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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다 Jun 03. 2020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내가 만난 치한들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미리 밝힌다.


많은 남자들이 읽지도 않은 "82년생 김지영"의 유튜브 서평을 본다. 그러고는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몬다고 화를 낸다.


나는 다수의 평범한 남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라고 하지 않는다. 평범하고 바르게 사는 남자가 더 많다. 그러니 세상이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남자들도 있다. 평범한 남자들은 그런 남자의 존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치한 경험을 말하면 이해를 하지 못한다. 두렵다고 하면 왜 남자들을 싸잡아 범죄자로 모느냐고 화를 낸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부끄럽지만 나는 나의 세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결혼도 했고, 더 이상 치한의 표적이 되기에는 상대적으로 나이를 많이 먹었다. 이런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에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나보다 더 무섭고 이상한 치한을 만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범죄의 희생자로서 엄청난 고통을 겪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기분이 나빠지는 많은 치한을 겪었다. 실제 경험만 추려 적고자 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10대부터 20대까지- 겪은 일들이다.


읽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읽고 나면 왜 여자들이 화장실 작은 못 구멍에도 화장지를 끼워대는지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자들이 대부분의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가 범죄자인지 모르기에 조심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남자든, 여자든 집에 들어가면 문단속을 하는 바로 그런 마음이다. 집 밖의 모든 사람을 잠재적 도둑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조심하는 것과 같다.


전에 쓴 브런치 북 "평생 5-6년 겪는 지옥, 생리통"에 있는 내용(대중교통 속에서 여성의 몸을 노리는 치한들)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최악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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