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했던 그 순간을 난 아직도 후회한다.
아름다운 비율로 완벽한 형체를 가졌던
내 일상의 구조는
그렇게 조금씩 뒤틀렸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나쁜 일도 아니다.
그건 어쩌면 살아있음의 강렬함 같은 것이었다.
사무실 한 구석의 개수대에서
컵을 닦다가 손이 미끄러졌다.
스테인리스 바닥에 거품이 묻은 컵이 나뒹굴었다.
컵이 그려가는 불규칙한 곡선은
이상하고도 낯설었다.
차가운 물로 컵을 씻었다.
아주 작게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 있다.
"하아.."
여행지에서 구입한 컵이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책상 위에 그 컵을 놓고 며칠을 보았다.
버리고 싶진 않다.
그러나 버리는 것 말고는 방법은 없다.
그에게 말했다.
"바로 대답하기 어려울 거야.
난 업무 중에 문자를 한 적이 거의 없거든.
편할 때 문자를 보내면,
시간 날 때 답을 할게."
그 말을 했던 그 순간을
난 아직도 후회한다.
그건 슬픔과는 다른 것이다.
이가 나간 커피잔을 바라보는 그런 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