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힘, 창업주가 OO를 즐겨 읽은 이유

삼성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by 마테호른





◆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이 《논어》를 즐겨 읽은 이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평생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논어》를 꼽았다. 그 이유를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 기술보다는 그 저류에 흐르는 기본적인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논어》에 깃든 인간의 마음가짐에 대한 성찰이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982년 4월 보스턴 대학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기념강연에서 “일 년의 계(計)는 곡물을 심는데 있고, 십 년의 계는 나무를 심는데 있으며, 백 년의 계는 사람을 심는데 있다”라는 동양 격언을 인용해 ‘인재론’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람 관리에 정통했던 그에게도 사람 보는 법은 절대 쉽지 않았다. 면접에서 자기가 고른 사람이 실망을 안겨줄 때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한때 삼성 경영에 참여했던 맏아들 이맹희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사업의 성패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는데, 사람을 판단하는 것에는 절반의 확률밖에는 자신이 없다.”

‘사장학(學)은 인간학’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자신이 세운 회사를 이어받을 자식들에게 ‘인재를 알아보고 쓰는 법’만은 꼭 물려주고 싶어 했다. 이에 경영 수업에 있어서도 ‘사람 보는 눈’을 키우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그래서일까.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역시 사업을 하는 내내 ‘사람’이라는 화두를 놓지 않았다.


그는 “나 자신 삼성의 회장으로서 제일 힘든 일이 사람을 키우고, 쓰고, 평가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 체재에 들어선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인재 제일의 삼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기업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 사진 출처 ― 비지니스 워치



◆ “사장학(學)은 인간학! 사람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중국의 제왕학(帝王學)은 사람을 뽑아 쓰는 일을 황제의 자질 가운데 으뜸으로 꼽았다. 이에 맹자는 “군주가 천하를 도모하려면 불소지신(不召之臣)을 얻으라”라고 했다. 불소지신이란, 임금도 함부로 오라 가라 하지 못할 만큼 소신과 판단력을 가진 신하를 말한다.

예부터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을 ‘지인지감(知人之鑑)’이라 하여, 리더가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자질로 꼽았다. 하지만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겉모습, 즉 첫인상과 말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곤 했다. 공자 역시 그런 실수를 범했다가 크게 후회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한비자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공자처럼 지혜로운 사람도 그런 실수를 하는데, 하물며 그보다 못한 이들의 안목으로는 결과가 뻔하다. 겉만 보고 사람을 쓰면 어찌 실패하지 않겠는가.”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절대 안 된다. 선입견과 편견이 작용해서 사람을 잘못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사람을 제대로 보고 판단할 수 있을까.

공자는 《논어》 〈위정(爲政)〉 편에서 ‘사람을 알아보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시기소이(視其所以).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행동을 잘 살펴야 한다. 말과 행동을 잘 보고, 그렇게 하는 까닭이나 이유를 알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둘째, 관기소유(觀其所由). 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여기에는 남의 말을 함부로 듣지 말라는 뜻 역시 포함되어 있다.

셋째, 찰기소안(察其所安). 말과 행동의 원인을 알았다면 그것이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서 한 것인지를 살펴야 한다. 즉, 품성과 사람 됨됨이를 살펴야 한다.


사람을 볼 때는 ‘시(視)’가 아닌 ‘관(觀)’과 ‘찰(察)’의 관점으로 살펴야 한다. ‘시(視)’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보는 것이라면, ‘관(觀)’은 저울의 눈금을 살피듯 세세하게 살피는 것이며, ‘찰(察)’은 본질까지 꿰뚫어 보는 것을 말한다. 그 때문에 사람을 속속들이 알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세세한 부분까지 살피고 깊이 헤아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사람을 제대로 알 수 있다.



◆ 리더의 능력이란, 결국 ‘사람 쓰는 능력’


수많은 리더와 조직이 “쓸만한 사람이 없다”라며 아우성치곤 한다. 사람들은 그런 조직과 리더를 향해 “용인술이 없다”라며 오히려 혀를 찬다. 리더의 능력이란, 결국 ‘사람 쓰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천하 제패를 다투었던 수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사람을 쓸 줄 아는 리더가 결국 천하를 얻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런 점에서 탁월한 리더와 그렇지 못한 리더의 차이는 능력과 역량이 절대 아니다. 사람을 잘 알아보고, 중용하는 것, 그것이 리더의 진정한 차이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재와 범재를 한눈에 구분하고, 능력을 헤아려서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이야말로 리더의 핵심 역할이다. 높은 연봉을 주고, 핵심 요직에 앉히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작은 그릇이 필요한 곳에 큰 그릇을 대신 써서는 안 되듯, 큰 그릇이 필요한 곳에 작은 그릇을 써서도 안 된다. 나아가 썼으면 믿고, 맡겨야 한다. 의심하는 리더는 사람을 절대 키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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