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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작가 Jul 22. 2024

100년의 귀환 / 권분자

짧고 긴 사유


100년의 귀환   


권분자



서가<書架>에 꽂힌 책 중에 가장 무거운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쇠붙이가 달린 


비단 표지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때

고리를 당겨 나타난 그곳은

백 년 전의 그곳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수다를 떨거나

아무 생각 없이 음식을 무작정 먹어댈 때와는 다른

산전수전 다 겪은 누군가를 만나

잠시 쉬어갈수 있는 


거기엔 금호강이 있다 


다시 가고 싶은

나만 알고 있을 듯한

큰 나무 그늘이 있는

한 나절 쯤은 걸어야 갈 수 있는 


오늘의 벤치에 앉은 나

잡생각의 꼬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지 


그래요 당신도 당신만 아는

숨겨진 장소가 필요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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