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돌아가시고 나서 우리 남매들, 우애가 깊은 줄 알았는데 오랜 장마 뒤 습기 찬 문종이 같다는 걸 알았다. 본심을 둘러싼 입장 찾기들, 둘러친 커튼 같던 남매들이 보이지 않는 건 펄럭거릴 바이러스 예감에 서둘러 거리 두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든 꽃을 버린 병에 새 꽃 갈아 꽂듯, 각자의 집 화목이라는
가훈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바닥에 실금 간 화병에서 새어나온 물에 식탁이 흥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