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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리고 일탈

키워드로 풀어보는 예술, 예술가, 그리고 삶

by 여운


누군가 '축제는 언제 시작되는가?'라는 물음에 축제는 자동차가 다니던 길에 사람들이 다니는 순간 시작된다고 대답합니다. 도로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 바로 일탈이 시작되는 순간, 이미 축제는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축제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일탈로 시공을 바꾸어 놓는 것입니다.


일탈이 시작되는 순간 일상에 묶여 있던 정서들이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주변과 상호 작용을 합니다. 그것이 축제입니다

축제 기획자는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일탈을 만드는 환경을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단, 일상으로 언제든 복귀할 수 있는 그리고 그 복귀는 건강한 에너지를 듬뿍 받아 돌아가는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축제가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축제입니다.


축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생산을 기본으로 하는 산업사회의 경쟁은 우리의 삶을 일상에 가두어 버렸고 그마저 조그마한 남는 틈 조차 없이 또 다른 경쟁을 위해 남는 시간마저 쪼개 스스로 자기 계발이란 명목으로 또 다른 경쟁에 몰아넣습니다.


일상이 일상을 제어하고 일상이 규율을 스스로 만들어 냅니다.

어느 하나만 깨어져도 잘 계획된 일상이 깨어지고 그것은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일탈이 가능하지 않는 세상으로 자신을 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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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은 일상과 일탈이 적당히 공존해야 또 다른 일상을 유지하는 새로운 힘이 생깁니다.

이것이 예술의 힘, 정서적 소통의 힘입니다.


일상과 일탈의 공존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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