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도 명상

마더 효레사

by 공쩌리


2014년,

무한도전에 한동안 방송을 쉬던 이효리가 ‘마더 효레사’라는 새로운 별명과 함께 등장했다. 제주도에서 지낸다더니, 사람이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그때의 나는 그저 “환경이 바뀌면 성격도 달라지나 보다” 하고 넘겼다.



2017년,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요가하는 모습이 나왔다. 차분히 숨을 고르고, 고요히 앉아 있는 장면. 내 몸의 감각과 호흡에 집중해 보는 시간,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고 다스릴 수 있는...

당시엔 이런 자막을 보고도 별 생각이 없었다. 나에게 요가는 그저 운동의 한 종류였다.


2026년,

나는 직장 생활을 힘겨워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쌓여 심각한 폭식증이 찾아왔다. 몸과 정신이 동시에 무너져 가고 있어 정신과에서 폭식증 치료 약 처방받아먹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


절박한 마음에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상담사선생님의 조언은 단순했다.

“2주 안에 유료 운동을 등록하세요.”


운동이라니.

게다가 유료...


나는 운동신경이 없다. 운동회 달리기 만년 꼴찌였던 나, 체육 시간엔 늘 “몸이 안 좋아요”라며 벤치에 앉아있던 나.


성인이 되어 다이어트를 위해 요가, 필라테스, 헬스, 발레... 모두 중도 포기했다. 이런 내가 다시 운동을?


게다가 저소비 생활 중이던 나는

‘유료 운동’이라는 말이 유난히 가혹하게 들렸다.


한편, 나는 요즘 명상에 빠져들어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오래전 다녔던 요가원이 갑자기 떠올랐다.

동작도 힘든데 선생님은 계속 “들이쉬고, 내쉬고” 심호흡을 하라며 닦달이었던 기억... 수업이 끝나면 영문도 모른 채 담요를 덮고 누워 있던 기억...


이제야 깨닫는다.

그 요가원은 호흡을 제대로 가르쳐 줬구나.

담요를 덮고 누워 있던 건 명상시간이었구나!


무릎을 쳤다.

운동을 하면서 명상까지 할 수 있다니?

최고다.



바로 집 근처 요가원 체험 수업을 신청했다.


쭈뼛쭈뼛 들어갔는데, 하필 상급 반이었다. 믿을 수 없는 동작들이 이어졌다. 순간 넋을 놓고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요가 선생님은 이런 나를 보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라며 동작들을 도와주셨다. 몇 분 만에 땀이 맺혔다. 몸이 놀랍도록 개운했다.


초·중급반은 따라갈 만했다. 가끔 엉뚱한 동작을 하기도 하지만, 가만히 보니 남들도 가끔 그러더라.


퇴근 6시 – 귀가 7시까지 – 샤워 7시 30분까지 – 식사 7시 50분까지– 요가 8시까지

루틴이 완성되었다.


샤워를 하고 요가를 가면 훨씬 개운하기도 하고, 수업이 끝나면 나른해지기 때문에 바로 자도 되어서 편했다. 요가를 시작하고 수면제 복약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요가를 하면 틈틈이 따로 명상하지 않아도 된다.


달리기를 ‘머릿속 지우개’라고 했던가. 뛰는 게 너무 힘들어 그 생각밖에 못 하니까 잡념이 멈춘다고.

요가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호흡에 집중하며 동작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진다.


가수 이효리가 부드러워진 건 제주 생활 덕도 있겠지만, 요가의 힘도 클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그녀처럼 몸과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요가는 나에게 몸과 마음을 동시에 돌보는 최고의 명상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0화앱 가이드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