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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작가 Jun 03. 2024

오월 담벼락1 / 권분자

짧고 긴 사유


오월 담벼락1    


권분자



짝사랑을 수없이 받아낸 몸이니

굽어지고 뒤틀려 있는 건 당연해

      

완벽한 비밀은 언제나 새벽 2시에 찾아오지 

     

새벽이면 갑갑해지는 분첩을

누가 여는지 궁금했어?  

   

부스스 일어나 안개 한 사발 들이켜 봐  

    

긴장감에 짜릿함까지 느껴지는

둘만 아는 골목이 있다는 건   

   

곤하게 자야할 시간에 홀로 깨어

미리 짜둔 경로대로

움직이는 장미의 발소리가 들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애인이

빨간 하이힐 벗어 두 손에 들고

담을 넘어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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