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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 권분자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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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권분자



왕들의 무덤 바닥에는

가짜로 흐른 시간과 가짜로 증명된 물품들

함정처럼 놓여있다


무덤과 무덤 사이의 삼각관계는

웃지 못할 비하인드 스토리

근엄하게 떠도는 가짜에도 왕들은

참 오래도 입을 다물었다


어깻죽지로 비어져 나오는

가짜를 참느라 숨 고르는 소리들

함부로 먼지를 날리지도 못한 채

고요를 품었다


땅 위로 깨뜨릴 수 없다고

알의 실금들을 품은 고도의 지하는 지금

바짝 마른 꽃의 혈관에

푸른 피를 돌리는 중


이대로 두어도 좋은가?

나의 평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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