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제들의 인사 교과서 《인물지》

누가 인재이고, 그들을 어디에 쓸 것인가

by 마테호른


*《인물지》― 중국 고대 상ㆍ주시대부터 명ㆍ청시대의 인물까지 약 100여 명의 중국 영웅들을 용인과 지인술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




◆ 용인술의 대가, 조조의 지인(知人)과 용인(用人)의 지혜


《인물지》는 조조(曹操)의 참모였던 유소(劉邵)가 쓴 것으로 중국 역대 황제 중 최고의 통치술을 인정받은 당 태종 이세민은 물론 명 태조 주원장,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로 꼽히는 청의 4대 황제 강희제(康熙帝) 등이 인사 교과서로 꼽은 책이다. 기존의 경서들과는 달리 지인(知人)과 용인(用人)에 대한 매우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유소가 활동했던 시기는 조조, 손권, 유비가 활약한 일명《삼국지》의 시대였다. 많은 역사 전문가가 이 시기를 과거 인사 제도의 모순에서 생겨난 것으로 생각한다.


알다시피, 전한의 외척과 후한의 환관, 그리고 상서의 직위를 장악하고 파벌을 형성한 파당들의 인사 전횡은 한나라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그 결과,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황건적의 난으로 각지의 군웅이 할거하는 시대에 돌입했다.


조조 역시 그들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대단한 배경도 없이 오직 자신의 능력과 순욱(荀彧)으로 대표되는 모신들의 힘에 의지해 나라를 세웠다. 하지만 믿고 쓸만한 인재가 없었다. 결국, 그는 “능력이 있으면, 도덕적인 하자가 있어도 상관없다”라며 각지의 인재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유소는 조조의 그런 능력주의를 포괄하면서 다양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원리를 정리했다. 그것이 바로 《인물지》이다.



◆ 사람을 살피는 가장 중요한 기준


유소는 사람을 알려면 “사람의 자질을 살필 때는 가장 먼저 평담(平談, 고요하고 깨끗함)한 지를 보고, 그 후 총명한지를 살펴야 한다”라고 했다. ‘평담’이란 ‘인격의 균형과 조화’를 말한다. 즉, 사람이 인격적으로 얼마나 조화와 균형을 갖고 있느냐가 사람을 살피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그 외에도 사람을 보는 법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이나 말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고 그가 가진 뜻과 자질을 판단하는 한편,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해서 군자인지 소인인지를 가려내야 한다. 예를 들면, 소인은 마음속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을 도와주면 기뻐하고,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면 원망한다. 이때 기뻐하고 원망하는 근거를 파악하면 그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즉, 물질에 기뻐하고 원망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명예에 기뻐하고 원망하는 사람인지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을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옥석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옥석을 가리지 못하는 리더는 현명한 리더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일수록 항우처럼 무너지기에 십상이다.


오늘날에도 훌륭한 리더의 조건으로 업적 달성 능력, 조직 운영 능력과 더불어 인재 육성 능력을 꼽는다. 즉, 인재 없이는 목표한 업적도, 안정된 조직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인재를 올바로 인식하고 적재적소에 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리더들이 고민하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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