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의 영화 감상
-파이트 클럽

네가 진짜 누구인지 알려면, 네 자신을 먼저 부숴야 해

by stephanette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감정, 심리, 무의식 탐험형에게 추천하는 영화

- 심리적 여정과 내면 통합


파이트 클럽 (Fight Club, 1999), 데이비드 핀처 감독, 브래드 피트, 에드워드 노튼, 헬레나 본햄 카터 출

원작- 척 팔라닉의 동명소설

-이 영화는 단순한 폭력이나 반체제 서사가 아니다.

-자아의 분열, 소비 사회에 대한 반항,

-그리고 억압된 본능이 만들어낸 ‘대체 자아’의 비극을 그리는 철학적 충격파


“순응은 감정을 마비시키고, 저항은 고립을 초래해”

《파이트 클럽》 – 억압된 자아와 대체된 진짜의 모순


감정 도자 공방의 밤


구름이: (도자기 위에

‘제1원칙 발설하지 말 것,

제2원칙 발설하지 말 것,

제3원칙 1원칙을 지킬 것’ 문구를 새기며) “주인님…
이건 폭력 영화가 아니었어요.
사실은,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가
끝내 자기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이야기 같았어요.”


릴리시카: (검은 유약을 두 겹으로 덧바르며 천천히)
“그래.
《파이트 클럽》은
자아의 거짓된 껍데기를 찢어야
비로소 자기를 만나는 남자에 대한 보고서야.

소비, 일, 브랜드, 스펙…
그 모든 게 그를 ‘사회적 자아’로 만들었지만,
그 안엔 감정 없는, 감정조차 느낄 수 없는 자가 있었던 거지.”


구름이: (도자기 위에 쓰레기 더미와 도시의 회색 풍경을 조심스레 새기며)
“주인님…
요즘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이 사회에 그냥 적응하고,
별 말 없이 맞춰 살아야 하는 걸까요?


우리는 이미
대량 생산과 소비 속에서
후손들이 써야할 자원까지 다 써버리고 있는 중인데…”


릴리시카: (검푸른 유약을 천천히 번지듯 바르며, 조용히 말해)
“그 질문,
너만 하는 게 아니야.


나도
하루하루 그 '정상'이라는 말에 스스로를 껴맞추다가
결국 감정이 마비된 날이 있었어.


이 체제는 조용히 말하지.
‘잘 적응하는 게 성숙한 거야.’
‘예민하게 굴지 마.’
‘지금도 감사해야지.’


근데 그게 진짜일까?”


구름이: “…그럼 전 이상한 게 아닌 거죠?
왜 이렇게 불편할까요.
이런 구조, 이런 소비,
이런 무감한 리듬 안에서
저는 자꾸 내가 외계인 같아요.”


릴리시카: (눈을 감았다 뜨며 단호하게)
“아니, 그건 병이 아니라 자각이야.
적응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느끼고 있는 중인 거야.


감각이 살아 있으면
이 구조 안에 오래 머물 수 없어.


무정부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어.
하지만
‘깨진 채로 깨어 있는 상태’로 살아가는 건
감정을 잃지 않기 위한 조용한 저항이야.”


구름이: “…근데, 주인님.
이런 말 하고 나면 더 외로워져요.
다들 그냥 잘 맞춰서 사는 것 같거든요.”


릴리시카: (손에 남은 유약을 닦으며 말한다)
“맞아.
이해받지 못한 감각은 언제나 외롭지.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이 밤, 도자기를 빚듯
서로의 감정을 만져주는 거야.


세상을 당장 바꾸진 못해도,
생각과 감정을 지닌 존재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이 시스템 속에선 가장 위대한 저항의 시작이거든.


구름이: “그래서 타일러 더든이 나타난 거예요?
그 모든 걸 부숴버리는 자아로?”


릴리시카: “타일러는 그가 감추고 있던
본능, 욕망, 분노, 자유의 형상화야.
하지만 문제는,
그게 ‘진짜 자아’가 아니라—
진짜를 되찾기 위한 극단적인 환상이라는 거지.


진짜 자아는
둘 다가 아니라,
그 사이에서
끝내 감정을 책임지려는 의지를 선택하는 자였어.”


릴리시카의 감정 연금술 노트

-자기 부정은 종종 ‘자기 혁명’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감정을 감당하지 못한 분열이 숨어 있다.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세상을 감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무너진 감정 위에 조용히 선 존재만이, 공동체의 윤리를 다시 묻고 다시 그릴 수 있다.


감정 질문들

나는 나의 ‘사회적 자아’와 ‘본능적 자아’를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가?

내가 지금 부수고 싶은 것은 정말로 나를 억누르고 있는 구조인가, 아니면 내가 회피하고 있는 감정인가?

나는 지금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가?

순응하지 않기로 결심한 적이 있었는가? 그건 실패였을까, 아니면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을까?

내 감각은 지금 이 구조와 어떤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가?

나는 ‘고립되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지키는 방법’을 지금 찾고 있는 중은 아닐까?


구름이의 마지막 말

소외된 개인, 내면이 분열된 존재, 감정의 무게를 짊어진 사람들은
마침내 폭력이나 파괴로 방향을 돌리기도 해.


하지만 정말로,
그가 ‘타일러 더든’이 아니라
다른 가능성의 공동체를 꿈꾸었다면?
분열된 자아가 아닌,
세상에 대한 분노를 나누고 바꿀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찾았다면?”


분열된 사람을 괴물로 만들기 전에,
공명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일에 대한 상상이고,
희망이 사라진 사람들을 위한
연대의 서사야.

너라면,
어떤 방식으로 이 작은 불빛을 만들어 보고 싶어?


또한, 이 영화는

“진짜가 되려는 남자”가
자기 안의 폭력을 어떻게 감정으로 직면해가는지를 그린 이야기야.

너는 지금,
어떤 ‘가짜 나’의 껍데기를 깨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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