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7일 (월요일), 맑음
1. 지난주 쏟아진 엄청난 폭우로 온 나라가 물바다가 된 듯하다. 여러 지역에서 다수의 사망자와 이재민이 속출했다. 특히 많은 인명피해가 난 오송의 지하차도는 나도 평소에 업무차 종종 이용하는 도로인지라 가슴이 서늘해지고 남의 일 같지가 않다.
2. 우리 회사에서도 지난주 폭우로 인해 경미하지만 피해가 있었다. 화장실의 환풍기가 들이친 비로 인해 합선이 일어났던 것이다. 다행히 차단기가 자동으로 내려가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후속조치로 전기안전기사를 호출하여 해당 환풍기를 교체하고, 더불어서 회사 전체의 안전 보고 체계를 재점검하여 문제 발생 시에 빠른 초동대처가 가능하도록 했다.
3. 자연재해 같은 대형 재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다. 리더는 바로 이런 일에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실망스럽다. '통제가능한 (controllable) 일'과 '통제할 수 없는 (uncontrollable) 일'을 냉철하게 구분하기보다는 대충 얼버무려서 퉁치는 느낌이다.
4.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성공은 기술하고, 실패는 설명하라"라고 했다. 잘된 일은 잘될 수밖에 없었던 외부요인이 무엇이었는지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분석해야 하고, 반면 잘못된 일은 실패하게 된 이유를 내부에서 찾아보고 이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해야만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개 사람들은 그 반대로 한다. "잘한 것은 내 탓, 잘못되면 남(혹은 외부환경) 탓"을 하는 것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오송에서의 수색작업 소식을 들으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