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단근 Mar 26. 2022

유튜브가 잘 팔리는 이유

#11 용언으로 고쳐야 하는 접미사 적

 요즘 대세는 ‘유튜브’입니다. 유튜브 영상은 움직이는 그림입니다. 움직임은 동사를 뜻하고, 그림은 형용사를 나타냅니다. 글도 추상스런 관념만 내세우면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움직이는 그림처럼 그려줘야 합니다.     


 그러므로 한자가 붙기에 움직임이 없는 ‘적(的)’을 말랑말랑한 영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일본어에서 명사구를 만들 때 ‘적[的]’이나 ‘적인[的な]’을 넣어 딱딱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동사나 형용사가 중심이 된 우리말은 용언의 관형사형으로 만들어야 말랑말랑해집니다. 이왕이면 용언도 ‘하다’나 ‘되다’와 같이 죽은 것보다 이 땅에서 자란 토종어로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용언으로 고치는 방법은 불가사리처럼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쉬운 용언으로 교대합니다. “가시적 성과”보다는 “눈에 띄는 성과”가 좋고, “근시안적 행보”도 “눈앞만 보는 행보”가 더 움직임이 있습니다.     

 둘째 ‘하다’나 ‘되다’를 붙입니다. 하지만 먼저 쉬운 우리말을 찾고 그래도 안 되면 가지고 와야 합니다. “대립적인 의견”도 처음에는 “맞서는 의견”입니다. 그래도 ‘하다’나 ‘되다’를 붙여야 한다면 “대립하는 의견”이나 “대립되는 의견”으로 가다듬습니다.

     

셋째 ‘을/를 따르다, 을/를 준수하다, 을/를 근거로 삼다, 을/를 기준으로 삼다, 와/과 맞다, 와/과 부합하다’ 따위로 교체합니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복합명사류 적(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학문이나 생각·성격을 뜻하는 말에서 많이 씁니다. “논리적인 설득력”은 “논리를 근거 삼은 설득력”으로 교정합니다. “순리적인 상황”은 “순리를 따른 상황”으로 대신하면 됩니다.

     

 넷째 ‘나다, 발생하다, 지니다, 있다’와 같은 용언으로 손질합니다. “개성적인 화풍”은 “개성이 있는 화풍”으로 손바꿈 합니다. “효율적 배분”은 “효율이 나는 분배”가 잘 맞습니다.

     

 다섯째 문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용언을 찾습니다. “향락적 여행”은 “향락을 추구하는 여행”이 더 어울립니다.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붙임을 참조하시어 하나하나 익혀주시기 바랍니다. 






며느리에도 안 가르쳐 준 비법

부사로 사용되는 ○○적으로 

    

 어떤 시어머니가 매운탕을 잘 끓였습니다. 며느리는 따라 해 보았으나 뭐가 들었는지 모르고 맵기만 하였습니다. 시어머니에게 살아생전 비법을 알려달라고 했으나, 하나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죽음이 다가와서 시어머니에 귓속말로 “어머니 미워요. 매운탕 비법이 뭐지요?”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시어머니는 “미워~~원”이라고 하고 숨을 거뒀습니다. 미원으로 대표되는 글루탐산나트륨(MSG)은 본디 독일에서 발명했지만, 일본에서 재창조하였습니다.      

 MSG처럼 적(的)도 중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일본에서 발명하였습니다. 특히 ‘○○적으로’는 일본어 부사를 활용하였습니다. 부사로 쓰는 적(的)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어 한자어 명사를 이용하여 만든 부사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자어 명사인 순차(循次)와 적(的)이 결합하면 ‘순차적, 순차적인, 순차적으로’를 만드나 모두 ‘차례대로’나 ‘차례차례’를 의미하는 부사입니다. 다른 하나는 일본 고유어 계통의 부사를 ‘○○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전적으로’는 일본어 고유어 ‘맛타쿠(全く)’를 따라한 말입니다. 참고로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적으로’가 접속부사로도 사용됩니다. ‘선제적으로, 우선적으로, 구체적으로, 대표적으로, 결론적으로, 최종적으로, 종국적으로, 예외적으로, 이례적으로’가 있습니다. 

    

 고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대략, 순차, 실제와 같은 한자어 명사로 만든 적(的)은 명사나 관형사나 부사 뜻이 비슷합니다. 다시 말하면 ○○적, ○○적인, ○○적으로 모두 우리말 부사로 고치면 됩니다.      

 둘째 관형사류 적과 부사 ‘○○적으로’가 뜻이 다른 경우입니다. 관형사류 적은 문맥과 맞는 말로 맞교환합니다. 다만 부사로 쓰는 ‘○○적으로’는 일본어 부사에서 유래되었기에 부사로 보정합니다. “단속적 근로자”는 “일이 연속되지 않는 근로자”이지만, “비가 오후부터 단속적으로 내린다.”는 “비가 오후부터 띄엄띄엄 내린다.”라고 변경합니다.

      

 셋째 일본어 부사에서 유래되었기에 ‘○○적으로’는 우리말 부사로 해석합니다. 관형사류 적은 다른 말을 보충해서 고치면 됩니다. 보기를 들면 “이상적으로 결합하다.”는 “완벽히 결합하다”라고 손질할 수 있고, “이상적인 몸매”는 “완벽한 몸매”나 “이상에 가까운 몸매”로 보충해 주면 됩니다. 

     

 왜 이렇게 접미사 ‘○○적으로’를 다양하게 풀어야 하나요? 이것은 국어사전이 일본어 사전을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입니다. 국어사전에서 ‘상시’는 명사로 풀이하지만 실제로는 부사에 가깝습니다. “그는 아내의 사진을 상시 지니고 다닌다.”는 “그는 아내의 사진을 늘 지니고 다닌다.”라고 해석됩니다. 하나를 더 보면 ‘실제’는 “실제 사실”처럼 명사로도 사용되지만 “실제 효과를 보았다.”는 “실제로 효과를 보았다.”라고 부사로 풀이합니다. 이것은 일본어 ‘실제(實際)’가 명사와 부사로 쓰는 용법을 그대로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내려 봅니다. ‘○○적으로’는 대부분 일본어 부사를 따라서 창조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말 부사로 고쳐줘야 합니다. 음식은 마지막 한 입까지 먹어야 하지요. 붙임을 참조하시어 익혀 주시기 바랍니다.




이전 10화 배꼽을 잡아먹은 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