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에 관한 짧은 이야기

나는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by strangecowcow

지각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 어떤 회사.

지각하는 사람이 하도 많다 보니 인사팀은 지각할 때마다 포스트잇에 ‘나는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는 문장을 쓰게 한 다음, 그걸 모니터 위에 붙여두는 캠페인을 벌인다.


일주일쯤 지나자 사람들의 모니터는 포스트잇으로 뒤덮여 해바라기가 됐다.

해바라기 밭에서 팀장은 물었다. “도대체 왜 지각을 하는 겁니까?”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누군가 답했다. “출근 시간이 있기 때문이죠.”

결국 캠페인은 의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종료되었다.


이 캠페인의 실패에서 회사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가.

그건 바로 인간이 컴퓨터가 아니라는 오래된 진실.

인간은 쉬이 코딩되지 않는다.


지각을 할 능력을 가진 인간의 일원으로서

나는 오늘도 그 능력을 십분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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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티드 에세이 <때려치지 않는 사소한 이유>는 매주 월, 수, 금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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