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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에게 친구가 있는 건 그가 OO하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스트는 본능적으로 사람을 업신여기는데 어떻게 친구가 있을까

그 사람은 진짜 못됐어.

이런 말이 절로 나오는 인간 군상이 있다.

 

그는 타인을 괴롭히려고 뾰족한 말을 얄밉게 내뱉는다.

무안해하고 상처받는 상대를 보며 쾌감을 느끼는 듯하다.

순하고 공격성이 낮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나르시시스트를 외면해야 한다

그는 타인이 자신을 빛나게 해 줄 도구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남을 밟아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처세술로 사람들을 힘들게 만든다. 

정신적 독립을 이루지 못했기에 남을 의존해 자존감을 얻으려고 희생양 후보들을 찾아다닌다.


놀라운 점은 성품이 나쁜 사람도 친구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부류라서 동질감으로 뭉친 건지 아직 상대가 그의 실체를 몰라서 친하게 지내는지 모른다. 

어쨌든 그들은 미주알고주알 일상을 공유하며 서로 격려와 응원을 주고받는다.

나르시시스트의 본모습은 추악하다. 그들에게 못된 성품은 늘 내재되어 있기에 언젠가 본성을 드러낸다. 

나르시시스트는 못됐다.


나르시시스트는 못되게 구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막상 누군가가 그런 모습을 지적하면 시치미를 뗀다. 

본인이 공격적으로 말한 것은 타당한 이유가 있으며 상대의 문제점을 비판했을 뿐이라고 변명한다. 


못된 천성을 지닌 나르시시스트도 친구가 있다. 

물론 속마음을 진솔하게 나누는 보편적인 친구란 개념과 거리가 있지만 말이다. 


나를 일거수일투족을 비난하는 그가 다른 이들에게 어떤 태도로 대하길래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다음 사례로 나르시시스트가 친구를 사귀는 게 가능한 이유를 알아보자. 

물론 친구가 없는 극강의 나르시시스트인 경우도 별첨하겠다. 


여기에 나온 사람처럼 행동한다고 무조건 나르시시스트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나르시시스트는 의도적으로 이런 처세술을 반복해 사람들에게 환심과 미움을 얻는다.   

뒤에서 날 비웃고, 내가 난처한 상황을 겪으면 옆에서 좋아하던 얘가 있었다

같이 취재현장만 가면 들릴 듯 말듯하게 날 욕하던 B는 싫어하는 티를 교묘하게 냈다. 


내가 사무실 문을 여는 타이밍에 맞춰서 큰소리로 욕하기. 

B랑 같이 있는 사람한테 인사하면 옆에서 비웃는 듯한 표정 짓기.

이런 일은 예사였다.   


심지어 핸드폰 연락처에 내 이름을 지우고, OO물질이라고 저장했다가 한심하게 사람들에게 들키기도 했다. 

걔는 나에게 보이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어도 조용히 뒤에서 불평할 뿐이었다

그랬던 걔도 점심시간에 동기들과 웃으며 식당으로 향한다.

다른 부서의 친구와 사이좋게 맞담배를 피면서 수다를 떨고, 단짝과 나란히 산책도 다녀온다.


심지어 B는 사무실 입구에서 사장님이 먼저 들어가라고 출입문 카드를 대신 찍어주는 과도한 친절까지 선보였다(사장님이 문을 열어달라고 한 게 아니라 그가 자발적으로 택한 봉사다).


비위를 맞추고 싶어 카드를 찍는 내내 상사의 표정을 살피는 그를 보면, 나를 적으로 생각해 적대적이고 저급하게 나온 태도가 떠올라 이질감마저 느낀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깍듯이 예의를 갖추는지 누군가는 B를 이렇게 평가했다.


- 진짜 착한 것 같아. 

C는 A를 따돌리려고 다른 사람에게만 의도적으로 커피와 간식을 돌리기도 했다

[형이 정말 좋아요.]


차 안에서 A에게 육두문자를 날린 뒤 지갑을 집어던졌던 C가 단체 대화방에서 자신의 선배에게 보낸 문자다. 


그는 선배가 좋다며 애교를 떨다가 귀여운 이모티콘을 마구 투척했다. 

C의 선배가 상황에 어울리는 이모티콘이 아니라고 핀잔을 줘도 걔는 마냥 좋단다. 

C는 반말로 내가 뭘 어쨌냐고 따지며 지갑을 던졌다. 친구에게 A와 트러블이 있던 걸 고자질한 적도 있다. C의 친구는 우정을 과시해 단체 대화방에서 A의 말을 따라하며 조롱했다

C는 운전하면서 사이드미러가 A의 어깨에 가려진다고 반말을 뱉어냈다. 

그 아이는 온갖 짜증을 내며 A의 어깨 밑을 손으로 툭툭 쳤었다.

A는 별 말을 하지 않았지만 C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어이가 없었다. 


A가 내버려 두자 걔는 정신이 반쯤 날아갔는지 계속 무례하고 경박한 태도로 패악을 떨었다.

 

단체 대화방에서 C의 문자를 본 사람이 맞춤법이 틀렸다고 장난쳐도 걔는 실없이 웃을 뿐이다.


회식할 때 그는 상사가 묻는 말에 꼬박꼬박 성실하게 답한다. 

각을 잡은 자세로 예의를 갖추는 모습에서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이런 행동만 보면 C도 착하고 둥글한 성격을 가진 것 같다. 

누구나 가면을 쓴다. 가면을 쓸 때와 벗을 때 온도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면 그는 나르시시스트일 수 있다

저 사람들의 페르소나는 여러 개라서 특정 사람에게만 악독한 자아를 표출했던 걸까.


혹시 내가 잘못된 사람이라 그 사람이 유난히 까탈스럽게 나왔는지 스스로를 의심한다.  


아니면 내가 큰 상처를 줘서 트라우마에 시달린 그들이 지나치게 방어하는 것인지 고민한다.

직장생활에서는 적당히 가면을 쓰다가 갑자기 급발진하면서 가면을 벗어던지는 경우를 만나기도 한다

D의 일을 E가 도운 적이 있다.


D가 E에게 일을 하청 주는 거라서 E가 자신의 위치에 불만을 가질 수 있는데도 서로 무난하게 지내는 듯했다.

그러다가 작은 일 하나로 본격적으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E가 아파서 결근하겠다고 D에게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

아픈 건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D의 경악스러운 답장이었다.

외근해서 밥을 사 먹게 되면 영수증을 첨부해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아픈 걸 증명하려면 사진을 찍어야 해?

[그럼 얼굴 사진 한 장 찍어서 보내봐요.]


아파서 허옇게 뜬 얼굴을 직접 찍어서 보내달라고?

셀카를 요구하는 D의 답장에 E는 큰 충격을 받았다.


D는 E가 아프다는 사실을 의심했다.

백번 양보해서 아프다는 사람의 말을 미심쩍어할 수 있다고 치자.  

그렇다고 사진을 보내서 정말 아픈 게 맞는지 증명하라는 건 황당한 발상이었다.


물론 그 발상이 해괴망측하다는 사실을 D도 몰랐겠지.  

그걸 알 사람이라면 애초에 셀카를 찍으라고 요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는 늘 이유가 있어서 상대를 하대했다고 주장한다. 다 남 탓이다

납득하기 힘든 D의 행각은 사실 그게 처음이 아니었다.


예전에 D가 F에게 전문가를 섭외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F는 전문가와 인터뷰 일정까지 맞춘 후 D에게 연락했다.  


전문가의 소속기관과 이력을 확인한 D는 화를 냈다.

F는 예상치 못한 반응에 무척 당황했다.


- 왜 이런 사람을 섭외해? 우리 아이템 얘기를 잘해줄 사람을 섭외해야지.


그는 F가 섭외한 전문가가 취재 내용에 부합하는 인물이 아니라고 짜증을 냈다.  

나르시시스트의 언행은 앞뒤가 안 맞을 때가 많다. 모순의 집합체, 내로남불의 결정체가 나르시시스트의 실체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D의 다음 행보였다.  

그는 F의 섭외력을 비난한 다음 F가 섭외한 바로 그 전문가를 인터뷰하러 유유히 떠났다.


정말 취재에 필요 없는 사람이라면 아예 약속을 취소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F는 의문이 들었다.

전문가를 잘못 섭외했다고 구박했으면서 정작 그 사람을 인터뷰한 것은 모순된 태도 아닌가.


인터뷰한 이유에 대해서 D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이유를 물어본다면, F가 일정을 잡아버려서 억지로 갔다고 말했을까.

D는 적절한 상대를 고른 후 그를 낮춰보면서 신경질냈다. 선배들에게는 저런 태도를 절대 보이지 않았다

D는 G와 협업할 때도 오만한 제스처를 취했다.

감정이 상한 G는 일을 다 마치고도 일부러 결과물을 늦게 줬다.   

밤에 파일을 받게 된 실질적인 내막을 당사자인 D는 몰랐다.


언젠가 사무실에서 D는 H와 큰소리로 싸우기도 했다.  

D가 지나치게 까칠하게 굴어서 사달이 난듯했다.


생각해보면 D는 본인의 팀을 돕는 I팀 사람들을 유난히 박하게 대했다. 

그와 트러블이 생긴 대부분의 사람들이 I팀 팀원들이었다.

나르시시스트와 사이가 틀어지는 건 성격이 안 맞아서 사이가 멀어지는 것과 다르다. 나르시시스트는 고의적으로 상대를 폄하하고 거짓말을 해서라도 타인을 하대한다 

단순히 서로 성향이 달라서 문제가 생겼던 걸까.

아니면 정말 E, F, G, H가 일적으로 실수해서 D가 화를 낸 것뿐일까.


일단 ‘다름’ 때문에 사이가 틀어지는 건 아닌 듯했다.  

성향 때문이라면 D는 I팀 사람들 뿐 아니라 타 부서의 사람들과도 사이가 틀어져야 자연스럽다.


그리고 정말 E, F, G, H 가 일을 못하면 다른 직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D 말고는 그들을 소리 높여 비난한 경우가 없었다.  


근본적인 원인제공자는 D였다.

가끔 그가 다른 데서도 본성을 드러낸 일은 있었다.

나르시시스트도 가끔씩 의도치 않게 자아를 흘리기도 한다

한 취재원이 회사 앞으로 D에 대해 항의하는 공문을 보낸 적이 있다.  

D가 취재할 때 비상식적으로 행동해서 무척 곤혹스러웠다면서 회사에서 주의를 달라는 내용이었다.


상사는 이게 무슨 말이냐며 D에게 자초 지경을 물었다.

하지만 그는 얼굴만 빨개진 채 대답하지 못했다.


상사 앞에서 민망해하며 땅만 쳐다보는 D가 다른 데서 어떤 태도로 일관했는지 아마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D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누군가는 차별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건 양심에 맞게 본능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도 친구가 있다. 

왜냐면 그들도 사람을 가려서 대처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막가파는 아니기에 아무한테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나르시시스트는 철저한 차별주의자다. 

짜증을 받아줄 것 같은 사람들, 함부로 대우해도 불이익이 없다고 느껴지는 이들에게만 나르시시스트적 면모를 뽐낸다.


물론 친구가 없는 나르시시스트도 있긴 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도 차별주의자다.  

나르시시스트는 비정상적인 인정 욕구 때문에 서열 속에서 강자와 약자를 뚜렷하게 구분한다. 강자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고개를 숙이고 약자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고개를 쳐든다

J는 자신의 일을 도우러 타 부서에서 건너온 A에게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 제가 원래 막 신경질을 내요.


본인과 일하려면 신경질을 받아달라는 뉘앙스였다.  


비상식적인 발언을 당당하게 지껄이는 그의 심리가 무엇일까.

J가 자청해서 비호감의 길로 다급하게 들어서는 의도가 무엇일까.

 

결국 나르시시스트의 유치하고 저급한 행동은 낮은 자존감을 조금이라도 올리고 싶다는 목마름에서 기인한다.

남이 묻지도 않았는데 자꾸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과시하는 게 나르시시스트의 특기다

J는 팀원들끼리 차를 마시다가 이런 말을 했다.


- 나는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엄청난데, 자존감은 바닥이에요.


특정 프로젝트를 성사하려고 갑자기 모인 팀이라 아직 서로 낯설었다.  

그런데 J는 친한 사람끼리 어쩌다 한 번 나눌 법한 ‘자존감’이란 개념을 말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해서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주제였다.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몰라 다들 난처해했고, 아무도 대답해주지도 않았다.

자존감 얘기 때문에 어색했던 대화의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사실 자존감이 낮다는 말도 하고 싶었겠지만 그가 진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직업적인 프라이드 일지 모른다

그리고 프라이드가 엄청난다는 말은 안 하는 게 나았다.  


평소에도 J는 상당히 거만했다. 

선배들이 어린애 취급해도 반박하지 못했던 그가 타 부서 사람이나 인턴들 앞에서는 한껏 고개를 쳐들었다.


통성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에 팀은 같이 밥을 먹었다.

그때 J는 A에게 신문을 몇 종이나 읽어보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질문한 다음 그는 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매일 자신은 신문을 OO종이나 읽는다고 기세 등등한 말투로 덧붙였다. 

결국 J는 본인 자랑을 하고 싶어서 질문을 던진 것뿐이었다. 


우연히 같은 식당에서 J의 행동을 지켜본 누군가가 그를 평가했다.


- J는 건방져. 


그는 신문을 OO종이나 읽기 때문에 괜찮은 존재임을 빨리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급하게 추진하다 보면 탈이 나는 법이다.


J는 힘들이지 않고 속전속결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신문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무례하게 말하는 빌런이 돼버린 것이다. 

타인의 평가에 나르시시스트는 민감하다. 과도하게 자신을 자랑하는 것도 남을 의식하는 행동이다

그러니까 프라이드가 높다고 말해봤자 잘난척하는 태도가 부각되니 좋을 게 없다.

그 말로 이미지가 실추되는데 자존감이 낮다는 고백까지 하니 두 배의 역효과가 났다. 


평소에도 J는 늘 혼자 다녔다.


점심시간에도 함께 밥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고기까지 구워 먹었다.

생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뒤집고 자르는 일을 말없이 홀로 진행했다.

   

많은 선배와 후배들이 있는데도 그 안에서 마음을 터놓을 단 한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지레 공격당하지 않으려고 다양한 방어기제를 쓴다.

그의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은 방어기제 탓도 있다.

 

- 제가 원래 막 신경질을 내요.


A는 J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그가 혼자 말한 거다. 


그리고 신경질을 잘 낸다는 것은 예민하고 쉽게 상처받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신경질 내는 유형을 무조건 싫어한다. 


처음부터 자신의 결점을 말하면 상대는 미리 멀어지고 싶어 한다. 

그는 낯선 사람에게 무시당할까 봐 두려운 건지 아니면 과시욕구가 꿈틀거린 건지 무리수를 투척했다.  

나르시시스트는 사회가 곧 계급사회라고 여긴다. 나르시시스트의 시선이 편협하고 단선적이라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그의 태도 차이가 크다

하지만 J는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지위가 높은 취재원에게 형님을 운운하며 전화를 걸었다.

신경질 낼 거라고 예고하는 오만함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형님, 형님 하면서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궁금한 걸 물어봤다. 


물론 형님이라고 친근하게 말을 걸면서도 그는 무표정했다.

상대가 알고 있는 정보를 얻어야 하니 필요에 의해서 억지로 친한 척할 뿐이었다.  


서열의 논리에 취약한 그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두려웠다. 

그래서 남들에게 무시당할까 봐 과도하게 신경 쓰는 탓에 늘 위축되어 있었다.


그는 윗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눈치 보며 비위를 맞추면서도 동시에 굴욕감을 느꼈다. 

그래서 누적된 부정적인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분풀이해서 해소했다.  


J는 병적인 심리가 축약되어 한 마디를 던진 거다.


- 제가 원래 막 신경질을 내요.

통성명을 한 지도 오래지 않았는데 갑자기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잘난 척을 하는 사람은 나르시시스트일 수 있다

자존감이 낮은 나르시시스트는 작은 무리에서도 본인이 제일 나아 보이는 느낌을 받으면 어설프게 왕 노릇 하려 든다.

호랑이가 없을 때 종이호랑이라도 되고 싶은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사회적 위치상 자신이 잘 보여야 되는 사람 앞에서 착하고 순종적인 사람으로 변신한다.  

그리고 굳이 눈치 볼 필요 없는 사람 앞에서는 대단한 권력을 쥐고 있는 것 마냥 추하게 으름장을 놓는다.


결국 D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네 명 중 두 명은 퇴사했다. 

나머지 한 명은 그와 일하는 내내 표정이 어두웠고 또 다른 사람은 부서를 옮겼다.  


사람들은 D의 행동이 미치는 결과에 쉬쉬했지만 알음알음 누군가에게 전말을 들었기에 사정을 알아도 모른척했을 뿐이다.

나르시시스트도 누군가에게는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왜냐면 그는 좋은 사람을 연출하는 게 일상이니 말이다

나르시시스트는 모두를 막 대하지 않는다.  

특정인만 골라서 차별하기에 때로는 그도 누군가에게 좋게 평가받는다.

 

특히 나르시시스트의 윗사람들은 그의 어둡고 저열한 뒷면을 모른다. 

알더라도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특별한 경우에 화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스트는 완벽한 차별주의자다. 

그는 차별이라는 보호색을 덧입고 세상을 살아간다.  


차별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자기 자신의 생존 때문이다.


계급사회에서 나르시시스트는 권력자에게 굴종하고, 권력이 없는 자를 깔아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무시받는 걸 두려워하기에 미리 사람을 차별해서 자신의 기반을 닦아두려고 한다.  


그에게 사람은 도구이기에 사회적 위치로만 상대를 평가한다.  

타인이 가진 지위에 따라서 자아를 포장하기에 누군가에게 나르시시스트도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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