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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들 / 권 분자

짧은 단상 시

by 권작가
골동품.jpg


난민들


권 분자



툭,

끊어졌던 시간

술렁인다


늙은 은행나무 아래

녹슨 양철지붕 골동품 가게에 가면

익은 열매 같은

삶 같은

머뭇거림은 예고가 없다


늦은 가을날이면

바람에 비를 동반한 날이면

집 나온지 오래된 얼굴

화로 맷돌 호리병 등잔


‘거봐, 집나오지 말았어야지’


한 무더기 난민들

천정이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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