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살아온 날이 하루 같다고 단호하게 말하시던 나의 어머니!
새벽에 일어나 둥글게 몸 말고 앉아계시던 모습은
마치 어디론가 굴러 갈 아침이슬 같아 보였다.
무수한 상처로 혼자서 지은
한 채의 집은 몸이었다.
둥글고 완만한 자기만의 세계라는 것도
발의 물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어머니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아팠거나 기뻤던 일조차 다 부질없어져서
손주 새끼들 둘러앉히고 풍선에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시며
쭈글쭈글한 기억을 다림질 하시던 어머니
슬픔이 두려움을 뭉개고 물집이 무덤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에
마치 하루를 산 것 같다 말하시던 어머니의 말에는
고통도 회한도 얼룩으로 남겨지고 있었다.
세상은 발효되어 가는 것뿐이라고,
온전히 흐르지 못하는 몸속의 물 탓에
나무처럼 허리가 굽었다는 것을 중얼중얼 혀끝에 매다시던 어머니
이슬은 풀의 눈물이 아니라
슬픔이 내딛는 첫 발이라 말하시던 어머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