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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 권분자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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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분자



8년간 휴면이던 통장이 일으킨

착오를 두고, 은행직원과 실랑이에 벌이다가

식별용 반도체를

왜 자기 몸에 심기를 원하는지

알 것 같았다


살아있는 나무의 몸통에 죽은 아이의 시신을 넣은 뒤

다시 봉하는 장례를 TV로 보다가

죽은 아이가

나무의 칩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자주 내 뇌에 그분이 오셔서

대신 소설을 써 주기를 기대할 때도 있었다


아파트 출입키, 전자지갑, 멤버십카드도

내 손목 단말기로 열리는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오고야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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