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4일 (월요일), 흐림
1. 주말에 우산 쓰고 집 앞 하천변을 산책하다가 가마우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빗속에서 홀로 꼼짝 않고 정면을 응시하며 앉아있다. 그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애처로워 보이기도 한다. 왜 혼자 저러고 있을까? 그것도 겨울철새가 이 한여름에. 늙고 병든 녀석일까? 아니면 멍청해서 혼자 낙오된 것일까? 아니면 게을러서 그 먼 여행길을 가기가 싫었던 것? 만일 이도저도 아니라면 혹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터득하려고 혼자 남아 도를 닦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문득 리처드 바크(Richard Bach)의 짧은 소설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주인공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Jonathan Livingston)이 생각났다. 조나단은 단지 먹고살기 위해 날아다니는 다른 갈매기들과 달리 더 잘 날 수 있는 방법 그 자체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특이한 갈매기였다. 이 때문에 그는 무리로부터 이상한 갈매기 취급을 받으며 외톨이 신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조나단은 각고의 노력과 조력자들의 도움 덕분에 결국 비행술의 한 차원 높은 경지에 다다르게 되고 비로소 몸과 정신의 자유를 얻는다.
3. 어떤 분야에서 큰 업적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비슷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다들 ‘남들과 다르게 생각했고, 그래서 별종 취급을 받기도 했으며,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끝끝내 자신의 길을 나아갔고, 그러다가 마침내 성공에 이르렀다’는 식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똑같이 도전하고 고전했지만 아쉽게도 실패로 끝난, 다른 한 편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은 ‘미친놈’, ‘실패자’ 취급을 받는 반면, 운 좋게 결론이 성공으로 끝난 사람들은 ‘혁신가’, ‘선구자’ 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4. 어쩌면 ‘또라이’와 ‘선구자’, ‘루저’와 ‘혁신가’의 차이도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차이를 가져온 것은 본인의 능력일 수도 있지만, 그저 타이밍이나 운과 같은 외부요인일 수도 있다. 성공한 사람은 더 겸손해져야 할 이유이고, 분투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는 우리가 더 너그럽고 관대해져야 할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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