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명상, 그리고 포기

헤드스페이스, 명상이 필요할 때

by 공쩌리

2021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나는 우연히 JTBC '내가 키운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가수 박선주가 딸과 함께 매일 아침 명상을 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명상?’ 스님이나 수행자도 아닌 일반인이? 그것도 산좋고 물좋은 곳이 아닌 집에서? 낯설고 신기한 모습이었다.


2022년, 공무원이 되었다. 호기롭게 시작한 공직 생활은 순탄치 않았고 점점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었다.


2023년, 무너졌다. 자살 충동이 심해 사직서를 내려 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울며겨자먹기식의 1년 질병휴직을 택했다.


2024년, 8개월 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어두운 방에 틀어박혀 지냈다. ‘나는 실패자야.’ 그 생각이 매일같이 들었고, 눈물이 하루의 일상이 되었다. 내가 우울증이라곤 그때는 생각도 못했고, 그저 이 절망속에서 구해줄 무언가가 간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넷플릭스 시리즈 '헤드스페이스: 명상이 필요할 때'를 접했다. 20분 남짓한 짧은 시리즈라 부담 없이 볼 수 있었고, 이상하게도 어딘가 모를 기대감이 생겼다. 그렇게 내 인생의 첫 명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집에서의 명상은 결코 쉽지 않았다. TV를 보는 남편 옆에서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는 건 어색함 그 자체였다. 혼자 있고 싶어 방문을 닫았더니, 몇 분 뒤 남편이 “뭐해?” 하고 물었다. 괜히 비밀이라도 들킨 듯 명상하는 내 모습이 민망했다. 그래도 마음 한편의 믿음으로 붙잡았다. 효과를 느끼고 싶었고, 남편을 졸라 함께 명상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는 명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명상이라는 것은 내게 잊히는 줄만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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