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어찌저찌 인생은 항상 고되다지만
정말 고되다.. 육아만 해도 고되고..
뭘 하든 짐을 짊어지고 가는거 같은데
그게 인생인거 같다고 생각은 한다..
(구)고급주택지 동네에서의 뉴비의 포지셔닝은
우리의 것을, 우리의 삶의 자세를
구축해 나가고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들에게 이 영역에 들어올 수 있는
가치로써 느껴질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하던데로 하자.
하던데로.
그걸로 이렇게 집도 짓고 여기까지 온거잖아.
우리 그게 아비투스니까.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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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안좋고 쉬고 싶을 때마다, 60년대 어머니들 육남매 키우며 입에 풀칠하려 안힘들었겠냐마는. 꼭두새벽에 애들 태워 나와 회사와서 일하고 한밤에 애들 데리고 집에가는 나의 인생도 60년대 육남매 어머니와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그치만 20년 뒤에도 로봇과 전전긍긍하면서 똑같이 고된 일상을 보내는 소시민적인 사람들의 삶이 있겠지. 세월이 지나도 고난은 똑같고, 이걸 무게를 평생 짊어지고 산다. 고된 여정을 가는 길에 잠시 쉬면서 바람도 쏘이고 하며 사는 것. 그게 인생인 거 같다. 그래야 그냥 케이블카 타고 올라갈 때보다 땀 한바가지 흘리며 산 정상에 올라서야, 그 바람이 달게 느껴지는거지. 그게 인생인거지.
but.. 아는데 아는데도… 이렇게 오늘처럼 몸살기운이 있고, 쉬지못한채 여러 일들이 산재할때는 차라리 폐렴이라도 걸려서 엄마네서 요양했던 그 일주일이 너무 그립다. 그렇게 쉴 때 참 걱정없이 너무 좋았는데… 차라리 매우 아팠으면 좋겠다니 참.
잠을 제대로 못자는게 가장 피곤하다. 아이들이 없으면 심심하겠지만 데리러 가는 길이 .. 피곤하다 . 쉬고싶다. 새벽에 잠을 계속 깨니까.. 매일 피곤하다. 큰 집에 사는데 마음이 크지가 않다. 집은 무슨 사장님 집인데 사실 사는 사람의 본체는 매우 소시민적으로 삶에 찌들게(?) 절여져 있다.
갑자기 생각난 멘트 : 하루하루, 한푼 두푼. 진짜 신발 빈티지냐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이렇게 하는게 맞냐 싶다. -멘탈 와장창. 너덜너덜 했던 날의 기록-
1/22
좀 자니 괜찮아졌다. 체력.
힘들때마다 생각하자.
흘러가는 대로 두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은근히 정도령 말이 힘이된다.
남편을 좀 더 믿고 기다리게 된다.
반드시 더 잘 되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소나무같은 사람이라는거
알지만 그걸 기다려야함이
조급한 내마음에 흔들렸는데
정도령말 듣고 그래 맞다. 기다리자. 생각한다..
1/26 새 집에 들어온지 일주일 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중
그냥 애들이랑 하루종일 있어도 힘든데
집까지 적응하는데 힘들고 어수선하니까ㅜ
피곤하다… 인생..
1/26 여유의 바이브는 어디서 오는가
(구)고급주택지의 뉴비 아비투스를 탑재하지 못하고
바쁘게 삶에 헐떡이는 워킹맘 아비투스를 들고
들어왔다…. 뭐부터 바꿔야할까? 운동?
1/27 오늘의 후회와 다짐
새로운 비싸디 비싼 테이블과 벽지, 그리고 가족방 러그에서 아이들에게 하지말라고 막 놀래면서 소리치며 말한거.. 후회한다.
우리는 이 집을 감상하는게 아니라 살려고 온건데.
1/28 단독주택에 온지 4일째
이제 슬슬 공간이 익숙해져 간다. 2일째까지는 가족방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3일째에는 가족방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운동룸도 세팅을 했다. 4일째에는 운동을 하려고 했으나 늦게 일어났네. 매일 하던 새벽 스트레칭은 못했지만 4일째 8시에 눈을 떠서 공간 곳곳을 보니 이제는 내집같은 마음이 든다.
여기와서는 할게 많아서 그런지 평소하던 sns 도 안하고, 인터넷 세상과 단절된지 4일째. 우리 가족만의 작은 성에 들어온 기분이다. 우리집을 사진 찍고 올릴 생각보다는 그냥 이 공간을 온전히 누리고 싶다. 천천히.
건축가님의 진심어린 글을 읽고, 별채를 북카페 겸 남편 사무실로 꾸며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들었다. 2월까지 정리하고, 3월에 조경 꾸미고, 카페를 열어야지. 남편이 이곳을 사무실로 쓰면좋겠다.
1/29 급격한 성장과 의미 있는 성장
유튜브 만든지 한달 새 구독자 3000명이 넘었다는 급격한 성장세의 이야기를 들었을때 남편과 내가 동시에 든 생각. “유튜브를 해도 원하는 방향으로“
1/31 이제 조금씩 새 집에 익숙해져 가는 중
주말에 아침에 재즈가 깨워주고, 주말에 집에들어오면 노래가 나오면 참 좋겠다. 일단 당분간은 우리가 지은 이 건축물에서의 주말을 최대한 즐겨야지.
주말에 집콕하고 요리만해도 할맛나고
아직 허허벌판 흙더미 공사장이여도 좋다
집안 구석구석 맘에들어가고 있다
빨리 이웃분들께 인사드리고 싶지만,
천천히 별채를 카페로 꾸며 볼 생각이다. 그리고 교류하고 싶다. 이곳의 뉴비로써 제 역할이랄까(?) 나름 우리만의 소명을 띄고 있는 상태이다. 주말에 베이킹도 해서 빵도 나눠드리고 하면 좋아하시겠지?
1/31 이사온지 12일째야 내 집같다고 느꼈다
아직까지는 주택살이가 생각보가 번거롭지 않다.
오히려 좋다.
이번에 이곳에 오면서 참 많이 비워내고 정리했다. 한국사람들은 수납이 많은 걸 참 좋아한다. 물건이 많기 때문에 안보이는데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한다. 우리집은 주택이지만 수납공간이 엄청 많지 않다. 적당한 편인거 같다. 덕분에 물건을 더 간결하게 줄여왔다. 그래서 많은 물건들에 치이지 않게 되었다.
남들은 주택이라 하면 넓은 마당에 넓은 주방과 거실을 생각하지만, 우리집은 그렇게 넓디 넓은 공간이 없다. 방도 오히려 작다. 쫙 펼쳐진 넓은 공간, 수납 많이,넓어보이는 화이트톤의 깔끔한 공간들… 한국인의 로망처럼 느껴지는 그런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공간은 작고, 구불구불하고, 모노톤의 색채가 질리지 않는 맛을 준다. 남들과는 다르게, 그게 좋다.
여기서는 더 심플하게 좋아하는 것만 신경 쓸 수 있는 라이프이다. 똑같은 공간, 인스타에 쏟아지는 수많은 리빙템들, 수많은 꿀팁과 정보들. 인스타 보면 너무 피곤하다.
우리집은 아예 다르니까 찾아 볼 필요도 관심도 없어졌다. 설사 이렇게 오르락 내리락 하며 사는게 불편할지라도 나는 이 방식이 좋다. 편리함을 위한 추가를 더하고 더하지 않아도 됨이 좋다.
그냥 신경끄고 나 하고싶은거
즐기면서 살기 좋은 게 주택살이다.
주택살이.. 번거로울게 없다.
왜냐면 편리하려고 지은 집이 아니니까.
주택살이하면 집스타그램? 주택스타그램? 많이들 하는 것처럼 인스타에 올릴 생각도 있었는데, 지금은 굳이 수익화를 위해 우리집을 컨텐츠로 올리고 싶지 않다. 만약 집으로 뭘 해볼려면 별채에서 북카페, 모임같은 거 하면서 테마를 가지고 수익화하는 과정이 더 재밋을 거 같다.
정말 이 순간, “우리집 참 좋구나! ” 라는 마음을 이번 연휴가 시작된지 6일째인 오늘에서야 느꼈다. 솔직히 이사한지 12일째에야 비로소 내집같다는 생각을 했다.공간마다 조금씩 내 손길이 닿으면서 필요한 최소한의것들이 갖춰지니까 마음의 여유가 찾아왔다. 집에 틀여박혀 두문분출하며 지낸지 6일째 되는 오늘에서야 그 순간들을 조금씩 즐길 수 있었던거 같다. 공간이 커져서 그런지 탐색과 적응 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
1/31 쇼핑 스킬(+100)이 향상되었습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약 10가지 이상을 샀다. 나는 원래부터 뭘하나 사도 하루종일 고민하는 사람인지라 쇼핑을별로 안좋아한다. 쇼핑에 드는 에너지가 상당해서 하면 힘들어한다. 대충사는걸 못하기 때문이다. 특징 가격 리뷰 실제사진 꼼꼼히 다 보는 스타일이라 너무 쇼핑이 힘들다. 그런데 요 며칠새 이제는 하도 사서 조금 속도가 붙어서 하루에 10개 정도를 샀다. 대단하다. 빨리 이 쇼핑지옥을 끝내고 싶다. (사는김에 내 신발도10년만에 샀는데 고르기 귀찮아서 똑같은거 샀다.. 내것도 이렇게 사는데.. 애들 키울때는 항상 뭐 살게 많아서 쇼핑 힘든 사람은 참 괴롭다.)
궁금해하는 지인분들 초대하겠다는 생각에 맘급하게 굴거나 보여주기식으로 뭘 갖추지 말고 차근차근 그러나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야겠다. 이번 긴 연휴도 하루에 하나씩 하기도 벅찼지만 그래도 조금씩 하고 있다.
1/31 남은 연휴도 바쁨.
연휴 4일째. 아파서 시댁가서 하루종일 잤다. 5일째는친정가서 쉬었다. 명절에 부모님댁에가서 뻗는 애둘워킹맘이다. 6일째 집에서 이런저런거 설치하고 하는 동안 아이들도 이제 이 집에 익숙해 졌는지 알아서 잘 논다. 7일째는 내 생일이다. 애들 맡기고 머리자르고 쇼핑하며 나름의 자축 생일을 하였다. (혼자하는 쇼핑최고) 그리고 집에와서 언니네 가족 맞이를 했다. 처음으로 우리집에 숙박객을 맞이했는데, 집이커서 그런지 게스트와 동선이 겹치지 않아 너무 편리했다. 미국에서 둘째언니와서 1-2달 머물러도 전혀 불편라지 않을 더 같다. 아이들도 뛰어다니고 너무 좋아해서 뿌듯했다.
초대한 사람들을 극진히 대접하고, 그 날 잠이드는게 기분이 너무 좋은거다. 행복감 만족감 200%였다. 나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지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나 더 찾은 기분이었다.
8일째는 수납데이였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인지라 새벽4시까지 정리하고 잤다. 너무 피곤했지만 완수했다는 뿌듯함과 개운함이 그걸 이겼다는 총평.
9일째 마지막연휴는 양가부모님을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했다. 전날 밤 10시에 부랴부랴 장을 봤는데 그런것 치고는 어르신들이 먹을게 좀 있었다고 생각해서 나름 성공적이였다. 젊은 나이에 부지런히 영리하게 그리고 열심히 잘 해서 부모도움없이 이층 단독주택 짓고 애둘 잘 키우면서 사는 우리를 자랑스럽고 기특하게 생각하시는 양가 부모님들을 보니, 우리도 뿌듯하고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 집에 자주 양가부모님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해야겠다 생각했다. 이런자리를 자주 만들어야겠다.
1월을 마치며
단독주택 입주 후에 정신없이 지낸 1월중순~말일까지의 기록을 마치고 새로운 2월의 시작이다.
집 정리는 내부는 얼추 했고, 별채는 2월에 북카페로 단장을, 3월에 외부조경을 진행하여 완공을 시킬 예정이다.
남편의 사업은 2월부터 본격적으로 배워서 3-4월까지는 돈을 벌면서 제 구실을 해나갈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되도록이면 오전에 안정적으로 청소업을 하고, 오후에는 확장성있는 일을 했으면 한다. 별채 세팅이 되면 남편에게 거기서 오후에 집무를 보라고 할 예정이다. 남편의 퇴사 후 여정은 현재진행중(~ing).
그리고 단독주택 입주했으니,
이 곳에서의 루틴을 갖춰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