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긴 사유
손녀가 풍선을 불어 동그라미를 업데이트 한다
방안에 들면 허공을 한참 동안 떠다녀야한다
중력의 현실에 가상현실을 덧입혔으니 낡은 것은 최신 정보로 바뀐다
손녀는 풍선을 더 부풀렸고 나이를 다운 시켰다
손녀가 선호하는 과자는 식단마저 간편하게 한다
낯선 도형들은 나의 분별력을 잃게 했고 수많은 관념들은 손녀를 한껏 부풀렸다
나는 쉽게 훼손되었고 손녀는 왜곡되는 걸 즐거워했다
내가 차를 마시면 손녀도 그림을 그리려고 할까
나를 이동 시킨 건 손녀였고 손녀를 이동 시킨 건 나였다
가끔 도형을 만들어 열고 닫기를 반복한다
각자의 마우스를 누르는 손녀와 나는 점점 현실에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