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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riter's Journey": 보글러

시나리오 작법서 파헤치기

by 꼬불이

Christopher Vogler의 'The Writer's Journey'는 1992년에 나왔다. 그리고 할리우드에 큰 영향을 끼쳤다. 디즈니 '라이온 킹'부터 '스타워즈'까지. 모두 이 책으로 부터 영향을 받았다.


왜일까?


Joseph Campbell의 '영웅의 여정'을 영화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신화학을 시나리오로 번역했다. 보글러는 디즈니 스토리 컨설턴트였다. 현장에서 이 이론을 증명했다. '라이온 킹', '알라딘', '헤라클레스'의 스토리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 그 영향력은 지금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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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러가 던지는 핵심 한 방.


"모든 이야기는 여정이다. 그리고 모든 여정에는 패턴이 있다."


록키가 링에 오르는 것도 여정이다. 라이언 스톤 박사가 지구로 돌아오는 것도 여정이다. 월터 화이트가 하이젠버그가 되는 것도 여정이다.


모두 비슷한 패턴을 따른다. 12단계 +-a. 수천 년 전 신화부터 오늘날 블록버스터까지.




보글러는 조셉 캠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1949)을 각색했다. 캠벨은 세계 모든 신화를 연구했다. 그리스, 이집트, 인도, 아즈텍의 과거에서 놀라운 발견을 했다.


모든 신화가 같은 구조를 갖고 있었다.


영웅이 익숙한 세계를 떠난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선다. 시련을 겪는다. 보물을 얻는다. 돌아온다. 변화한다.


이게 '영웅의 여정'이다. Monomyth라고 부른다. 단일 신화.


보글러는 이걸 할리우드로 가져왔다. 영화 제작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번역했다. 1985년 디즈니에 7페이지 메모를 보냈다. "A Practical Guide to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실용 가이드"


디즈니의 모든 임원이 복사본을 받았다. 할리우드 전체로 퍼졌다.


1992년 책으로 나왔다. 1998년 2판. 2007년 3판. 2017년 25주년 기념판.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웅의 여정' 은 작동한다.




보글러의 영웅의 여정은 12단계다.


1. Ordinary World (평범한 세계)

2. Call to Adventure (모험으로의 소명)

3. Refusal of the Call (소명의 거부)

4. Meeting the Mentor (멘토와의 만남)

5. Crossing the First Threshold (첫 번째 관문 통과)

6. Tests, Allies, and Enemies (시험, 동맹, 적들)

7. Approach to the Inmost Cave (가장 깊은 동굴로의 접근)

8. Ordeal (시련)

9. Reward (보상)

10. The Road Back (귀환의 길)

11. Resurrection (부활)

12. Return with the Elixir (영약을 갖고 귀환)


이 12단계를 세 작품으로 파헤친다. '록키'(1976), '왕좌의 게임' 시즌1(2011), '대부'(1972).


왜 이 세 개인가? 장르가 다르다. 스포츠 영화, 판타지 드라마, 마피아 서사극. 하지만 같은 여정을 따른다.




'록키': 12단계로 파헤치기


1. Ordinary World (평범한 세계)

록키 발보아는 필라델피아의 삼류 권투선수다. 30살. 전성기는 지났다. 작은 체육관에서 싸운다. 돈을 못 번다. 사채업자 고조 밑에서 뼈나 부러뜨린다.


외면적 장애 - 실패한 경력. 나이. 가난.
내면적 장애 - 자기 비하. "난 바보야. 아무것도 아니야."


보글러는 말한다. Ordinary World는 주인공의 결핍을 보여준다. 뭔가 빠져있다. 불완전하다. 그래서 여정이 필요하다. 록키에게 뭐가 빠졌나? 자존감. 의미. 그는 잠재력을 낭비하고 있다. 스스로도 안다.




2. Call to Adventure (모험으로의 소명)

아폴로 크리드의 상대 선수가 부상으로 불참한다. 프로모터가 대체 선수를 찾는다. 록키를 선택한다. "이탈리안 스탤리온."


이게 소명이다. 초목표의 시작. 외면적 초목표 - 챔피언과 싸우는 것.


보글러는 말한다. Call은 선택이 아니다. 운명이 부른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필연이다. 록키는 이걸 원했나? 아니다. 하지만 찾아왔다. 삶이 그를 불렀다.




3. Refusal of the Call (소명의 거부)

록키는 두려워한다. "난 할 수 없어. 난 그 수준이 아니야."
폴리에게 말한다. "난 빅타임이 아니야. 넌 나한테 너무 좋은 여자야."


이게 거부다. 모든 영웅이 겪는다. 두려움. 자기 의심. 보글러는 말한다. Refusal은 주인공을 인간답게 만든다. 완벽한 영웅은 없다. 모두 무서워한다. 모두 망설인다.


이게 내가 강조하는 두 번째 원칙이다. 주인공은 초반에 장애를 갖고 있다. 록키의 내면적 장애는 자기 비하다. 자신을 믿지 못한다.




4. Meeting the Mentor (멘토와의 만남)

미키가 나타난다. 늙은 트레이너. 체육관 주인. 록키를 항상 무시했다. "넌 잠재력을 낭비하고 있어."


하지만 이제 제안한다. "내가 너를 훈련시키겠어."


록키는 거부한다. 처음엔. 하지만 결국 받아들인다.


보글러는 말한다. Mentor는 지혜를 준다. 도구를 준다. 하지만 여정은 주인공 혼자 가야 한다. 미키는 록키를 훈련시킨다. 하지만 링에 오르는 건 록키 자신이다.




5. Crossing the First Threshold (첫 번째 관문 통과)

록키는 훈련을 시작한다. 달린다. 날계란을 마신다. 고기를 친다.


이게 관문 통과다. 평범한 세계를 떠난다. 특별한 세계로 들어간다.


보글러는 말한다. Threshold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다. 이제 뒤로 갈 수 없다.


록키는 더 이상 사채업자의 심부름꾼이 아니다. 권투선수다. 이건 '세이브 더 캣' 의 Break into Two(25페이지)와 같다. 25분경. 록키가 본격적으로 훈련하기 시작한다.




6. Tests, Allies, and Enemies (시험, 동맹, 적들)

록키는 훈련하며 자신을 시험한다. 한계를 넘어선다.


동맹 - 폴리. 미키. 폴리의 오빠 폴리.
적 - 아폴로 크리드. 하지만 더 큰 적은 자기 자신이다. 자기 의심.


보글러는 말한다. Tests는 주인공을 준비시킨다. Ordeal을 위해. 이게 '세이브 더 캣' 의 Fun and Games(30-55페이지)와 비슷하다. 훈련 몽타주. 계단 오르기. 록키는 강해진다.




7. Approach to the Inmost Cave (가장 깊은 동굴로의 접근)

경기 전날 밤. 록키는 폴리에게 말한다. "난 그를 이길 수 없어. 하지만 끝까지 서 있고 싶어. 15라운드 종이 울릴 때 내가 서 있으면... 그럼 난 패배자가 아니야."


이게 Inmost Cave다. 가장 깊은 두려움과 마주한다. 진실을 직면한다. 보글러는 말한다. Cave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다. 심리적 공간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


록키는 깨닫는다. 승리는 벨트가 아니다.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게 내면적 초목표다. 내가 강조하는 다섯 번째 원칙. "내면적 초목표가 결국 주제다."


록키의 주제는 뭔가? 자존감. 자기 증명. "난 누군가다."




8. Ordeal (시련)

경기. 15라운드. 록키는 맞는다. 쓰러진다. 일어선다. 다시 맞는다. 다시 일어선다.

아폴로는 놀란다. "이 자식이 안 쓰러져."


마지막 라운드. 록키는 여전히 서 있다. 두 눈은 거의 안 보인다. 코는 부러졌다. 하지만 서 있다.


보글러는 말한다. Ordeal은 죽음과의 만남이다. 실제 죽음이든 상징적 죽음이든. 록키는 죽을 뻔한다. 비유적으로. 완전히 파괴됐다. 하지만 살아남는다.


이게 스나이더의 All is Lost(75페이지)와 비슷하다. 하지만 록키에선 클라이맥스와 겹친다.




9. Reward (보상)

판정. 아폴로 크리드 승리. 스플릿 디시전.


록키는 졌다. 하지만 이겼다. 그는 링 위에서 폴리를 부른다. "에이드리언! 에이드리언!"


이게 보상이다. 물리적 보상(돈, 명성)도 있다. 하지만 진짜 보상은 내면적이다.


록키는 자신을 증명했다. 자존감을 얻었다. 사랑을 얻었다. 보글러는 말한다. Reward는 주인공이 여정에서 얻는 것이다. 검, 보물, 지식.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변화다.




10. The Road Back (귀환의 길)

'록키'에선 이 단계가 짧다. 경기가 끝나고 바로 엔딩으로 간다.


하지만 의미는 있다. 록키는 평범한 세계로 돌아간다. 하지만 다른 사람으로.




11. Resurrection (부활)

링 위의 록키. 15라운드를 버텼다. 쓰러지지 않았다. 이게 부활이다. 옛 록키는 죽었다. "난 바보야,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던 록키.


새 록키가 태어났다. 자신을 증명한 록키.


보글러는 말한다. Resurrection은 최종 시험이다. 주인공이 정말 변했는지 증명하는 순간. 록키는 증명했다. 끝까지 서 있었다.




12. Return with the Elixir (영약을 갖고 귀환)

록키는 뭘 갖고 돌아왔나? 트로피? 아니다. 자존감. 사랑. 의미. 그는 더 이상 사채업자의 심부름꾼이 아니다. 누군가다. 자신에게도. 폴리에게도. 세상에게도.


보글러는 말한다. Elixir(영약)는 주인공이 세상에 돌려주는 것이다. 지혜, 선물, 변화. 록키의 영약은 뭔가? 희망. "평범한 사람도 위대해질 수 있다."


이게 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여정.





'왕좌의 게임' 시즌1: 존 스노우의 여정


'왕좌의 게임'은 여러 주인공이 있다. 하지만 시즌1은 존 스노우의 여정으로도 읽힌다.


1. Ordinary World

존 스노우는 윈터펠의 사생아다. 네드 스타크의 사생아. 아버지는 사랑하지만 세상은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


외면적 장애 - 사생아 신분. 상속권 없음.
내면적 장애 - 정체성. "난 누구인가?"


보글러는 말한다. Ordinary World는 불완전하다. 존도 그렇다. 뭔가 빠져있다. 소속감.




2. Call to Adventure

벤젠 스타크 삼촌이 나이트 워치에 가입하라고 제안한다. 장벽 너머. 세상의 끝. 존은 받아들인다. 윈터펠에 머물 수 없다. 캐틀린 스타크가 그를 미워한다.




3. Refusal of the Call

존은 처음엔 흥분한다. 하지만 장벽에 도착하자 깨닫는다. 나이트 워치는 영광스럽지 않다. 죄수들, 강간범들, 도둑들. 그는 실망한다. "이게 아닌데."




4. Meeting the Mentor

제오르 모르몬트 총사령관. 그리고 멘토는 여럿이다. 벤젠 삼촌. 티리온 라니스터. 샘웰 탈리.


티리온이 말한다. "네 마음을 갑옷으로 삼아라. 그럼 그 어떤 것도 너를 다치게 할 수 없다."


이게 지혜다.




5. Crossing the First Threshold

존은 나이트 워치 서약을 한다. "나는 왕관을 쓰지 않고, 땅을 소유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 관문 통과.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존 스노우는 스타크 가문도 아니고 사생아도 아니다. 나이트 워치다.




6. Tests, Allies, and Enemies

훈련. 존은 다른 신병들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오만하다.


동맹 - 샘웰 탈리. 파이프. 그렌. 에디슨 톨렛.
적 - 앨리저 손. 다른 신병들의 질투.


존은 배운다. 리더십. 겸손. 형제애.




7. Approach to the Inmost Cave

소식이 온다. 네드 스타크가 처형됐다. 존은 무너진다. 탈영하려 한다. 복수하려 한다.


친구들이 막는다. "넌 나이트 워치야. 서약했어."


존은 갈등한다. 아버지 vs 의무.




8. Ordeal

존은 결정한다. 남는다. 나이트 워치로. 이게 시련이다. 가장 어려운 선택. 아버지를 위한 복수를 포기한다. 의무를 선택한다.


보글러는 말한다. Ordeal은 선택이다. 주인공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을지.




9. Reward

존은 고스트(다이어울프)를 얻는다. 친구들을 얻는다. 정체성을 얻는다.


그는 더 이상 사생아가 아니다. 나이트 워치 형제다.




10-12. The Road Back, Resurrection, Return

시즌1은 여기서 끝난다. 하지만 존의 여정은 계속된다. 시즌8까지. 그는 결국 왕이 된다. 그리고 포기한다. 장벽 너머로 돌아간다. 영약을 갖고. 희생. 명예. 의무.





'대부': 마이클 코를레오네의 여정


'대부'는 마이클 코를레오네의 변화다. 전쟁영웅에서 마피아 보스로. 완벽한 캐릭터 아크.


1. Ordinary World

마이클은 군인이다. 전쟁영웅. 대학생. 가족 사업(마피아)과 거리를 둔다.


여자친구 케이에게 말한다. "저건 내 가족이지, 나는 아니야."


외면적 장애 - 가족 사업에서 배제됨.
내면적 장애 - 정체성. "난 그들과 다르다."




2. Call to Adventure

비토 코를레오네(아버지)가 총격당한다. 거의 죽을 뻔한다.


마이클은 병원에 간다. 아버지를 지킨다. 경찰 부국장 맥클러스키를 위협한다.


소명이 왔다. 가족이 부른다.




3. Refusal of the Call

마이클은 처음엔 거부한다. "난 가족 사업에 관여 안 해."


하지만 상황이 그를 끌어들인다.




4. Meeting the Mentor

비토 코를레오네. 하지만 그는 병원에 있다.


멘토는 톰 헤이건(변호사)이기도 하다. 소니(형)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이클은 스스로 배운다. 빠르게.




5. Crossing the First Threshold

마이클이 제안한다. "내가 그들을 죽이겠어. 솔로초와 맥클러스키."


가족은 놀란다. 마이클은 군인이지 갱스터가 아니다. 하지만 마이클은 결정했다. 레스토랑. 총. 두 발. 관문 통과. 마이클은 살인자가 됐다. 돌이킬 수 없다.




6. Tests, Allies, and Enemies

마이클은 시칠리아로 도망친다. 숨는다. 아폴로니아와 결혼한다.


동맹 - 아버지의 친구들. 시칠리아 마피아.
적 - 타탈리아 가문. 바르치니.


마이클은 배운다. 마피아의 방식. 힘의 논리.




7. Approach to the Inmost Cave

아폴로니아가 폭탄으로 죽는다. 마이클 대신. 마이클은 깨닫는다. 이 세계는 잔인하다. 사랑도 안전하지 않다.




8. Ordeal

마이클은 뉴욕으로 돌아온다. 비토가 은퇴한다. 마이클이 돈(대부)이 된다. 이게 시련이다. 마이클은 더 이상 전쟁영웅이 아니다. 마피아 보스다.




9. Reward

마이클은 가족 사업을 통제한다. 힘을 얻는다. 존경을 얻는다. 하지만 대가를 치른다. 케이는 그를 두려워한다. 형제들은 그를 의심한다.




10-12. The Road Back, Resurrection, Return

마이클은 모든 적을 제거한다. 세례식 장면. 동시다발 암살.


부활. 옛 마이클은 죽었다. 새 마이클이 태어났다. 돈 코를레오네.


영약을 갖고 귀환. 하지만 영약은 독이다. 권력. 그는 영혼을 잃었다.


마지막 장면. 케이가 문 밖에 있다. 부하들이 마이클에게 고개 숙인다. 문이 닫힌다.


케이는 이제 바깥 사람이다. 마이클은 완전히 변했다.




보글러는 영웅의 여정을 따르지 않는 주인공도 있다고 말한다. Anti-hero. Tragic hero.


마이클 코를레오네가 그렇다. 그는 영웅처럼 여정을 따른다. Ordinary World에서 Special World로. Ordeal을 겪고. Resurrection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는 나아지지 않았다. 더 나빠졌다. 이게 비극이다.


보글러는 말한다. "영웅의 여정은 공식이 아니다. 지도다. 작가는 이 지도를 따를 수도 있고, 비틀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다."


'대부'는 여정을 비틀었다. 그래서 더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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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매트릭스' - 영웅의 여정의 완벽한 교과서


'매트릭스'(1999)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영화는 보글러의 영웅의 여정을 충실하게 따른다.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워쇼스키 남매는 신화학을 공부했다. 조셉 캠벨을 읽었다. 그리고 만들었다. 21세기의 신화를.


왜 '매트릭스'를 추가하는가?


첫째, 영웅의 여정 12단계가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교과서처럼. 체크리스트처럼. 하지만 기계적이지 않다. 살아있다.
둘째, Resurrection(부활) 단계가 문자 그대로다. 네오는 실제로 죽는다. 그리고 부활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서사다. '듄'의 폴 아트레이데스 서사다. 선택받은 자. 구원자. 메시아.


보글러는 말한다. "영웅의 여정은 죽음과 재탄생의 이야기다." '매트릭스'는 이걸 가장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1. Ordinary World

토마스 앤더슨. 프로그래머.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해커 '네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세상이 이상하다. "뭔가 잘못됐어. 뭔지 모르겠지만."


외면적 장애 - 평범한 삶. 무의미한 일상.
내면적 장애 - 불안. 의심. "진실이 뭔가?"


보글러의 Ordinary World. 주인공은 불완전하다. 뭔가 빠져있다. 진실. 의미. 정체성.




2. Call to Adventure

컴퓨터 화면에 메시지가 뜬다. "Follow the white rabbit."


트리니티가 나타난다. 클럽에서. "매트릭스가 널 찾고 있어."
모피어스의 전화. "네오, 우리는 널 지켜보고 있었어. 네가 답을 찾고 있다는 걸 안다."


소명. 선택의 순간이 온다.




3. Refusal of the Call

회사 사무실. 에이전트 스미스가 네오를 체포한다. 심문한다.


네오는 두려워한다. "난 평범한 사람이야. 아무것도 안 했어."
모피어스의 전화. "지금 도망쳐. 창문으로."
네오는 창문을 본다. 너무 높다. "못 하겠어."


거부. 두려움. 모든 영웅이 겪는다.




4. Meeting the Mentor

모피어스. "네가 찾는 답을 알고 있어."


두 알약을 내민다. 빨간약. 파란약.


"빨간약을 먹으면 진실을 보여주지. 파란약을 먹으면 이야기는 끝나고, 침대에서 깨어나 네가 믿고 싶은 걸 믿으면 돼."


이게 멘토다. 선택을 제시한다.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보글러는 말한다. "멘토는 영웅에게 도구를 주지만, 여정은 영웅 혼자 가야 한다."




5. Crossing the First Threshold

네오는 빨간약을 먹는다. 관문 통과. 돌이킬 수 없다.


네오는 깬다. 진짜 세상에서. 포드 속. 케이블이 온몸에 박혀있다. 로봇들이 그를 끌어낸다. 하수구로 떨어진다. 네뷸갓네살 호에 구조된다.


이게 Special World다. 평범한 세계를 떠났다. 진짜 세상. 2199년. 기계들이 지배하는 황무지.




6. Tests, Allies, and Enemies

네오는 훈련한다. 매트릭스 내에서. 격투. 총. 점프.


모피어스가 말한다. "너의 마음을 자유롭게 해."


동맹 - 모피어스, 트리니티, 탱크, 에이폭, 마우스.
적 - 에이전트 스미스. 사이퍼(배신자).


네오는 배운다. 빠르게. 하지만 아직 의심한다. "난 그 사람(The One)이 아니야."




7. Approach to the Inmost Cave

오라클을 만난다. 예언자.


네오가 묻는다. "제가 그 사람인가요?"
오라클이 대답한다. "미안하지만, 아니야. 넌 뭔가를 기다리는 것 같아."
"뭘요?"
"다음 생. 아마도."
그리고 말한다. "너와 모피어스 중 한 명이 죽을 거야. 네가 선택해야 해."


이게 Inmost Cave다. 가장 깊은 두려움. 진실. 네오는 자신이 구원자가 아니라는 걸 듣는다. 그리고 선택의 순간이 온다는 걸 안다.




8. Ordeal

사이퍼의 배신. 모피어스가 잡힌다. 에이전트 스미스에게.
네오는 선택한다. 돌아간다. 매트릭스로. 모피어스를 구하러.
빌딩 로비. 경비들. 수백 발의 총알. 네오와 트리니티는 싸운다.
헬기. 구출. 모피어스는 산다.
하지만 네오는 갇힌다. 지하철역. 에이전트 스미스가 온다.


"안녕, 미스터 앤더슨."


싸움. 네오는 도망친다. 전화부스로. 탈출 직전.
에이전트 스미스가 총을 쏜다. 네오는 쓰러진다.


이게 죽음이다. Ordeal. 실제 죽음. 네뷸갓네살 호 안. 네오는 심장이 멈춘다. 죽었다.


트리니티가 키스한다. "오라클이 말했어. 내가 사랑할 남자가 그 사람이라고. 그래서 넌 죽을 수 없어. 난 널 사랑하니까."


키스.


다시... 심장이 뛴다.




9. Reward

네오는 깬다. 매트릭스 안에서.
일어선다. 에이전트 스미스가 다시 쏜다.
네오는 손을 든다. "No."
총알이 멈춘다. 공중에.
네오는 이제 안다. 진실을. 자신이 누구인지.


The One.


그는 에이전트 스미스 안으로 들어간다. 폭발시킨다.


보상. 힘. 지식. 정체성.




10-11. The Road Back, Resurrection

네오는 돌아온다. 진짜 세상으로. 하지만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센티널(기계 오징어들)이 배를 공격한다.


네오는 매트릭스로 다시 들어간다. EMP로 센티널을 멈춘다.


부활. 최종 시험.


네오는 이제 완전하다. 구원자. 메시아.




12. Return with the Elixir

마지막 장면. 네오는 매트릭스 안에 있다. 전화부스.


"알아요. 당신이 듣고 있다는 거. 난 왜 여기 왔는지 보여주러 왔어. 난 사람들에게 당신이 그들에게 말하지 못하게 한 것을 보여주러 왔어. 난 그들에게 규칙 없는 세상을 보여주러 왔어. 통제도 경계도 없는 세상을. 모든 게 가능한 세상을."


전화를 끊는다. 하늘로 날아간다.


영약. 네오가 세상에 돌려주는 것. 자유. 가능성. 희망.




'매트릭스'가 예수 그리스도 서사인 이유


보글러는 Resurrection을 "영웅이 최종 변화를 겪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상징적 죽음. 비유적 죽음.


하지만 '매트릭스'는 문자 그대로다.


네오는 죽는다. 총에 맞아. 심장이 멈춘다.
트리니티의 사랑이 그를 살린다. 키스. 부활.
네오는 변한다. 완전히. 신이 된다. 매트릭스를 통제한다.


이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다.


죽음 → 사랑 → 부활 → 구원.


'듄'의 폴 아트레이데스도 같다. 물을 마신다. 죽는다. 깬다. 메시아가 된다.


워쇼스키 남매는 숨기지 않았다.


네오 = Neo = One (철자를 바꾸면).
네오의 방 번호 = 101 (이진법으로 5, 하지만 상징은 "하나").
트리니티 = Trinity = 삼위일체.
모피어스 = Morpheus = 꿈의 신.
사이퍼 = Cypher = Lucifer (루시퍼).
네뷸갓네살 = Nebuchadnezzar = 성경 속 왕.


모든 게 의도적이다. 기독교 신화. 그노시스 신화. 불교. 플라톤의 동굴.


보글러가 말한 "모든 신화는 하나" 를 증명한다.




Resurrection의 상징들


'매트릭스'에서 Resurrection 장면들을 보자.


1. 트리니티의 키스.

-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 진부하다. 하지만 원형이다.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모든 신화.


2. 네오가 일어선다.

- 에이전트 스미스가 쏜다. 네오는 손을 든다. "No."

- 총알이 멈춘다. 중력도 멈춘다. 시간도 멈춘다.

- 네오는 이제 신이다. 매트릭스의 법칙을 넘어섰다.


3. 네오가 에이전트 스미스 안으로 들어간다.

- 빛이 터진다. 폭발.

- 스미스는 파괴된다.

- 이게 악마를 이기는 장면이다. 사탄을 무찌르는 장면.


4. 네오가 하늘로 날아간다.

- 마지막 장면. 승천.

- 예수의 승천. 부처의 열반. 초월.


모든 장면이 종교적이다. 신화적이다. 원형적이다.


보글러는 이걸 원했다. 영웅의 여정이 단순한 플롯 구조가 아니라 영적 여정이라는 걸.




왜 '매트릭스'는 교과서인가?


세 가지 이유다.


첫째, 12단계를 충실히 따른다.

- Ordinary World는 명확하다. 토마스 앤더슨의 무의미한 삶.

- Call은 극적이다. "Follow the white rabbit."

- Refusal도 있다. 창문 앞에서 "못 하겠어."

- Mentor는 카리스마 있다. 모피어스.

- Threshold는 명확하다. 빨간약.

- Ordeal은 진짜다. 죽음.

- Resurrection은 문자 그대로다. 부활.


둘째, 상징이 풍부하다.

- 매트릭스 = 환상 세계. 플라톤의 동굴.

- 진짜 세상 = 고통스럽지만 진실.

- 네오 = 모든 인류의 구원자.

- 선택 = 자유의지. 인간의 본질.


셋째, 보편적이다.

- '매트릭스'는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이해할 수 있다.

- 불교 신자도. 무신론자도.

- 왜냐하면 이건 모든 신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개인의 각성. 자기 발견. 세상 구원.


보글러가 말한 것처럼 "신화는 우리 DNA에 새겨져 있다."


우리는 네오를 응원한다. 왜? 그가 우리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환상 속에 살고 있다고 느낀다. 무의미한 일상.

우리도 진실을 찾고 싶어한다.

우리도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네오의 여정은 우리의 여정이다.




'매트릭스'와 내 원칙들


내가 강조하는 7가지 원칙. '매트릭스'는 완벽하게 따른다.


1. 주인공은 하나다.

네오. 명확하다. 트리니티와 모피어스는 중요하지만 조연이다.



2. 주인공은 초반에 장애를 갖고 있다.

외면적 - 평범한 프로그래머. 무의미한 삶.
내면적 - 정체성. "난 누구인가?"



3. 주인공은 응원받아야 한다.

모피어스가 믿는다. "넌 그 사람이야."
트리니티가 사랑한다. "난 널 사랑해."
관객도 응원한다. 왜? 네오는 평범하다. 우리처럼. 하지만 선택한다. 용기를 낸다.



4. 장애와 초목표는 외면적/내면적으로 구분된다.

외면적 초목표 - 매트릭스에서 벗어나기. 인류 구하기.
내면적 초목표 - 자기 정체성 찾기. The One이 되기.



5. 내면적 초목표가 결국 주제다.

"네가 누구인지 아는 것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 오라클

주제: 자기 발견. 믿음. 선택의 힘.



6. 주인공은 180도 변한다.

Opening - 토마스 앤더슨. 의심 많은 해커. "난 그 사람이 아니야."
Ending - 네오. The One. 하늘을 나는 신. "모든 게 가능하다."

완벽한 캐릭터 아크.



7. 서브텍스트.

'매트릭스'는 서브텍스트 덩어리다.

모피어스의 "네 마음을 자유롭게 해" = 믿음.
오라클의 "넌 뭔가를 기다리는 것 같아" = 자기 인식.
에이전트 스미스의 "인류는 바이러스" = 시스템 vs 자유.


모든 대사가 이중 의미를 갖는다. 겉으로는 SF. 안으로는 철학.




'매트릭스'를 추가한 이유


록키, 왕좌의 게임, 대부는 영웅의 여정을 따른다. 하지만 암묵적으로.


'매트릭스'는 명시적으로 따른다. 의도적으로.


워쇼스키 남매는 보글러를 읽었을 거다. 캠벨을 공부했을 거다. 그리고 만들었다. 신화를.


이 영화는 영웅의 여정이 왜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단순한 플롯 공식이 아니다.

인간 경험의 원형이다.

우리 모두가 겪는 여정이다.


평범한 세상 → 소명 → 두려움 → 선택 → 시련 → 죽음 → 부활 → 귀환.


네오의 여정. 예수의 여정. 붓다의 여정. 록키의 여정. 우리의 여정.



보글러는 말했다. "영웅의 여정은 외부 모험이 아니라 내면 변화의 이야기다."


'매트릭스'는 이걸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네오가 매트릭스를 깨는 순간은 외부 승리가 아니다. 내면 각성이다.


"나는 The One이다."


이게 Resurrection이다. 이게 영약이다.




보글러는 8가지 아키타입(원형)을 제시한다. 모든 캐릭터가 이 역할 중 하나를 한다.


1. Hero (영웅)

2. Mentor (멘토)

3. Threshold Guardian (관문 수호자)

4. Herald (전령)

5. Shapeshifter (변신자)

6. Shadow (그림자)

7. Trickster (트릭스터)

8. Ally (동맹)


'록키'로 보면 이렇다.


Hero - 록키

Mentor - 미키

Herald - 아폴로 크리드의 프로모터 (소명을 전한다)

Ally - 폴리

Shapeshifter - 폴리 (처음엔 거리를 둔다, 나중엔 사랑한다)

Shadow - 아폴로 크리드 (하지만 진짜 Shadow는 록키 자신이다. 자기 의심)

Trickster - 폴리 (폴리의 오빠, 유머를 준다)


한 캐릭터가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다. 폴리는 Ally이자 Shapeshifter다.


보글러는 말한다. "아키타입은 꼬리표가 아니다. 기능이다. 캐릭터가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내가 강조하는 원칙들과 보글러의 이론이 만난다.


1. 주인공은 하나다.

보글러의 여정은 한 명의 Hero를 따른다. 록키. 마이클. 존 스노우. 여러 주인공이 있어도 각자 자기 여정이 있다. '왕좌의 게임'처럼.



2. 주인공은 초반에 장애를 갖고 있다.

Ordinary World. 주인공은 불완전하다. 뭔가 빠져있다.

록키 - 자존감
마이클 - 정체성
존 스노우 - 소속감



3. 주인공은 응원받아야 한다.

Ally, Mentor가 있다. 그들은 주인공을 지지한다.


록키 - 폴리, 미키
마이클 - 톰, 비토
존 스노우 - 샘, 친구들


하지만 관객도 응원한다. 왜? 주인공이 선하거나, 약자거나, 억압받거나. 우리는 그들을 이해한다.



4. 장애와 초목표는 외면적/내면적으로 구분된다.

외면적 - Call to Adventure (아폴로와 싸우기, 가족 지키기, 나이트 워치 되기)
내면적 - 더 깊은 욕망 (자존감, 정체성, 소속감)


보글러는 내면적 여정을 강조한다. "진짜 여정은 주인공 내면에서 일어난다."



5. 내면적 초목표가 결국 주제다.

록키 - 자기 증명 → 주제: 누구나 위대해질 수 있다
마이클 - 가족 수호 → 주제: 권력은 영혼을 파괴한다
존 스노우 - 소속 찾기 → 주제: 명예와 의무



6. 주인공은 180도 변한다.

Resurrection. 옛 자아가 죽고 새 자아가 태어난다.

록키 - 패배자 → 승리자
마이클 - 전쟁영웅 → 마피아 보스
존 스노우 - 사생아 → 나이트 워치 형제

이게 캐릭터 아크다. 보글러 여정의 핵심.




보글러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든 이야기가 똑같아 보인다."


맞다. 일부는.


할리우드는 보글러를 공식처럼 쓴다. 12단계를 체크리스트처럼. 그래서 예측 가능해진다. 하지만 문제는 보글러가 아니다. 문제는 생각 없이 쓰는 거다.


'록키'와 '대부'는 같은 여정을 따른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영화다. 왜?


주인공이 다르다. 선택이 다르다. 주제가 다르다.


보글러는 지도다. 목적지는 작가가 정한다.


보글러 자신도 말했다. "이건 공식이 아니다. 안내서다.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게 해주는."



그들은 떠나고, 시련을 겪고, 변화하고, 돌아온다. 영약을 갖고. 지혜, 힘, 정체성.


그리고 우리도 그들과 함께 여정을 간다. 우리도 변한다. 이게 스토리의 마법이다.


보글러는 말했다. "이야기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신화는 우리 DNA에 새겨져 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록키가 링에 오를 때 우리는 숨을 죽인다. 마이클이 문을 닫을 때 우리는 전율한다. 존이 서약할 때 우리는 함께 선다.


우리 모두의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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