘실상’은 ‘실제로, 실지로’가 어울립니다. “실상 죄는 나에게 있습니다.”는 “실제로 죄는 나에게 있습니다.”라고 틀을 바꿉니다. 

     

 ⑦ ‘애석하게도’는 ‘슬프게도, 아깝게도, 안타깝게도’로 생김새를 바꿉니다. “애석하게도 봄날은 간다.”는 “안타깝게도 봄날은 간다.”라고 뜯어고칩니다.

 

 ⑧ ‘원컨대’는 ‘바라건대, 제발’로 맞교환합니다. “원컨대 먹을 것을 좀 주십시오.”는 “제발 먹을 것을 좀 주십시오.”라고 맞교대 합니다.

     

 ⑨ ‘일념으로’는 ‘오로지, 한마음으로, 한결같이’로 모양을 교정합니다.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연구에 몰두했다.”는 “오로지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연구에 몰두했다.”라고 모습을 교정합니다.

      

 ⑩ ‘일익’은 ‘나날이, 날마다’로 형태를 교정합니다. “유럽 열차의 일익 번창하는 이유”는 “유럽 열차의 나날이 번창하는 이유”라고 생김새를 교정합니다. 

    

 ⑪ ‘자못’은 ‘꽤, 정말로, 진짜로, 참으로, 아주’로 바로잡습니다. “신입생이 들어와 자못 기대가 크다.”는 “신입생이 들어와 정말로 기대가 크다.”라고 바루어줍니다.

     

 ⑫ ‘재차’는 ‘거듭, 다시금, 또 한 번’으로 보정합니다. “상사는 오해하지 말라고 재차 강조했다.”는 “상사는 오해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라고 수정합니다.


 일본어 고유어 부사를 모범생처럼 풀이하였습니다. 하지만 틀을 깨도록 해야 합니다. ‘공교롭게도’는 ‘소풍날 비가 오듯’으로, ‘사전에’는 ‘준비 운동하듯’으로, 애석하게도 ‘눈물이 떨어지듯’으로 뇌라는 도화지에 스케치를 해주시면 됩니다. 또한 ‘일념으로’는 ‘한 우물 파듯’으로, ‘일익’은 ‘해 뜰 때마다’로, ‘재차’는 ‘두 번 말하듯’처럼 다양한 여러분의 그림 실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토박이 일본어 투 부사 고치기를 표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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