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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창 / 권 분자

짧은 단상 시

by 권작가
여우꼬리풀2.jpg


젖은 창


권 분자



창을 가둔 틀

나는 싫다


그래서 얹어둔 여우꼬리 풀

빗질해주지 않았는데도 잘 자라더니

달빛 내리는 밤이면 축 늘어뜨리던 꼬리

살랑살랑 흔든다


오랜 독백은 풀의 주둥이마저 뭉툭하게 하지


혀 날름거리는 아홉 꼬리 끝자락에서

저녁은 생간처럼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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