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덕분'에

독한PD 에세이

by 독한PD

2020년 1월 24일



"PD님 덕분에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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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군대를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다>의 장재훈 저자가 나에게 말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내 글을 읽고 용기 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고 내 덕분이라며 나에게 고마워했다. 내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은 유튜브의 본질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한 글이었다.


글 내용은 유튜브의 본질은 기록이기에 지금 당장 스마트폰으로 내 일상을 촬영해서 업로드하라고 했다. 미국의 유명한 유튜버도 유튜브는 헐리우드가 아니라고 했다. 자기 자신을 기록한 브이로그 영상을 자주 업로드하면서 구독자가 더 늘어났다고 했다. 우리는 유튜브는 하고 싶은데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편집하고 음악 넣고 자막 넣고 할 생각을 하니 포기하고 실행하지 않는다. 유튜브를 영상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업로드해서 친한 지인과 공유하면 된다. 이게 시작이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가 나만의 콘텐츠를 발견하면 그때부터 편집도 배우고 자막도 넣어보고 전략적으로 콘텐츠를 만들면 된다.


사실 유튜브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덕분’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덕분’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이다. 한자로는 큰 덕자에 나눌 분자를 써서 '덕을 나눈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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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덕분’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당신 덕분입니다’라고 말을 한 사람은 감사의 표현이며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작지만 누군가에게 작은 나눔을 주었다는 생각에 기쁨이 샘솟게 하는 말이다. 장재훈 저자가 부족한 내 글을 읽고 나 덕분에 유튜브를 할 수 있었다는 말에 고맙기도 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내 작은 글로 도움을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덕분’이라는 말이 있다. 2012년 EBS극한직업 <호스피스 병동 24시> 아이템으로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을 10일간 촬영을 한 적이 있다. 호스피스 병동은 더 이상 치료가 안 되는 말기 암 환자들이 오는 병동인데 임종 직전까지 환자도 살아야 하니 통증을 조절해주고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죽음을 받아들이며 돌보는 곳이다. 회진 중 어느 할머니가


“언제 죽을까?”라고 말하자


호스피스 병동 김여환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죽는 거 생각하시면 따님이 너무 슬퍼서 매일 울어요. '내가 네 덕분에 (남은 생) 예쁘게 살아갈게’ 이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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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에게 호스피스 병동 의사가 해준 따뜻한 위로였다. 여러 해가 지났지만 나는 촬영하면서 김여환 의사가 할머니에게 했던 말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덕분’에 라는 말이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고 가슴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단어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덕분’이라는 말을 얼마나 쓸까? 2020년에 당신 ‘덕분’에 라는 말로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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