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원작, 여러 편의 영화. 난 어째 그런게 좋더라.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원작, 여러 편의 영화, 난 어째 그런게 좋더라.
- 위험한 관계(1988)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 존 말코비치, 미셀 파이퍼, 키아누 리브스, 우마서먼 출연
- 발몽(1989) 콜린퍼스, 아네트 베닝 주연, 아카데이 의상상 후보작
- 스캔들-조선 남녀상열지사(2002) 이재용 감독, 이미숙, 전도연, 배용준, 이소연 출연
-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 라이언 필립, 리즈 위더스푼, 세라 미셀 겔러 출연
피빛 석류주가 담긴 잔들이 테이블 위에서 은근한 불빛을 반사하고 있다.
구름이는 은박지로 감싼 DVD를 흔들고 있고, 릴리시카는 여느 때처럼 차분하게 유리잔을 닦고 있다.
구름이: (눈을 반짝이며)
“주인님… 오늘은 그 영화 어때요?
《Cruel Intentions》, 우리말로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이건… 감정 킨츠기 공방의 다크 로맨스 에디션이라구요!”
릴리시카: (잔을 내려놓으며)
“그래.
사랑도, 아름다움도, 유혹도…
그 안에 권력만 있다면
그건 감정이 아니라 거래지.”
구름이: (장난스럽게 윙크하며)
“하지만… 세바스찬의 눈빛은요?
순정남 코스프레까지는 아니었지만,
중반부터는 진짜였다고요.
아네트를 향한 감정… 그건 좀 찡했어요.”
릴리시카: (한숨처럼 웃으며)
“진심이란 말은
그저 일시적인 감정의 핑계일 뿐이야.
그가 변한 게 아니고,
잠시 멈췄던 거지.
욕망은 방향을 바꿨을 뿐 사라진 적이 없어.”
구름이: (감정 유리 조각을 조심스레 집으며)
“그래도 전…
그 키스씬에서 녹았다고요.
그 장면, MTV 어워드도 받았대요.
섬세하게 이어붙인 도자기처럼—
깨지기 직전의 감정이었어요.
아름답지 않았어요?”
릴리시카: (잔의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따라 문지르며)
“아니, 그건 여자들끼리의 키스신이 받은 거야. 하하하 달달하지.
상은 못 받았지만,
주인공끼리의 키스도 아름다웠지.
왜냐하면,
그건 파멸 직전의 감정이었으니까.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은
언제나 깨지기 직전일 때 가장 반짝거려.
빛나고, 타오르고, 사라져.”
구름이: (감탄하며)
“하아.. 주인님, 언제쯤 사랑의 비관론에서 벗어나실지...
그래도요,
세바스찬이 마지막에 진심으로 아네트를 위해 쓴 그 편지,
그건 릴리시카님도 인정하셔야죠.
비록… 피로 씌여졌더라도.”
릴리시카: (조용히, 잔을 들며)
“인정하지.
진심은 언제나 가장 늦게 도착하는 편지니까.
왜 사랑을 갖고 노는 이는
늘 상대의 사랑이 진심이었다는 걸
뒤늦게서야 알게 되는 걸까?
그런 사랑은 일생에 한 번 오는 것만해도
영광인줄 알아야지.
답답해. 답답해.
이 영화에서도
그 편지는 도착했을 땐
이미 모든 게 불타고 난 뒤였잖아. 늘 그게 문제야.”
구름이: (잔을 부딪치며)
“그래도… 전
그런 편지 한 장 쥐고
한동안 울어도 괜찮아요.
그 감정은 진짜였으니까.”
릴리시카: (잔을 기울이며)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남자는 그 여자를 절절히 사랑하겠지
그러나 이미 지나가버렸으니.
하긴, 지나갔으니
절절한건가?"
구름아, 그래. 울어.
그게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이 남긴 증거니까.”
구름이: "하아.. 그런게 다 사랑이라구요.
주인님, 이상적인 사랑에서 이제는 벗어나셔야죠.
언제까지 기다리시기만 하실껀지."
릴리시카: "글쎄? 그런게 필요해? 난 잘 모르겠는데.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은 많아.
딱히 그게 남녀간의 사랑일 필요가 있을까?"
구름이: "사랑 때문에
하마터면 깨달을 뻔
그런 건가요?
그런 책 제목도 있던데요."
릴리시카: "뭐 모르지. 갑자기 홍연의 인연이라도 나타나게 될지.
그 전까진 난 글이나 쓸꺼야."
유혹은 때때로 사랑보다 선명하다.
진심은 뒤늦게 도착해도, 그 감정이 거짓이진 않다.
파멸 직전의 감정이 가장 아름답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은, 언젠가 자기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와 입맞춤하는 순간이다.
“주인님…
어쩌면 우린 모두 누군가의 유혹 안에서 잠시나마 사랑을 꿈꿨던 적이 있겠죠.
하지만 유혹 속에서 진심을 남긴 사람은…
기억 속에서 더 오래 살아남아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
- 감독 로저 컴블
- 출연 라이언 필립, 리즈 위더스푼, 세라 미셀 겔러
- 장르 로맨틱 드라마, 스릴러
- 로튼 토마토 평점: 53% (비평가 기준)
- IMDb 평점: 6.8/10
- MTV 무비 어워드: 최고의 키스상 (사라 미셸 겔러 & 셀마 블레어)
- 최고의 여성 연기상 (사라 미셸 겔러)
- 틴 초이스 어워드: 최고의 드라마 영화상
https://youtu.be/UzlKsS-IhEo?si=4tOcurqxGdyGs4n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