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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단근 Mar 26. 2022

주인백은 주인이 백 씨인가요?

#13 접미사 고치기

 주택가 공터를 보면 경고문이 보았는지요?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주인백”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백 씨로 착각하기도 하였답니다. 심지어 ‘주인백’이 맞는지 ‘주인 백’이 맞는지 불필요한 논쟁을 합니다. 왜일까요? 이것은 일본어 접미사 백(白)을 그대로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주인백은 주인 알림이나 주인 아룀으로 고치면 됩니다. 하나를 더 들면 ‘결재필’도 씁니다. 이것도 일본어 접미사 필(畢)을 따라 합니다. 그러므로 결재 끝남이나 결재 마침이나 결재 완료로 가다듬습니다. 


 ① 감(感)

 접미사 감(感)은 느낌, 기분,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미시감, 기시감이라고 씁니다. 감도 이해하기 어려운 데 이제는 원어인 자메뷔(Jamais vu), 데자뷔(Déjà vu)까지 사용합니다. 미시감은 ‘낯섦’으로, 기시감은 낯익음이나 익숙함으로 갈아줄 수 있습니다.


 ‘감’은 심리 상태를 나타내면 그대로 쓸 수도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강박감, 거부감, 불안감, 우월감, 자책감 따위가 있습니다. 반대로 심리 상태가 아니면 생략해도 됩니다. 속도감 있게 추진은 속도 있게 추진으로, 존재감 부각은 존재를 부각으로, 책임감 부여는 책임 부여로 짧게 줄입니다. 마지막으로 ‘감’은 명사로 감각이나 능력을 의미합니다. “예능감이 있다.”는 “예능 감각이 있다.”나 “예능 능력이 있다.”라고 교대합니다.


 ② 고(高)     

 접미사 고(高)는 금액과 수량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성고, 매상고, 보유고, 생산고, 수확고, 어획고 따위는 금액과 수량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300억 원의 어획고는 어획 금액 300억 원으로 모양을 고칩니다. 300톤의 어획고는 어획량 300톤으로 모습을 고칩니다.

     

 ③ 당(當)     

 접미사 당(當)은 ‘마다, 씩, 에’로 교정합니다. 한 사람당 4매 예약은 한 사람마다 4매 예약이나 한 사람에 4매 예약으로 형태를 고칩니다. 차량 1대당 500만 원 지원도 1대마다 500만 원 지원으로 틀을 고칩니다.

     

 ④ 대(臺)     

 접미사 대(臺)는 어떤 수나 값이 넘어서 대강의 범위를 뜻합니다. 따라서 가량이나 어치를 쓰거나 ‘이/가 넘다’로 교체합니다. 500억 원대 생산효과는 500억 원가량 생산효과나 500억 원어치 생산효과나 500억 원이 넘는 생산효과로 맞바꾸시면 됩니다. 다만 바이올린 한 대처럼 악기나 차량을 세는 의존 명사로도 쓸 수 있습니다.


 ⑤ 도(度)     

 시간이나 기간에 접미사 도(度)를 붙입니다. 금년 예산이나 올해 예산이 맞는데도 굳이 금년도 예산이라고 씁니다. 일본어에서 접미사 도(度)를 풀이해보면 “연도 밑에서 그 해를 강조한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말에 ‘연도’가 있는데도 굳이 도(度)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작년도 결산은 작년 결산이나 지난해 결산으로 받아주시면 됩니다. 또한 접미사 도(道)는 정도를 뜻하기도 합니다. 신용도는 신용 정도로, 오염도는 오염 정도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180도, 위도 30도처럼 각도, 경도, 온도, 위도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로 사용하면 그대로 써야 합니다.


 ⑥ 물(物)     

 흔히 일본 전통 옷을 기모노[着物]라고 합니다. 일본어 접미사 물(物)은 물건이나 물질이나 눈에 보이는 것을 뜻하는 형식 명사 모노(もの/物)와 비슷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유물은 공유 물건으로, 산소 화합물은 산소 화합물질로, 오락물은 오락거리로 교환할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생략하거나 고유어로 다듬으면 됩니다. 성과물은 성과로, 과제물은 과제나 숙제로, 세탁물은 빨래로 맞바꿔줍니다.

     

 ⑦ 발(發)     

 접미사 발(發)은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 ‘가다, 떠나다, 출발하다’로 해석합니다. 부산발 열차는 부산 가는 열차로 됩니다. 둘째 ‘발신하다, 보내다, 송부하다’ 풀이합니다. 동경발 외신은 동경에서 발신한 외신이 됩니다. 셋째 ‘발생하다, 생기다, 일어나다’로 받아줍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생긴 금융위기가 됩니다. 여담으로 발(發)과 반대되는 도착을 나타내는 착(着)은 국어사전에 풀이조차 없습니다. “인천 공항 착”은 “인천 공항 도착”으로 뜯어고칩니다. 

    

 ⑧ 부(附)      

 접미사 부(附)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날부터 효력 발생을 나타내면 ‘부터, 에, 에서’로 매만집니다. 그러므로 “3월부로 종료”는 “3월에 종료”로 모양을 교정합니다. “오늘부로 확대”는 “오늘부터 확대”로 모습을 교정합니다. 일본어에서 접미사 ‘부(附)’ 와 그날이나 특정일을 뜻하는 명사 자(字)가 의미가 같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부로 종료”와 “오늘 자 종료”는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둘째 조건·소속을 나타내면 ‘달다, 붙이다, 부속되다, 정하다’ 따위로 교정합니다. “기한부 체류자격”은 “기간을 붙인 체류자격”으로 형태를 교정합니다. “중국대사관부 상무관”은 “중국대사관 소속 상무관”으로 틀을 교정합니다.


 ⑨ 별(別)     

 접미사 별(別)은 대로나 마다로 받아줄 수 있습니다. 또한 ‘에 따라’라고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에 따라’는 후치사 상당구로 되도록 쓰지 않습니다. 계절별을 ‘계절에 따라’보다 ‘계절마다’가 더 좋은 표현입니다. 또한 접미사 별(別)은 접미사 당(當)과도 맞바꿈 할 수 있습니다. “마을별 1억 원 지원”은 “마을당 1억 원 지원”으로 변신할 수 있으나, “마을마다 1억 원 지원”으로 마무리합니다.


 ⑩ 분(分)     

 접미사 분(分)은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부분’나 ‘분지’로 갈아 끼웁니다. 3분의 1은 3분지 1로 보정합니다. 이월분은 이월 부분으로 맞교환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성분으로 고칩니다. 염분은 소금 성분으로, 지방분은 지방 성분으로 맞바꿀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분량이나 몫으로 바로잡습니다. 십 인분 식사는 열 사람 몫 식사로 맞받아칩니다.


 ⑪ 성(性)     

 접미사 성(性)은 ‘그러한 성질이 있음’을 나타납니다. 세 가지로 걸려 줍니다. 첫째 감각, 기능, 기질, 본능, 거리, 습성과 같은 다른 말을 넣을 수 있습니다. “균형성이 있다.”는 “균형 감각이 있다.”라고 형상을 변경합니다. “보온성이 뛰어나다.”는 “보온 기능이 뛰어나다.”라고 모양을 변경합니다. “공격성을 가미하다.”는 “공격 본능을 가미하다.”로, “민족성을 반영하다.”는 “민족 기질을 반영하다.”라고 모습을 변경합니다. “오락성이 높은 영화”는 “오락거리 높은 영화”로, “대중성을 반영한 판매”는 “대중 습성을 반영한 판매”라고 형태를 변경합니다.


 둘째 하다, 되다, 있다, 지니다 따위로 고칩니다. “민감성 피부”는 “민감한 피부”로, “유전성 질환”은 “유전되는 질환”으로 틀을 변경합니다. “논리성 문장”은 “논리가 있는 문장”으로, “예술성 음악”은 “예술성을 지닌 음악”로 꼴을 변경합니다.

     

 마지막으로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논리성이 없다.”는 “논리가 없다.”로, “습관성처럼 복용하는 약물”은 “습관처럼 복용하는 약물”이라고 생김새를 변경합니다.


 ⑫ 시(視)      

 접미사 시(視)는 일본어 ‘보다 [見なる]’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접미사 화(化)와 마찬가지로 ‘하다’가 붙습니다. 그러나 ‘보다’로 해석하지 말고, 어떤 가정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가정하다, 간주하다, 삼다, 여기다 따위로 순화하는 게 더 좋습니다. “금기시하다”는 “금기로 여기다.”라고 모양을 손질합니다. “문제시하다”는 “문제로 삼다.”라고 모습을 손질합니다. “적대시하다”는 “적으로 여기다.”라고 형태를 손질합니다.


 ⑬ 여(餘)     

 접미사 여(餘)는 ‘이/가 넘다’나 ‘이/가 지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10여 년 만에 만난 친구”는 “10년 조금 넘어 만난 친구”로 손을 봅니다. “한 시간여 만에 만나다.”는 “한 시간이 지나서 만나다.”라고 형태를 손질합니다.


 ⑭ 용(用)     

 용은 ‘을/를 위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또한 대상이나 상대와도 비슷한 뜻이 있습니다. 어린이용 자전거나 어린이 대상 자전거나 어린이 상대 자전거나 모두 비슷비슷합니다. 다만 ‘을/를 위하다’에 중독되어서는 안 됩니다. 맞다, 쓰다, 사용되다, 적합하다, 되다, 하다 따위로 다양하게 손질합니다. 일회용 물품은 한 번 쓰는 물품으로 탈바꿈합니다. 매립용 철근은 매립하려는 철근으로 치환하시면 됩니다.


 ⑮ 자(者)     

 책을 읽다 보면 글쓴이라고 써도 되는 데 어려운 필자(筆者)라고 씁니다. 독자보다는 책 읽는 이가 친근합니다. 이처럼 접미사 자(者)는 사람을 뜻하므로 ‘사람, 이’로 고칩니다. 다만 작은 물질을 뜻하는 미립자나 중성자 따위나 공자나 맹자처럼 성인을 뜻하면 그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⑯ 정(整)     

 국어사전은 돈에 붙는 접미사 정(整)은 그 금액에 한정된다고 풀이합니다. 그러나 ‘일만 원정’을 ‘일만 원에 한함’이라고 하면 이상합니다. 일본어에서 접미사 정(整)과 같은 말로 ‘이다[なり/也]’를 붙입니다. 그러므로 ‘일 만원’이나 ‘일 만원임’이 더 좋은 표현입니다.


 ⑰ 차(次)     

 차(次)는 네 가지 뜻이 있습니다. 의존 명사로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우연한 기회나 순간을 나타냅니다. 이때는 ‘김에, 는데, 하자마자’와 같습니다. “숙소에 막 도착하려던 차에”는 “숙소에 막 도착하려는 김에”나 “숙소에 막 도착하려는데”나 “숙소에 도착하자마자”는 동일합니다. 이때는 차(次)를 그대로 쓰셔도 됩니다.


 둘째 일정한 주기나 기간을 나타낼 때입니다. 이때는 ‘만’이나 ‘째’로 개량합니다. “결혼 20년 차에 집을 장만했다.”는 “결혼 20년 만에 집을 장만했다.”나 “결혼 20년째에 집을 장만했다.”라고 모양을 갈아줍니다.


 셋째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면 ‘번’을 의미합니다. “수십 차 미국에 출장을 갔다.”는 “수십 번 미국에 출장을 갔다.”라고 모습을 갈아줍니다.


 넷째 접미사로도 사용됩니다. 이것은 형식 명사 ‘을/를 위하다’가 변형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목적의 어미로 손봐줍니다. 다시 말하면 ‘고자, 여고, (으)러, 으(려), (으)려고’로 받아줍니다. “여행차 미국에 왔다.”는 “여행하려고 미국에 왔다.”라고 개조합니다. 여담으로 일본어에서 명사 차(次)는 ‘다음’과 같은 말입니다. 차일은 다음날이고, 차기 대회는 다음 대회입니다.


 오늘 배운 접미사 고치기를 정리해봅니다. 사람은 죽기 전에 가장 진실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붙임을 참조하시어 마음으로 익혀주시기 바랍니다.






화가 하다, 화가 되다

접미사 화를 고치기

     

 저는 그림 그리기를 지독히도 못했습니다. 비단 음악이나 체육도 못했지만, 꼭대기는 미술이었습니다. 심지어 간단한 손 모양을 스케치하는 것도 손을 도화지에 대고 연필로 모양을 그대로 옮겨서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화가가 되겠다는 친구를 보면 ‘내 그림도 대신 그려줘.’라고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오늘 배울 접미사 화(化)는 화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접미사 적(的)과 마찬가지로 접미사 화는 글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나 글쓴이가 접미사 화(化)를 마음대로 쓰면서, 마음에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시원한 풀이는 해주지 않습니다.


 특징을 살펴보면 명사 성질이 강한 ‘적(的)’과 다르게 ‘화(化)’는 동사 성질이 강합니다. 마치 유화물감이 캔버스에 착 달라붙듯 앞말에 한자어가 오므로 ‘하다, 되다’ 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접미사 화(化)는 말속에 ‘되는 것[になること], 하는 것[にすること]’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화하다’나 ‘○○화되다’는 중복 표현입니다. 요즘에는 ‘○○화시키다’도 출연하니, 이것이 우리말인지 슬프기도 합니다.     

 그럼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화가가 되면 됩니다. 화가는 그림을 만들고, 제작하고, 갖추고, 구성할 수 있으므로 이런 말로 색칠해줍니다. “계급화하다, 규모화하다, 문서화하다, 제도화하다, 조직화하다”는 “계급을 만들다, 규모를 갖추다, 문서로 만들다, 제도로 만들다, 조직을 구성하다”로 밑그림을 변경하면 됩니다.


 다른 하나는 고유어를 가져옵니다. 토박이말을 쓰면 문법으로도 옳습니다. 또한 ‘하다’나 ‘되다’로 끝나지 않기에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듭니다. 왜 한자어가 아닌 고유어를 많이 써야 하는 논리에 밀알이 되기도 합니다.  

  ‘가속화되다’는 ‘속도를 더하다’로, ‘가시화되다’는 ‘눈에 보이다’라고 가다듬습니다. ‘간소화하다’나 ‘간편화하다’는 ‘손쉽게 만들다’로 갈아줍니다. ‘고도화되다’는 ‘정교하게 만들다’라고 모습을 고칩니다. ‘고령화되다’는 ‘늙어가다’로, ‘고립화되다’는 ‘외톨이가 되다’로 형태를 고칩니다. ‘고착화되다’나 ‘영구화되다’는 ‘굳어지다’로, ‘구체화하다’는 ‘모습을 갖추다’라고 틀을 고칩니다.


 또한 ‘노골화되다’는 ‘대놓고 하다’로, ‘노후화되다’는 ‘낡아빠지다’라고 교정합니다. ‘대중화되다’나 ‘보편화되다’는 ‘널리 퍼지다’나 ‘널리 알려지다’로, ‘명문화하다’는 ‘문서로 밝히다’라고 모양을 바꿉니다. ‘사문화되다’는 ‘효력을 잃다’로, ‘양성화하다’는 ‘키우다’라고 형태를 바꿉니다.

      

 마지막으로 ‘장기화되다’는 ‘길어지다’로, ‘쟁점화되다’는 ‘논란거리가 되다’라고 틀을 바꿉니다. ‘토착화하다’는 ‘뿌리내리다’로, ‘폐허화되다’나 ‘피폐화되다’나 ‘황폐화되다’는 ‘망가지다’라고 모양을 교정합니다. ‘형상화하다’는 ‘본을 뜨다’로, ‘형해화하다’는 ‘뼈대만 남다’로 모습을 교정합니다.


 만약 접미사 화 다음에 하다나 되다가 붙지 않는다면 ‘기, ㅁ, 음’을 활용하여 고칠 수도 있습니다. 고립화는 따돌림으로, 고령화는 늙어가기로, 조직화는 조직 만들기, 합법화는 법과 일치함, 활성화는 생명 불어넣기로 교대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교과서다운 풀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사견으로는 말에 그림을 그려줘야 읽는 사람이 편안합니다. 계급화되다’는 ‘피라미드가 되다’나 ‘카스트가 되다’로, ‘규모화하다’는 ‘덩치를 키우다’라고 교체합니다. ‘조직화하다’는 ‘조직 근육을 키우다’로, ‘가속화되다’는 ‘불타는 데 휘발유를 붓다’라고 꼴을 교정합니다. ‘가시화되다’는 ‘안구에 보이다’로, ‘고도화되다’는 ‘명품이 되다’라고 틀을 교정합니다.

     

 게다가 ‘고령화되다’는 ‘늙은이가 되다’로, ‘고립화되다’는 ‘세상에 홀로 되다’라고 교환합니다. ‘고착화되다’나 ‘영구화되다’는 ‘콘크리트처럼 굳어지다’로, ‘구체화하다’는 ‘뼈대를 갖추다’나 ‘기둥과 지붕을 만들다’라고 모습을 변경합니다.


 또한 ‘노골화되다’는 ‘얼굴에 철판을 두르다’로, ‘노후화되다’는 ‘수명이 다하다’나 ‘목숨이 다하다’라고 다듬습니다. ‘대중화되다’나 ‘보편화되다’는 ‘동네 개도 다 안다’나 ‘꼬맹이도 안다’로, ‘사문화되다’는 ‘화석이 되다’라고 꼴을 변경합니다.

     

 마지막으로 ‘장기화되다’는 ‘장마처럼 길어지다’로, ‘쟁점화되다’는 ‘방아쇠를 당기다’라고 보정합니다. ‘폐허화되다’나 ‘피폐화되다’나 ‘황폐화되다’는 ‘재만 남다’로, ‘형해화되다’는 ‘해골만 남다’로 생김새를 변경합니다. 

 

  이처럼 접미사 화를 다른 접미사와 달리 방 한 칸 세를 내어 따로 설명한 것은 접미사 적(的)처럼 활발하게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접미사 적은 나름대로 다른 말로 고치는 것을 꽤 발굴하였으나, 접미사 화(化)는 아직까지 많이 채굴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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