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알면 세상을 얻고, 알지 못하면 세상을 잃는다

춘추전국시대 정치의 달인 이극의 ‘오시법’

by 마테호른


* 오시법(五視法) ― 춘추전국시대 정치의 달인으로 불렸던 이극이 제시한 인재를 등용하는 다섯 가지 기준




◆ 정치의 달인, 이극의 ‘오시법’


한 명의 인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다. 그만큼 인재는 중요하다. 대부분 조직과 기업이 그런 인재를 원한다. 구성원의 능력이 곧 경쟁력과 성장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인재 확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인재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조직과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인재가 저절로 모여드는 곳도 있다.


기업 경영에서 인재 양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재가 모이는 기업, 인재가 일하고 싶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과연, 세계적 기업은 어떻게 인재를 얻고 키울까.


인재를 찾으려면 사람 보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그러자면 사람을 잘 살필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겉모습과 말, 즉 첫인상으로만 사람을 판단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사람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 선입견과 편견이 작용해서 사람을 잘못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재를 알아보려면 겉모습만으로 평가해서는 절대 안 된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외모나 말이 아닌 능력, 품성 같은 본질이 훨씬 중요하다.


인재를 얻으려면 가장 먼저 그럴 만한 자질을 지닌 사람인지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춘추전국시대 정치의 달인으로 불리던 위나라 재상 이극(李克)은 위 문후(文侯)에게 사람을 보는 다섯 가지 기준인 ‘오시법(五視法)’을 간언한 바 있다.


문후가 이극을 향해 물었다.

“집안이 가난해지면 어진 부인이 필요하고(家貧則思良妻), 나라가 혼란해지면 유능한 재상이 필요하다(國亂則思良相)고 하였소. 지금 나라의 재상을 선발하려 하는데, 어떤 사람을 재상으로 등용했으면 좋겠소?”

그러자 이극이 말했다.

“첫째, 거시기소친(居視其所親). 평소에 누구와 친하게 지내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친분을 맺은 이들을 보면 그가 어떻게 세상을 사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부시기소여(富視其所與). 돈이 많은 사람은 평소에 어떻게 베푸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자신의 몸을 치장하고, 오로지 자기 가족만을 위해 돈을 쓰는지, 아니면 어려운 사람과 나누는지를 보면 그의 사람됨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원시기소거(遠視其所擧). 지위가 높은 사람은 어떤 사람을 기용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사람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 궁시기소불위(窮視其所不爲).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지 않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해서는 안 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빈시기소불취(貧視其所不取). 가난한 사람은 그가 취하는 것을 살펴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부정한 것을 받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 《십팔사략(十八史略)》 중에서


인재 판별의 핵심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처신하느냐 달려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사람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하지만 더 어려운 일이 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인재를 잘 쓰기는 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능력이나 전공, 적성이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이 괜히 자리만 차지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과연, 그 사람이 제대로 일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일의 성과는 차치하더라도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 제갈량의 인재 발탁 기준과 7가지 인재론


인재를 잘 알아보고 제대로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로 제갈량을 첫손에 꼽는 이가 적지 않다. 물론 그 역시 처음에는 좌충우돌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그만의 인재를 보는 원칙과 안목을 지니게 되었다.


제갈량은 “사람을 쓰되, 그 배경은 보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에 크게 두 가지 원칙을 두고 인재를 발탁했다.


첫째, 귀를 항상 열어둔다.

둘째, 인재는 공개적으로 뽑는다.


귀를 열어둔 것은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현명한 리더십을 보여준 셈이다. 공개적으로 인재를 뽑은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가 보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인물을 공개적으로 뽑았다. 그러니 뒷말이 절대 나올 수 없었다.


《제갈량집》 〈심서〉에 ‘지인지도(知人之道)’라는 인재론이 있다. 여기에는 사람을 알아보는 7가지 방법이 나온다.


첫째, 옳고 그른 것을 물어봄으로써 시비를 가리는 능력을 살핀다.
둘째, 일부러 궁지에 몰아넣어 임기응변 능력을 살핀다.
셋째, 어떤 책략에 관한 의견을 물어서 지식과 견문을 살핀다.
넷째, 위기상황을 알려주고 그것에 맞설 용기가 있는지를 살핀다.
다섯째, 술에 취하게 해서 본성을 살핀다.
여섯째, 이익을 제시해서 청렴한지 아닌지를 살핀다.
일곱째, 기한이 정해진 일을 맡겨 신용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


제갈량은 능력뿐만 아니라 인품을 갖춘 사람을 선호했다. 특히 정직한 사람을 등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자를 초대한다’라는 ‘초현대(招賢臺)’를 설치하고, 경험이나 지연, 혈연은 배제한 채 오로지 덕과 재주만을 보고 인재를 뽑았다.



◆ 뛰어난 리더일수록 능력을 발휘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인재를 아무리 잘 뽑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사람마다 능력과 적성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재를 기용할 때는 그런 점 역시 잘 헤아려야 한다. 그릇이 작은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면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낼 수 없듯, 그릇이 큰 사람에게 작은 일을 맡기면 곧 의욕을 잃기에 십상이다.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는 것 역시 리더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뛰어난 리더일수록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때까지 기다릴 줄을 안다.


전쟁이 한창일 때 장수를 바꾸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인재가 능력을 발휘하게 하려면 질책과 비난보다는 응원과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한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주위에 있는 사람이 지금 당장은 못나 보이고 뒤떨어지는 행동을 할지라도 그를 무시해서는 절대 안 된다. 언젠가는 그 사람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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