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불안이 내 마음을 침범하고, 우울이 그 자리를 넘나들 때 우리는 금세 무력해집니다.
마치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 같고, 이 고통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죠.
그러나 그 순간에도 우리는 호흡을 하고 있습니다.
호흡을 하고 있는 한, 우리는 멈추어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매 순간 변화하고 있으며, 달라지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고통도, 성장도 그 자리에 고정된 채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변화는 거창하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아주 미세한 호흡의 리듬, 하루 중 달라지는 마음 결, 아침부터 있던 두통이 아주 조금 옅어진 걸 안 순간 속에 이미 담겨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우리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고통의 무게 또한 오르락내리락하며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가 명상입니다.
단순히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나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시간이에요.
알아차림을 위한 준비입니다.
눈을 감고 살펴보세요.
심장이 두근거리는 리듬이 매 순간 다르다는 것, 손끝의 열감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느껴보세요.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에만 집중하다 보면 잡념이 흩어지고,
바디스캔을 통해 몸 곳곳이 그대로 존재함에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릴 때는 방 안에 놓인 사물들의 제자리를 바라보기도 하고,
내 두 발이 땅을 단단히 딛고 있다는 사실을 느껴보세요.
내 마음과 몸이 통합되어 지금 여기에 존재합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 경험은 혼란 속에서도 내가 여전히 버티고 있고,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으며,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한걸음 나가 산책해 봐도 좋구요.
은은하게 변하고 있는 나무의 색을 쫒는 내 눈동자,
바람에 흐르는 공기를 느끼며 걷고 있다는 것은,
내가 능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치유와 성장은 어느 한순간의 변화가 아니라 작은 감각의 알아차림들이 쌓여 만들어집니다.
불안과 우울이 찾아올 때, 그것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지금 여기의 몸과 호흡에 집중하며
‘나는 이미 잘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시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