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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과 아나운서 Oct 09. 2024

가장 겸허한 우듬지, 바로 나일 것임을

사랑 엽서 6

오직 한 사람을 위해 타고난 사랑꾼
그런 드레와 깜냥의 소유자

우리 인생,
그 끝을 어찌 알 수 없다 해도
먼 훗날 나의 잔흔은 그렇게 추스를 수 있기를

즐비했던 슬픔들은 당신의 알심으로
애면글면 해샘찬 희망빛 번지는 날들이여!

우두망찰한 삶은 비로소 떠나보낼 시간

당신과 나, 서로 기대어
언제인가 그날 그 꿈의 나무 잎새를 키우는 동안

어떤 피죽바람의 날 선 급습에도
깊고도 안온한 시선 나풀거리는 바람막이숲
가장 겸허한 우듬지, 바로 나일 것임을

간절한 그 마음 엽서 도착할 즈음
우리 사랑의 축배를!


✔️드레: 사람의 됨됨이로서의 점잖음과 무게.
✔️알심: 은근히 동정하는 마음, 보기보다 야무진 힘.
✔️애면글면: 약한 힘으로 무엇을 이루느라고 온갖 힘을 다하는 모양.
✔️우두망찰하다: 갑자기 닥친 일에 어찌할 바를 몰리 정신이 얼떨떨하다.
✔️피죽바람: 모낼 무렵 오랫동안 부는 아침 동풍과 저녁 북서풍.
 이 바람이 불면 큰 흉년이 들어 피죽도 먹기 어렵다.
✔️우듬지: 나무의 꼭대기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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