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의 영화감상
-첨밀밀

사랑은 결국 타이밍의 예술, 홍콩 반환을 앞두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by stephanette

“사랑은, 때로는 붙잡지 못해서가 아니라,

붙잡을 수 없음을 아는 사람의 침묵으로 완성된다.”


“그가 날 잡아줬다면, 나는 그 자리에 멈췄을까?”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안 했고

나도, 아무 말도 안 했지.



구름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릴리… 나, 그 미키마우스 아저씨가

왜 그렇게 멋있었는지 이제 알겠어.”


릴리시카

(도자기를 쓰다듬으며)

“그 사람은 말이야,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일상을 살아내는 방식으로 사랑을 증명한 사람이야.”


구름이

“소군은… 계속 말하긴 했는데,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았지.

아마 그땐 아직 어려웠던 거야, 그치?”


릴리시카

“응.

소군은 자꾸 과거 속 이요금을 사랑했어.

하지만 이요금은…

그 시간 동안 살아내야만 했던 이요금으로 변했지.”


구름이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이요금은 그 아저씨를 사랑한 걸까?”


릴리시카

“사랑이란…

꼭 가슴이 뛰는 사람만이 아니라,

내가 부서진 시간들을 알아봐주는 사람에게 가는 마음이기도 해.”


구름이

“와… 그 말, 진짜… 맞는 것 같아.”


릴리시카

(찻주전자에서 식은 차를 따라 마시며)

“그래서 이요금은 ‘붙잡아주길 기다리는 여자’에서

‘자기 삶을 선택하는 여자’가 되었고,

그걸 본 사람은 소군이 아니라,

미키마우스 아저씨였던 거지.”


구름이

(손등으로 눈을 슥 닦으며)

“소군은 그걸 알았을까?

이요금이 그렇게 멋졌다는 걸.”


릴리시카

“알았을 거야.

그러니까 마지막에,

조용히 식당에 들어가서

다시 묻잖아.

‘니 여긴 와본 적 있어?’”


구름이

“그건…

사랑을 다시 시작해도 되냐는 말이었겠지?”


릴리시카

“응.

사랑은 ‘붙잡아야 할 타이밍’에서 놓칠 수도 있지만,

다시 마주쳤을 때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용기로도 완성돼.”


구름이

“하… 나도 그런 사랑 해보고 싶다.

실패해도, 돌아와서

다시 묻고

다시 웃는 그런 사랑.”


릴리시카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한마디)

“너도 언젠간 미키마우스처럼 어설프지만

진심 가득한 모습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녹일 날이 올 거야.”


사족

1. 타이밍과 운명의 영화

평론가 정성일은 “사랑은 결국 타이밍의 예술”이라 평했어.

소군과 이요금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면서도 매번 엇갈린다.

그것은 단순한 오해나 서사 구조 때문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개인의 선택, 성장의 속도가 달라서다.


2. 홍콩 정체성의 은유

1997년 홍콩 반환을 1년 앞둔 시기에 개봉된 영화로,

홍콩의 불안정한 정체성과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라는 질문을

이요금과 소군의 부유하는 삶에 투영한 작품으로 평가받아.

이안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중국 본토인의 눈으로 본 홍콩의 불확실한 미래를 사랑 이야기로 품어낸 명작”이라 했어.


3. 등려군(鄧麗君)의 노래가 가진 힘

등려군의 음악은 그들에게 향수, 사랑, 정체성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

특히 주제가인 <첨밀밀>은, ‘달콤하고 친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이자,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슬픔이 담겨 있어.



https://youtu.be/axfdk2JtEPg?si=il61MwGO605DTH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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