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고도 2350미터 멕시코시티에서 1박하면서 고산 적응하기
★ 1일차 이동 경로 및 비용
(비행기) 대한민국 서울 김포 공항(GMP) →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HND) : 일본 아나항공 (마일리지 발권), 2시간 소요
(지하철) 도쿄 하네다 → 도쿄 나리타 : 도쿄 지하철(1,800엔), 1시간 35분 소요
(비행기)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NRT) → 멕시코 멕시코시티 공항(MEX) : 일본 아나항공 (마일리지 발권, 약 20만원), 13시간 소요
(승용차) 멕시코 멕시코시티 공항(MEX) → 멕시코시티 알라메다 이비스 호텔 : 우버 택시 (약 240페소(17,000원?), 40분 소요
(멕시코시티 이비스 알라메다) 멕시코시티 지하철 후아레스(Juarez)역 바로 앞. 1박에 7만원 정도
★ 멕시코시티 1박을 결정한 이유
(1) 2350미터 멕시코시티에서 1박 하면서 고고도에 몸을 적응시켜보자
1주일 라틴 아메리카(중미 + 남미)로의 여행은 시차와 고산병과의 싸움이다. 한국과 거의 정반대인 남미의 주요 도시에 도착한 직후부터 낮과 밤이 바뀌는 신체 리듬에 적응해야하는 것도 어려운데, 한국에서는 경험조차 할 수 없는 고산병이라는 생소한 병과의 싸움을 이겨야하는 1주일 여행이다. 이 2가지 난관을 그나마 완화시켜주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가급적 적은 환승과 소요 시간의 항공편을 이용하여 몸이 덜 피곤한 상태에서 남미 도착하는 것이다. 물론 금전적 여유나 마일리지 여유가 있다면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여 충분한 휴식을 기내에서 취하면서 남미까지 날아가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태평양을 건넌 후 맞는 첫 번째 기착지인 멕시코시티에서 1박을 하면서 장시간 비행(2시간비행+7시간환승+13시간비행 등 총 22시간 소요)에 대한 피로도 풀고, 고도 2350미터인 멕시코시티의 고산에 몸을 적응할 생각으로 1박 결정했다.
(2) 남미 볼리비아 라파스로 가는 항공권은 아비앙카(콜롬비아 국영항공사)
볼리비아 우유니로 1주일간 떠나는 이번 여행의 시작은 바로 편안한 출발 항공권의 확보부터 시작되었다. 정말 우연히 재수좋게 서울 김포 출발, 도쿄 경유, 멕시코시티에 도착하는 일본 아나항공 비즈니스 좌석을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출발 2주 정도 전에 득템한 것이다. 비록 24년 8월 1일부터 매일 인천과 멕시코시티를 왕복하는 에어로멕시코 항공이 코로나 이후 3년의 공백을 깨고 재취항을 했지만, 취항 초기라 항공권 가격이 매우 사악하게 형성이 되어있다(왕복 250만원 이상). 따라서 남미로 떠나는 많은 분들이 일본 항공(JAL)을 이용하여 미국 LA, 혹은 뉴욕을 경유하여 남미로 들어가는 항공권을 왕복 200만원 이하로 구입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남미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중미 국가, 즉 멕시코를 경유하는 것이 제일 빠르다. 그래서 남미로 가는 최고의 항공권은 20시간대의 비행시간과 2회 이하의 환승이면 최고의 항공권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 남미 1주일 여행의 시작점(베이스캠프)는 볼리비아의 행정수도 라파스 옆 고도 4100미터에 위치한 라파스 엘알토 국제공항(공항코드 LPB)이다. 2024년 9월 기준으로 라파스 국제공항에 취항하는 국제선 노선은 2개다. 페루 리마(LIM) - 볼리비아 라파스(LPB), 그리고 콜롬비아 보고타(BOG) - 볼리비아 라파스(LPB). 따라서 한국 인천 - 미국 LA - 콜롬비아 보고타 - 볼리비아 라파스, 혹은 한국 인천 - 미국 LA - 페루 리마 - 볼리비아 라파스 중 하나가 제일 빨리 볼리비아에 입국할 수 있는 항공노선이다. 다만 페루 리마에서 볼리비아 라파스까지 운항하는 라탐 항공은 원월드 계열이기 때문에 마일리지 발권이 불가능했다. 이에 반하여 보고타에서 라파스까지 운항하는 아비앙카는 스타얼라이언스 계열이라서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로 발권이 가능했다. 다만 미국 LA에서 콜롬비아 보고타까지 구간은 보너스 항공권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멕시코시티(멕시코) 출발 - 보고타(콜롬비아) 경유 - 라파스(볼리비아) 도착 구간은 날짜별로 마일리지 좌석에 여유가 있었기에 멕시코시티를 중간 기착지로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멕시코시티 1터미널 입국 과정
금요일 오전 8시에 한국을 출발하여 약 22시간 후인 금요일 오후 3시경에 라틴 아메리카 최대 국가, 미국의 남쪽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 1터미널에 비행기는 사뿐이 내려앉았다. 드디어 아시아에서 바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중미로 직방 넘어온 것이다. 비행기가 게이트에 정차하고,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도 된다는 시그널이 울리고, 항공기 문이 열렸다. 그런데 갑자기 멕시코 느낌의 뚱뚱한 아저씨가 기내로 들어오더니 마이크를 잡고 방송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스페인어, 나중에는 영어. 그런데 영어는 거의 알아듣기 힘들다. 스페인어 중에 숫자를 하나 알아들었다. 씽꼬(Cinco). 5라는 뜻인데... 이건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수하물을 찾는 칸 번호 아닐까 추측이 되지만, 일단 나가보면 확인이 가능할 것 같다.
멕시코시티는 무더운 한국에 비하면 더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서늘하면서 살짝 건조한 느낌까지 든다. 기내 인터넷으로 확인했을 때 멕시코시티 기온은 25도 정도로 한국의 초가을 날씨 정도. 저녁엔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었기에 빨리 입국수속 후 짐찾아서 시내 호텔로 가서 쉬고 싶었다는 생각만 간절했다. 더구나 나이가 들어서는 기내식 소화가 참 더뎠다. 젊었을 때에는 승무원에게 부탁해서 기내식을 2개씩 먹고도 배가 고팠는데, 지금은 하나도 버겁다.
멕시코시티 1터미널 입국관리소는 자동입국과 일반입국으로 나뉜다. 그리고 자동입국이 가능한 국가의 국기가 표시되어있는데, 그 중 태극기가 보였다. 아싸 ~ ! 입국 이민국 직원에게 질문받을 필요 없이, 한국 공항처럼 입국 기계에 여권을 스캔하고 사진을 찍으면 바로 입국이 되는 것이다. 다만 입국 기계가 절차를 마치면 하얀색 바우처(종이)를 발행한다. 종이에는 큐알과 함께 출국 시까지 보관하라는 문장이 분명하게 씌여있다. 오케이! 여권 속 속지 사이에 끼워서 소중히 보관하자.
자그마한 입국 면세점을 지나 수하물 찾는 곳을 확인하기 위하여 모니터를 찾는데, 모니터가 없다. ㅠㅜ 한국의 경우 입국 수속을 마치면 길다란 모니터에 도착 항공편의 수하물을 몇번에서 찾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대형 모니터가 있는데, 멕시코시티 1터미널에는 그 모니터가 없다. 그래서 멕시코 아저씨가 기내까지 들어와서 수하물 찾는 번호를 말했나보다.^^;;; 일단 5번으로 가보니, 비행기에서 봤던 사람들이 서있네. 나의 스페인어 히어링은 아직 괜챦네.
수하물을 찾은 후 세관에 신고할 것이 없기에 그린 라인에 줄을 서서 나가는데, 나를 딱 잡고는 빨간 곳으로 보낸다. X-레이에 모든 짐을 통과시킨 뒤 다시 챙겨서 나가려는데, 저쪽에 가서 짐을 열어서 검사하라고 한다.
엥? 아니 이게 뭐여?
알고보니, 요즘 멕시코시티 세관에서는 아시아에서 오는 항공편에 대하여 음식물 반입을 매우 철저하게 조사를 한다고 한다. 이건 세관이 아닌, 검역이다. 특히 음식에 대한 검사, 특히 진공 포장되어있지 않은 것에 대하여 하나하나 다 열어보고 확인하고, 맞지 않으면 압수한다. 라면이나 햇반, 컵반 같이 조리가 되어 진공포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는데, 한국에서 싸온 반찬 등은 자칫 잘못하면 압수될 수도 있을 듯 하다. 나보다 앞서서 검사받던 한국인은 진공포장된 생쌀이 걸렸다. 바로 쓰레기통으로 ㅠㅜ
★ 멕시코시티 1터미널에서 시내 호텔로 우버타고 이동
약 2년 전부터 멕시코시티 공항에서는 우버를 이용할 수 없었다. 공항 택시기사들의 횡포로 우버 기사들의 공항 출입을 막은 것이다. 그래서 생긴 대안이 터미널 1과 육교로 연결된 호텔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우버호출을 하는 것이었다. 헌데 2024년 8월말 기준으로 공항 1층에서 우버 호출 및 탑승이 가능하도록 변경되었다. 물론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시내까지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지하철을 타고도 갈 수도 있다(나는 2개를 모두 이용해봤음). 하지만 편의성과 안전성, 그리고 가성비까지 고려한다면, 더구나 이곳이 생애 처음 도착한 중남미 도시라면? 무조건 우버다! 그래서 한국에서 우버앱을 깔고, 결제카드까지 등록하고 중남미로 날아오시라고 얘기하는 것이고... 시내까지의 우버 요금도 1만원대이기 때문에 유럽 왠만한 도시의 공항철도 요금 정도다.
우버로 호출한 차량은 5분 내 도착을 했다. 짐을 싣고 멕시코시티 지하철 후아레스역 바로 앞에 위치한 이비스 호텔 알라메다 지점으로 출발한다. 우버 앱을 통하여 현재 나의 위치, 도착 예정시간 등이 계속 공유가 된다. 이게 우버의 안전성이다.
차창 바깥으로 보이는 멕시코시티 날씨는 화창하다. 기온은 약 25도. 한국에 비하여 습도가 낮아서 약간 가을 느낌이다. 다만 햇쌀은 살벌할 정도로 쎄게 느껴진다. 멕시코시티 도시의 전체적인 느낌은 습도가 제거된 건조한 방콕 느낌이다. 잘 정리정돈된 세련된 도시 이미지를 주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낙후된 도시는 아니다.
간만에 라틴 아메리카 도시를 눈으로 감상하길 30분. 목적지 호텔에 도착했다. 멕시코시티 공항은 시내와 가까워서 차가 막히지 않는다면 면 30분 정도면 시내 어느 호텔이든 충분히 도착 가능하다. 요금은 우버 앱에서 카드결제로 선택했다면 추가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 그때 앱에서는 기사에 대한 평가, 추가 팁 등을 선택할 수 있다.
★ 멕시코시티 이비스 호텔에서 여행용 쿠커 사용 개시
이비스 알라메다 호텔 체크인 후 방에 들어가니, 온 몸에 힘이 쫘악 풀린다. 짐도 풀지 않고 일단 침대에 누웠다. 잃어버릴 것을 염려하여 몸에서 한시도 떼지 않고 있던 쇼울더 백(여권, 현금, 카드 등이 들어있음)도 벗어서 침대에 던져놓으니 몸이 날아갈 것 같다. 긴 심호흡을 한번 하면서 길었던 기나긴 오늘의 여정을 한번 복기해본다. 멕시코와 한국 간의 시차는 - 15시간이다. 따라서 오늘 나의 하루는 24시간 + 15시간 = 39시간이다. 일반적인 하루의 따블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으니 어찌 피곤하지 않을 수 있으리요.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가 약간 안된 시간이었다. 일단 요기를 해야한다. 바깥에 나가서 식당을 이용하기에는 살짝 두렵다. 비록 2년 전에 왔었지만, 모든 것이 낮설게 느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여행용 쿠커다. 쿠커를 이용하여 한국에서 갖고 온 컵반, 컵라면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앞으로의 일정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밤에 움직이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내일 새벽부터 움직이는 것이 좋을지...
한국 음식으로 저녁을 든든히 먹으니, 갑자기 용기가 충만해진다. 그래, 간만에 왔으니 나가보자! 뭐 별일있겠어?라는 긍정적 생각이 머리를 가득채운다. 창문으로 바깥을 보니 날씨가 꽤 흐리다. 날씨 앱으로 멕시코시티 날씨를 검색해보니 저녁 6시 이후에는 비가 내릴 확율이 90%를 넘어간다. 이러면 거의 비가 내린다는 것인데... 일단 방수자켓 속에 쇼울더백을 메고, 가벼운 가방을 하나 들고 바깥으로 나갔다. 후아레스역 인근에는 길거리 노점상들(타코를 파는 가게들)이 꽤 많은데, 거의 철수 준비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갑자기 바람이 쎄게 불기 시작하면서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 ~~~! 일기예보가 정확했네. 일단 다시 호텔 방으로 들어갔다. 가서 우산을 들고 다시 나갈 것이냐? 아니면 오늘은 저녁에 방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낼것이냐?를 고민하고 있는데, 창문으로 번개가 보인다. 아싸 ~ ! 오늘은 호텔방에서 시간을 보내자. 단, 시차 적응을 위해서 잠은 최소한 저녁 9시에서 10시까지 버티다가 자야 내일 새벽 4~5시에 일어날 수 있어 시차적응에 용이하다는 것만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