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였던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의 1박 2일.
씨엠립에서 여행사 업무차 머물고 있었을 때, 바다를 한 번도 못 본 채 내륙 도시에만 지내던 나는
막간의 휴가를 틈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로 1박 2일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한때는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휴양지였다던 그 도시는, 내가 갔을 때만 해도 이미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된 카지노 단지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캄보디아의 경제도시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었고, 바다를 보고 싶다는 마음에 일부러 긴 거리를 감수하고 찾아간 곳이었다.
씨엠립에서 시아누크빌까지는 차로 꼬박 7시간을 달려야 하는 먼 길이었다.
내륙에서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내내 막간의 휴가가 꿀같기도 하며,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생소한 도시였기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더 컸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바다는 우기 탓인지, 내가 기대하던 풍경과는 꽤 달랐다.
부산 앞바다가 더 깨끗해 보일정도로 바닷물은 흐릿했고, 눈에 들어오는 풍경들도 모두 낯설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지를 떠올렸던 나의 기대와는 달리, 도시는 마카오를 떠올리게 할 만큼 화려한 네온사인의 카지노 호텔들로 가득했다. 호텔 카지노에 들어가 할 줄 아는건 주사위 게임뿐이라 주머니에 있던 10달러를 꺼내 열심히 임한다. 하다보면 100달러 잃는것쯤이야 금방이라, 서둘러 숙소에 가서 물놀이를 한다.
거무스름한 바다였지만 한참 성수기라 바쁘게 움직이던 몸과 마음을 잠깐이나마 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여행은 나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친절했던 현지 직원들, 저녁에 불쇼를 보면서 먹었던 해산물 맛은 7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게 떠오른다.
그런데 최근, 여러 흉흉한 캄보디아의 범죄사건 뉴스를 보면서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카지노와 호텔로 지어진 건물들이 감옥형 사기공장으로 개조되어 범죄단지를 이루고 있고, 그 중심에 바로 그 도시, 시아누크빌이 있다는 소식이었다.
내게는 잠깐의 휴양지였던 곳이
누군가에게는 탈출할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는 사실이,
쉽게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