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고 잔잔한 자연스러움을 찾아서
휴식이란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일까.
혹은 나를 둘러싼 주변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일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무기력의 상태를 오랜 기간 겪어본 적이 있다. 돌아봤을 때 그러한 상태는 무겁고 피곤한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 시간을 진정한 휴식이라 할 순 없었다.
도리어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진정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므로 나에게 휴식이란 ‘지금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상태’라 할 수 있겠다. 오감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할 때 나는 움직이고 있지만 휴식 중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 오감이 원하는 휴식은 어떤 걸까.
잔잔하지만 처지지는 않는 음악을 들을 때. 때론 어떠한 인위적인 소리, 미디어의 소리를 모두 끄고 자연 속의 풀벌레 소리, 매미 소리,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을 때 쉰다고 느낀다.
아름다운 것과 색깔들을 채울 때 쉰다고 느낀다.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볼 때, 해 질 무렵 하늘과 땅의 경계가 풀어지며 하늘빛과 오렌지빛이 뒤섞일 때, 아름다운 그림들을 볼 때 두 눈은 비로소 휴식한다.
나와 우리를 위한 요리를 할 때, 완성된 요리를 맛볼 때 쉰다고 느낀다. 조미료가 가득한 음식들은 여러 번 먹다 보면 미각이 자극적인 맛에 길들고 속이 불편해지기 십상이다. 신선한 재료를 다듬고, 재료들의 향을 느끼면서 요리하고 맛보고 느낄 때 비로소 휴식한다.
바르는 화장품의 가짓수도 줄이고, 부드러운 면으로 된 옷을 입는다. 그리곤 차분하고 마음에 드는 향이 담긴 자극이 적은 로션을 바르며 피부를 소중히 대해준다.
늘어놓다 보니 나에게 '휴식'은 자연에 좀 더 가깝고, 단순하고, 잔잔한 일상의 자연스러운 상태를 의미한다는 걸 알게 된다. 물론 글쓰기도 내 생각을 꺼내 놓고, 생각이 머물고 마음을 살펴보고 쉬어갈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기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휴식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